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은 청나라와 조선이 있었던 시대물로, 실제 사건과 인물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O/루민] 황제의 남자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7/c/d7c5ced046610b235c14e9a5ee3aa58b.jpg)
w. 초려
#. 02
눈을 떴다. 사실 눈을 떴다고 할정도로 잠을 잔것도 아니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절이란 단어를 써야겠지.
강제로 유희를 당하고 기절한 뒤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아 눈을 뜬 것 같았다. 눈을 간신히 떴을 때는 칠흑같은 암흑이 내려 깔아져 있었고 시야가 트였을 때 보이는 루한의 뒷 머리와 훤히 드러나 있는 등을 보자마자 토기가 올라왔다. 지끈거리는 허리, 다리사이에 굳혀져 있는 정액들, 그의 입술이 닿았던 몸 구석구석이 역겨워졌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온갖 생각들과 수치심이 한꺼번에 올라와 헛구역질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나중에는 위액같은 묽은 액체가 턱을타고 흘러내렸다. 그렇게 기력이 다 빠져 다시 기절을 했던 것 같다.
"우,윽"
문 틈 사이로 가늘게 비치는 햇빛을 피해 몸을 뒤척거리다가 그대로 신음이 터졌다. 입 안은 텁텁했고 그런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끝이 듣기 흉하게 갈라져 쇳소리를 내고 있었다. 덮고 있는 이불엔 어제 억지로 토해냈던 위액들이 굳어 있었고 몸을 일으키기엔 너무 고통스러워 민석은 있는 힘껏 이불을 손에 쥐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을까, 배가 고파졌다고 느꼈을 때 쯤 민석은 간신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보이는 적나라한 정사의 흔적을 보고 두 눈을 질끈 감는 민석이였다. 다시 토기가 올라오는 느낌에 민석은 침을 꿀꺽 삼켜 내렸다. 억울해서라도 조선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대충 하얀 이불로 몸을 가린 민석은 바닥을 딛었고 그런 민석의 다리 사이로 묽은 혈은이 타고 내려와 바닥에 작은 소리를 내며 고여왔다.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당장 이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어디 가시는 거죠"
"으악!"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으로 추정되는 미닫이 문에 손을 얹었을 때 급작스레 기척도 없이 문이 확 제껴지더니 눈꼬리가 사납게 올라가있는 남자가 민석의 앞을 가로 막았다. 소스라치게 놀란 민석은 그대로 주저 앉았고 목 뒤 까지 찌르르, 하고 고통이 밀려오자 민석은 낮게 신음했다. 그런 민석은 빤히 내려다 보고 있던 남자는 민석의 손목을 가차없이 잡아 끌어 일으켰다.
"밖으로 나가시면 안됩니다."
"으으..."
"폐하의 어명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세게 붙잡았던 손목을 어루만지며 앓는 소리를 내던 민석은 폐하 라는 단어에 고개를 들었다. 폐하라하면 청나라의 황제, 루한을 말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민석은 움찔거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고 남자도 민석이 나올 생각이 없어보이자 다시 미닫이 문을 닫으려고 했다. 잠시 생각해보니 이 곳은 청나라, 조선말을 유창하지는 않아도 할 수 있는 남자다, 혹시 잘 말하면 설득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민석은 급하게 남자를 불러세웠다.
"자,잠시만요!"
"예?"
"아...저..."
용기있게 불러세우긴 했지만 막상 남자의 매서운 눈을 보자 하려던 말이 다시 들어가 버렸다. 우물쭈물 거리고 있자 남자는 이상한 눈으로 민석을 내려다보더니 다시 문을 닫으려고 했고 급해진 민석은 씻고싶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내뱉어 버렸다. 아니, 사실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말도 아닌게 지금 자신의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라 사실 제일먼저 하고 싶었던 일 일지도 모른다.
"아, 그거라면 말이죠, 곧 오실..."
"민석!!!"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허겁지겁 달려오는 예흥이 보였다. 민석을 보자마자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는 이곳 저곳 살펴보는 예흥의 눈은 불안해 보였다. 민망하게 서서 예흥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민석은 조심스럽게 그런 예흥을 밀어냈다.
"미안해, 민석... 이게..무슨..."
"......"
"괜찮아?"
괜찮을리 없었지만 예흥의 잘못이 없는걸 아는 민석은 대충 웃어보였다. 그 웃음에 미안한지 예흥은 계속해서 고개를 조아리며 미안하다 하였고 오히려 난감해진 민석은 연신 괜찮다며 예흥을 붙잡았다. 상황이 좀 진정 됐을 때 민석은 예흥에게 씻고싶다는 말을 했고 예흥은 아차, 하는 얼굴로 황급히 환관과 궁녀들을 불렀다.
*
"하아..."
깊은 한숨이 저절로 내쉬어 졌다. 지금 자신이 왜 다시 루한의 침소에 와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구석구석 열심히 씻었다. 눈에 보이는 붉은 표시는 아무리 닦아도 지워질리 없었다. 눈물이 핑, 돌만큼 몸을 벅 벅 문질러서 그런지 온 몸이 새빨갛게 올라와 있었다. 그렇게 씻고나서 나왔을 때 예흥이 기다리고 있었고 예흥은 민석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그 앞을 막아선 건 아까 자신의 앞을 막아 세웠던 그 매섭게 생긴 남자였다. 남자는 나를 데려가려 했고 예흥은 그런 남자를 필사적으로 막았다. 둘의 오고가는 의미모를 중국어를 듣고 있을 때 문득 '타오' 라는 단어가 들렸던 것 같기도 했다. 아마 저 남자의 이름이겠지. 그렇게 한참이나 실랑이를 벌였을까 이름이 타오로 추정되는 남자의 입에선 폐하의 어명이 있었습니다, 하고 낮게 조선말이 튀어나왔고 그런 타오의 말에 주춤 거리던 예흥은 뜸을 들이더니 뒤를 돌아 민석의 손을 잡고 꼭 조선으로 다시 돌려보내주겠다는 말을하고 그렇게 사라졌다.
루한은 왜 자신을 못 가게 가둬두는 것일까. 혹시, 또 그 짓을 하려는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민석은 이가 부득, 하고 갈렸다. 역시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움직이다가 밖에 있는 타오에게 걸릴까봐 민석은 숨죽인채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이 휘청거리자 민석은 급하게 옆 탁자에 손을 얹었고 그런 민석의 움직임 때문인지 탁자위에 올려져있던 무언가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허업"
소스라치게 놀란 민석은 문쪽을 휙 돌아 보았지만 타오가 들어오거나 하는 기척은 없었다. 한숨돌린 민석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각형 모양의 물건을 집어들었다. 귀한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나무재질의 물건을 앞으로 돌려보니 무언가 그림이 있었다. 아니 그림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정교해 보였다.
"사진...인가"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서양에는 희귀한 물건들이 많다고 들었었다. 그 중에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사진기' 라는 가장 흥미로운 물건이 있다고 들었다. 이 종이는 분명 그 사진기로 만들어낸 것이 분명했다. 신기한 마음에 그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루한으로 추정되는 조금 앳되 소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나잖아"
아니, 나라고 믿을 정도로 자신과 닮은 남자였다. 어린 루한은 자신과 꼭 빼닮은 나마의 손을 잡고 정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예흥이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닮았다고 중얼거리던 남자가 바로 이 사람일까.
사락,
그 순간 조용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민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사진을 대충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간발의 차로 루한이 들어왔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한 루한은 주춤, 하고 서 있는 민석을 내려다보고는 살풋 웃으며 겉 옷을 벗었다.
"새끼고양이마냥 착하게 기다렸네"
"무,무슨..."
자신을 조롱하는 말투에 민석은 인상을 찌푸렸다. 도망칠 줄 았는데, 하며 실실 웃는 루한의 얼굴은 토기가 밀려올 정도로 분노를 일케 했다. 민석이 조용히 주먹을 쥐고 있자 그것을 본 루한은 뭐야, 화난거야? 하며 민석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어때, 다시 만난 소감이"
"......"
"깨끗이 씻었네"
민석의 손목을 잡은 루한은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깨끗해진 몸을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민석은 그런 루한의 손을 뿌리쳤고 루한은 뿌리쳐진 자신의 손을보며 아프잖아, 하며 자신의 손을 어루만졌다. 이젠 루한이 자연스럽게 조선말을 하고 있는 것 조차 화가 치밀어 오게 만들었다.
"어제 좋다고 소리지르던게 누군데"
뒷통수를 얻어맞은듯 한 루한의 말에 민석은 눈을 치켜들었다. 그건 당신이 이상한 약을 먹여서 그런 거잖아! 하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황제라는 지위는 자신에겐 너무 높았다. 그런말을 하고 쥐도새도 모르게 죽음을 당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었다. 민석의 얼굴이 벌게지면서 화를 참고 있는 모습을 루한은 그저 재밋다는듯이 바라볼 뿐이였다.
"괜찮아 괜찮아, 오늘은 살살할..."
토가 나올정도로 역겨운 말만 내뱉던 루한은 순간 말을 멈췄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민석은 천천히 루한을 쳐다보았고 루한의 시선은 한 군데서 멈춰져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자 아까 자신이 실수로 놓쳤던 사진이있었다. 괜히 찔리는 마음에 민석은 옷깃을 그러쥐었다. 한참을 그렇게 멈춰있던 루한은 한번 자신의 입술을 지긋이 깨물더니 민석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을 마주친 민석은 순간 오한이 들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거 만진것이냐"
"......"
"만졌다고 묻고있다"
대답할 수가 없었다. 루한의 눈은 무섭게 자신을 내리깔아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자신을 추궁하고 있었다. 민석이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루한을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자 루한은 눈을 한번 찡그리면서 민석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민석은 차마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몸 한 번 대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줄 아나보지"
"으,윽,"
"살살? 웃기지마"
"윽, 놔,놔주세..으윽"
"너 같은 놈들은 고통이 최선의 방법이야, 알아?"
-
저 참 늦게왔죠...네...솔직히 이 작품은 진짜 별 생각없이 쓴 작품이라 뒷내용 구상도 안해놨었는데 댓글이 생각보다 많이달려서 조금 놀랐어요...
아 그리고 어제 쓰다가 잘못해서 확인 눌러서... 혹시 신알신 갔나요...? 크흡 뎨뎡합니다
이제는 빨리 오겠습니다! 지금 계속 뒷내용 구상중이에요.. 결말이랑 이런거 ... 읽어주시고 댓글달아주신 모든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아 싸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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