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민루] 나는 펫 15 W. 냉동만두 Chapter 08. 오해의 시작 (부제: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으로 알아듣는 너란 남자) 이씽과 민석은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카페를 나섰다. 민석은 이씽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그 때마다 이씽 또한 간간히 웃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을 들어주었다. 갑자기 천둥이 치자 깜짝 놀란 그들은 이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뛰어야만 했다. 순식간에 홀딱 젖어버린 둘은 어벙하게 서로를 바라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깔깔거리고 웃었다. 집에 들어온 이씽은 민석을 현관에 있게 하고는 빠르게 화장실에서 커다란 수건을 하나 꺼내왔다. 그리고선 민석에게 둘러주고는 그대로 안아들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옷 벗어요. 씻어야겠다." "씻을거야....?" "비 맞았으니까 씻어야죠. 산성비가 얼마나 해로운데." 물을 싫어하는 민석이 씻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 중 1순위였다. 맨날 씻기 싫어서 도망다니는 민석을 잡는 것은 크리스의 몫이었으며, 기다렸다는 듯 루한은 고양이 전용 샴푸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최강 주인들의 조합에 민석은 항상 울상으로 씻을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씻기 싫은데 더 싫은 것은 이렇게 빡빡 닦아야 깨끗해진다며 인정사정 없이 몸을 씻기는 것과 그다지 세심하지는 못한 주인들이 매번 샴푸가 눈에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기억에 민석이 몸서리쳤다. "ㄴ, 나는 그루밍 하면 ㄷ, 되는데...!" "절대 안돼요. 그거 입에 들어가면 큰일나요." 애써 변명을 하려는 민석에게 이씽에게 자비란 없었다. 아예 문을 막고 선 이씽이 옷을 훌러덩 벗자 민석이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군살 없이 탄탄한 상체가 눈에 들어오자 어쩐지 부끄러워졌다. 민석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옷을 벗자 장난기가 발동한 이씽이 민석에게 성큼 다가섰다. "부끄러워요?" "오지 마아!!!!" "어? 오지 마요? 이거 쫌 서운한데~" ".....삐졌어?" "응. 삐졌어요. 옛날엔 잘만 보더니." "미안.." "미안하면 씻어야지." 고양이로 변한 민석이 요리조리 피해봤지만 이씽이 안아드는 것으로 쉽게 끝나버렸다. 이씽이 적당한 온도의 물을 받아 천천히 민석에게 묻히자 민석은 포기하고 몸을 맡겼다. 샤워기의 약한 물줄기가 물에 닿자 몸을 바르르 털었다. 민석은 이씽이 샴푸를 짜내자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살살 씻겨줘.." "알았어요. 눈 꼭 감고 있어요." 이씽은 세심하게 목부터 꼬리쪽으로 쓸어내려갔다.부드럽게 마사지 받는 듯한 느낌에 나른해진 민석이 야옹거렸다. 잔뜩 샴푸를 묻힌 민석이 빨빨대며 돌아다니자 이씽이 다시 샤워기를 들었다. 거품들이 흘러내렸다. 그 중 한 방울이 민석의 눈으로 쏙 들어가고 말았다. "아파.." "들어갔어요?" "살살 하라 그랬잖아아.." "미안, 미안해요." "우웅.. 빨리 해..." "알았어요. 아이 착하다, 이따 상 줘야겠네." 방금보다 한층 더 부드러워진 손길에 민석은 발을 꼼질거렸다. 간질간질한 기분이 온 몸을 타고 흐르는 듯한 기분이였다. "기분 좋아아..." "좋아요?" "응!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야." "주인들이랑 했을 때는 싫었어요?" "맨날 아프기만 해서 싫었단 말야.. 이씽이랑 하는 게 더 좋아." "그래도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진짜야!!" "펫이 주인 말고 다른 사람보고 좋다고 하면 주인 기분이 어떻겠어요." "치이..." "어디 가서 함부로 그러지 말아요. 누가 데려가기라도 하면 어떡해." 처음 듣는 이씽의 꾸중에 민석이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씽이 씻는 사이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을 한 민석은 밖으로 나와 한바탕 크게 몸을 털었다. 물기를 탈탈 털던 민석의 눈에 집에 들어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가방이 현관에 놓여있었다. 검은 가방에 코를 대고 킁킁댄 민석의 코끝으로 크리스가 즐겨쓰던 스킨의 향이 스며들어왔다. 그제서야 가방 끝에 언젠가 자신이 장난스럽게 달아주었던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왔다 갔나..? 언제 왔지?" 민석은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가방은 그 자리에 그대로 놓아둔 채 마저 몸에 묻은 물을 닦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석은 행복했다. 분명 행복했으니까. 눈 앞에 있던 불행을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그리고 그 불행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가왔다. "루한." "어? 크리스 너 왜 왔어?" "가게 끝났어?" "뒷정리만 끝나면 되는데? 왜?" "..할 얘기가 있어.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 [아파..] [들어갔어요?] [살살 하라 그랬잖아아..] [미안, 미안해요.] [우웅.. 빨리 해...] [기분 좋아아...] [좋아요?] [응!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야.] [주인들이랑 했을 때는 싫었어요?] [맨날 아프기만 해서 싫었단 말야.. 이씽이랑 하는 게 더 좋아.] 그래, 거기까지만 듣고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집을 나왔었다. 크리스는 방금 전의 순간을 회상해냈다. 문을 사이에 두고도 차마 그 하나를 열지 못했다. 믿었던 장이씽의 배신, 그리고.. 정말 사랑하는 민석의 배신. 두 사실은 한순간에 크리스를 집어삼켰다. 자신이 백현과 잤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민석의 기분이 이랬을까. 문득 씁쓸해지는 기분에 크리스가 혀로 아랫입술을 훑었다.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루한을 바라보던 크리스가 천천히 입을 뗐다. "장이씽.. 민석이랑 바람 난 것 같아." ----------------- 네...부제의 남자는 크리스.. 그러하였다.....!!!!!! 왜 찰떡같이 말한 걸 개떡으로 알아듣냐!!!!!!!!!!!! 크리스는 저때문에 욕 많이 먹고 오래오래 살거에요ㅋㅋㅋ 회댱님 제가 같이 살아드릴게여. 싯타구영?ㅇㅇ...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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