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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이/빙의글] PARADISE 0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5/0/05063dfd33bb18088018f0b1f64238d9.jpg)
더운 날씨.
우리 둘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바다보다는 나를 구경하는 듯 했지만, 나는 또 다시 무릎을 껴안고 생각에 잠겨서 한숨을 뱉고 있었다.
그 때,
"..!..."
저 멀리 해수면 위로 작은 무언가가 보였다.
배였다.
내가 마음이 급해져 발을 동동 구르니 그가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종인아!"
"...?"
"불을 피워줘, 불!"
"....??"
"그.. 그.... 아아..."
나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몸을 베베 꼬다가 해변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들을 몇 개 주워와선 그의 앞에 쌓아뒀다.
그는 아직까지 내가 무엇을 설명하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내가 밑에 조금 넓적한 나무를 대고 나뭇가지를 비비는 시늉을 하자 그제서야 그가 '아' 하는 반응을 보였다.
손으로 빨리 해달라고 재촉하자 그가 적당한 것을 찾는 듯 했다.
나는 모래사장에 SOS라는 글자를 크게 써놓고, 손을 흔들었다.
그가 불을 피우기도 전에 배는 선회를 하는 듯 했다.
마음이 급해진 내가 발을 구르며 짜증을 부리다, 답답한 마음에 바다로 뛰어 들어가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여기요!!!!!"
하지만 들릴 리가 없었다.
미치고 팔짝 뛰겠는 마음에 다시 바닷속에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하는 그 때, 그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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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어."
"....?!"
"싫어, 싫어..."
그가 '싫다' 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발음이 조금 미숙한 걸로 봐선, 요전의 나의 말을 기억하는 듯 싶었다.
그의 말에 조금 진정이 된 내가, 멀뚱히 반사적으로 잡은 그의 팔을 바라봤다.
내 덕에 그의 미끈한 상체와 팔이 조금 젖어있었다.
"...!!..."
"......"
그는 갑자기 내가 멀뚱해진 틈을 타, 나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나는 수치심이 느껴져서 그를 밀어내고 다짜고짜 화를 내었다.
"왜 이래..!..정말!!"
"......"
"입을 맞춰대지 않나, 껴안질 않나...! 왜 이래!..."
"......."
나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섞여서 씩씩 거리며 바닷물을 헤치며 나왔다.
그냥 입맞추고 껴안고 싶은 상대가 있기를 바라는 걸까?
나의 절박한 상황이, 갑자기 그의 욕구충족으로 넘어간 것이 화가 나서 씩씩 거리며 동굴로 돌아왔다.
곧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아까 화를 낸 일이 마음이 쓰여, 벌떡 일어나 입구로 향했다.
"...!.."
그는 입구 바로 옆에 기대어 비를 맞고 있었다.
내가 놀라서 그에게 다가갔다.
"왜 비를 맞고 있어...!"
"......"
"...!...종인아!.."
그가 나를 보자 눈을 한 번 꿈뻑이더니 내 품으로 쓰러졌다.
나는 당황해서 잠시 멈칫하다 그를 끌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비를 흠뻑 맞아서 아무래도 체온이 내려간 것 같았다.
"아... 어떡해......"
분명 내가 화낸 것 때문에 마음이 걸려서 들어오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그 생각과,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몰라서 나는 발만 구르고 있었다.
일단 불을 피워야 할 것 같아서, 그의 방식을 따라해보기로 했다.
"....어떡해... 안 붙어..."
"......"
아무런 말 없이 끙끙 대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며 나는 더 초조해졌다.
그가 내게 해 준 것에 비해, 나는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급할 때 마저 도움이 되질 못한다니 자괴감이 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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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싫어...."
"....어?"
"...으응... 싫어..."
그는 악몽이라도 꾸는 듯, 다시 한 번 싫다는 말을 했다.
몸을 떨고 있는 그 앞에서 나는 약해지기 싫어서 온 힘을 정성을 다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힘이 빠져서 더 이상 기운이 안 날 것 같을 쯔음에 연기가 피어 올랐다.
"..!... 우으.....제발..!!..."
다행히 불씨가 옮겨 붙었다.
나는 황급히 땔깜 아래에 넣고 부드러운 바람을 불었다.
꺼질 듯 싶던 불이 드디어 붙었다.
"하아........."
온 몸에 힘이 다 빠졌다.
그러다 그를 돌아보니 아직도 몸이 흠뻑 젖어서는 끙끙 거리고 있었다.
나는 누워있는 그를 향해 중얼 거렸다.
"미안해... 나 때문에...."
그 순간, 얼굴에서 눈물이 툭 흘러버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얼굴이 일그러져 그를 붙잡고 통곡했다.
"미안해 내가.... 그러니까 아프지마..."
"으음...."
"..너 없으면 나 어떡해...."
바깥의 거센 빗소리가 나의 마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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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근데 운전 꼭 배우셈 특히 20대 중반인 애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