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gmstore.net/view/NgkRL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f/3/6f3888cd8e9d1eceed92c33fcfacf74a.jpg)
나는 인간이 아니다.
가죽은 인간의 가죽을 하고 있지만 나는 늑대의 아들이다.
내가 자란 건 인간의 밑이 아니라 늑대, 우리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숲의 인간들과 우리 늑대들은 무언의 약속을 지켜왔던 것 같다.
우리도 그들의 영역에 발을 디디지 않고, 그들도 우리들의 영역에 디디지 않는다.
이것이 어겨진 것을 지금까지 본 적은 없지만 어머니께서 나에게 확실히 일러주셨다.
어렸을 적에 호기심으로 꽤나 깊게 숲에 들어선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께 큰 꾸지람을 들었다.
그 이후로는 근처에도 얼씬 거리지 않았다.
나는 내 몸이 점점 커갈 수록, 늑대의 무리에 있는 것이 불편해졌다.
다들 발정기에 제 짝을 찾기 바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내 주변에는 나와 짝이 될 수 있는 인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배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대는 것 같았지만 그렇게 괴롭지는 않았다.
나는 사냥을 배울때도 다른 늑대들보다 한참이나 뒤쳐졌다.
나에게는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도 없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언제나 인간의 몸인 것을 원망했다.
왜 나는 그들과 다를까.
나도 엄연히 어머니의 아들임에도 다른 늑대들은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어머니는 끝까지 나를 지켜주셨지만 난 더 이상 그 무리에서 버틸 수 없었다.
조금은 떨어진 곳으로 나와, 나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숲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빠져 나와, 인간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훔쳐보았다.
그들은 나무 막대기를 갈아서 뾰족하게 만들어 동물을 사냥했다.
게다가 불을 지피는 법까지 알고 있었다.
나는 조금씩 인간의 몸을 갖고 있는 것에 적응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혼자사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머니는 가끔 내려오셔서 나를 살펴보시고는 조용히 돌아가셨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 싶었지만, 나는 허전했다.
나에게 짝이 없어서 였을까.
비가 많이 내렸던 다음 날, 나는 여느 때처럼 사냥을 준비하러 나갈 채비를 하였다.
동굴에서 나오며 바깥을 보는데 해변에 무언가가 떠내려와 있었다.
물고기 같은 평범한 생물 같지는 않아 나는 살펴보기로 했다.
해변 쪽으로 접근해보니, 그건 모래사장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무 그늘 아래 무언가가 특이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한 두 걸음 다가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인간이었다.
그것도 이 섬에서 살고 있는 숲의 인간들과는 다른...
"저.... 저기....... 사람이에요.....?"
"......"
역시 숲의 인간들과는 다른 소리를 냈다.
나는 어쩐지 그 인간에게 끌렸지만 인간이라 안심할 수는 없었다.
재빨리 그 조그만 인간에게 내 무기를 들이댔다.
그 여자인간은 두 팔을 들었다. 아무런 무기가 없는 모양이었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 무기를 내렸다.
"..ㄴ, 나 떠밀려 온 거에요..."
"......"
"....진, 진짜에요..."
그 여자는 조금 불쌍한 소리로 무언갈 말했다.
나와는 무언가 다른 분위기였다.
호기심이 생긴 내가 다가가서 그 여자를 바라봤다. 그 여자는 나와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 여자는 괜히 혼자서 움찔거렸다. 내가 삐딱하게 바라봤다.
그 여자가 내 눈치를 살피는지 시선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어딘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
"...뭐, 뭐예요...!.."
내가 그 여자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맞대었더니 날 밀어냈다.
머리보다 먼저 움직인 몸에, 나도 조금 놀랐다.
난 지금 이 여자와...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어디론가 도망쳤다.
![[EXO/카이/빙의글] PARADISE 0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9/9/399cac9db388e2b2c3ba70852afa0133.gif)
...나도 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예민한지 둔한지 알 수 있는 초민감자(HSP) 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