1 띠리링-띠리링-자꾸만 울리는 벨소리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침대 위에 누워있던 내 몸을 힘겹게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어제 비를 잔뜩 맞아 감기라도 걸릴 듯 싶었는데, 결국 몸살에 걸렸나보다.뜨거운 입김을 훅훅 내쉬며 반쯤 감긴 눈으로 발신자를 확인해보자, 발신자는 세훈이.세훈이가, 이 시간에 왜 날?세훈이가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해줬다는 사실이 기쁨과 동시에,왜 이 시간에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 라는 생각으로 의아해하며 조심스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잔뜩 갈라져 나오는 내 목소리는 흉하기 짝이 없었다. - 오징어!"…변백현?"- 어, 나 변백현인데! 지금 오세훈 상태가 존나 이상해!"그게 무슨소리야?" 세훈이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변백현의 말에 깜짝 놀란 나는 축 늘어져 손가락 까닥하기도 힘드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 오랜만에 애들이랑 다 같이 술마시러 왔는데, 갑자기 오세훈이 테이블에 머리를 박길래 왜 그런가 봤더니 열이 장난아니야, 우리가 계속 병원 가자고 일으키려하면 다 뿌려치고 오징어 네 이름만 자꾸 불러!"…거기가 어디야?"- 시내 A거리 오크통속으로 5번 룸, 빨리ㅇ… 뚝-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이 세훈이가 있는 장소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고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않는 채 급하게 뛰어나갔다. "하…, 하아…" 안그래도 몸살걸린 몸으로 너무 급하게 뛰어버린 탓 일까,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에 절로 발이 멈춰섰다.하지만 제대로 숨도 고르지 않고 다시 빠르게 뜀박질을 시작했다. 내가 조금 힘겹더라도 세훈이에게 빨리 가봐야 했다.세훈아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세훈아..!" 터질것만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는 룸 문을 세게 열었다. "딱 9분 57초, 아싸! 돈 내놔 병신들아""아, 씨발 진짜 무슨 날라오냐.""내 말이 맞지? 오징어 저 년은 오세훈 일이라면 존나 날라온다니까?""……" 그래, 그럼 그렇지.네가 날 찾았을리가 없잖아.조금만 생각하면 진작 알아챌 수 있었을텐데,난 왜 네가 아프다는 그 말만듣고 아무런 고민도 않고 이렇게나 힘들게 뛰어왔는지.한 순간에 장난감이 되버린 내가 너무 안쓰러워 눈물이 난다. "오징어, 오느라 수고했어.""……""너 가지고 내기한거 뿐이니까 괜한 오해나 기대 따위는 하지말고, 이제 다시 가봐도 돼.""야 오세훈 왜그러냐? 애 울겠다" 다른 애들에게 돈을 받아낸 박찬열이 키득 거리며 오세훈을 팔꿈치로 툭툭 치며 말했다. "괜찮아, 쟨 존나 멍청해서 맨날 이렇게 당하고도 계속 나 좋다고 따라다녀.""……" 모두 맞는말이다.정말 모두 맞는말이라, 그냥 가만히 서 있는거 밖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내가 다 멍청해서, 내가 다 바보라서 이렇게 당해도 내가 사랑하는 오세훈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거니까. "진짜 미련하다. 나 같으면 오세훈 저 새끼 벌써 존나 때리고도 남았어.""쟤는 이렇게 쪽 당하면서까지 오세훈을 좋아하고 싶을까?""오세훈 너 임마, 너 같은 성격 더러운새끼 계속 좋아해주는 년들도 몇 없어." 각자 한마디 씩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짜증났는지, 미간을 잔뜩 찌뿌리던 오세훈이가장 마지막에 말을 내뱉은 변백현의 뒷통수를 한 대 후렸다. "아 씨발!!! 왜 때리는데!!""내기해서 돈 받아 쳐먹을건 다 쳐먹은 새끼들이 말이 많아!""난 돈 다 털렸거든?!""닥쳐!" 치욕스럽다.크게 웃어대는 저들의 대화를 도저히 들을 수가 없다.날 장난감 대하 듯 대하는 세훈이의 행동은 이제는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한 두 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여전히 저릿했다. "뭐야 오징어, 안가?""……""나 친구들이랑 술마셔야 되니까 빨리 좀 가줘. 다른 여자애들도 불렀단 말이야.""…세훈아, 나 아파.""아 씨발, 빨리 가라고" 역시나 내가 너무 미련했던걸까, 내가 뭘 바라고 세훈이에게 아프다는 말을 내뱉었는지,세훈이의 걱정과 관심을 바라고 꺼낸 말이었지만, 역시나 세훈이의 반응은 싸늘했다. 세훈아 넌 대체 왜 나에게…, 이렇게나 차갑게 대하는거야?내가 네 여자인 친구들보다 얼굴이나 몸매가 더 예쁘지 않아서 그러는거야?내가 더 예뻐져서 찾아오면, 그때 넌 날 바라봐 주기라도 해줄래? 하지만 그럴일 없다는걸 깨닫자, 내 입가엔 씁쓸한 웃음이 걸렸다.우린 도대체 언제, 어디부터가 잘못된 것 일까.내가 너에게 고백했을 때 부터? 그것도 아니면, 내겐 잔뜩 설렜던 너와 나의 첫 만남부터?난 도저히 모르겠다. 세훈아. 떠들떠들으앙 오글거린당 으앙!암호닉 사랑하구요. 신알신도 사랑하구요.소재도 사랑합니다. 데헷. 오크통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현재글 최신글 [EXO/세훈] 징어를 갖고노는 세훈을 짝사랑하는 썰上 (부제 : 화남주의) 3312년 전위/아래글현재글 [EXO/세훈] 징어를 갖고노는 세훈을 짝사랑하는 썰上 (부제 : 화남주의) 3312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