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매력 episode 10 - R and K and C
(reminiscence)
(브금필수!)
내가 아주 어렸을 적,
남들에겐 흔할 그 웃음소리가 우리 집에선 절대 흘러나오지 않았었다.
어린이날에도, 크리스마스에도, 또한 누군가의 생일 때도.
나의 집은, 항상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던 그런 곳이었다.
아버지는 항상 회사에서 돌아오시지 않으셨고,
나는 후계자니 뭐니 그런 수업들을 들으러 다녔으며,
매일 밤 어머닌 혼자 케이크에 초를 꽂아놓고 끝이 없는 기다림을 겪으셨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슬피 우는 노래가 정처없이 집 안을 맴돌았지만,
그 곳엔 아무도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자신보다 당신을 위할 이들은,
그 곳에 없었을테니까.
어머니는 지독히도 외로운 그 틈에서 점점 시들어가셨다.
나를 반기던 목소리도 점차 사라졌고,
주방을 가득 메우던 음식 냄새도, 어머니의 밝은 목소리도 점점 사라져갔고,
그렇게 어머니도 점점 사라져 가셨다.
아버지의 회사가 꽃 피우던 그날,
어머니란 꽃은 져버렸고.
나는 그 날 이후 어머니를 볼 수 없었다.
어렸던 나에겐 그저 그 뿐이었다.
아, 더이상 어머니를 볼 수 없구나. 아깝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매일 회사에 계시던 아버지가 어머니의 방 안에서 끊임없는 울음을 터뜨리셨고,
예전 어머니와 같이 시들어가셨다.
회사는 점점 가라앉았고, 아버지는 그 또한 신경쓰지 않으셨다.
후회란게 잔상처럼 남아 아버지를 괴롭혔다.
결국 아버지는 방의 문을 걸어 잠그신 채
더 이상 밖과의 출입을 하지 않으셨고,
나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느꼈다.
내 곁에 있을 누군가 필요하겠다고.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 내게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그러던 도중 발견한게 너였다, 김탄.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너라면,
그런 너라면 내 곁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왠지 모를 이끌림으로 네게 다가갔고, 나는 너를 내 옆에 묶어두었다.
그래, 그땐 알지 못했다.
그게 사랑이었을줄은.
*
정처없이 거리를 맴돌다, 발걸음의 끝이 다다란 곳은
빌어먹게도 결국 정국의 집이었다.
톡톡-
정국의 손가락과 책상이 부딫혀 나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내 눈치를 보는듯 한 그의 커다란 눈이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저 어느샌가부터 젖어들기 시작한 창밖을 바라봤다.
일정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빗 속으로 내 추억들마저 떨어져버리는 듯 했다.
너를 처음 봤던 그 때 그 환했던 미소가 마음 속에 걸리고
마지막, 나를 봤던 너의 붉은 눈동자가 처참하게 바닥 위로 떨어졌다.
바닥에 버려져 울던 기억들이 나를 바라보고,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를 위로하던 나마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지독히도 슬픈 울음소리의 근원이 어딘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왜 네가 그런 슬픈 표정을 지었는지,
도대체 왜 나를 속인 너는 오히려 나보다 더 아파보인건지,
도대체 김남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나는 하나도 알 수 없었다.
"이런 말 하면 네가 나 싫어할 거 아는데"
"..."
"너 아픈 거 뻔히 알면서도"
"..."
"사실 나 좀 기뻐했어"
추억 끄트머리 속으로 정국이 스며들었다.
아픔에 젖은 그 목소리는,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는 비와 참 잘 어울렸다.
눈을 감고 빗소리와 함께 어울어질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낮은 목소리가 마음 속을 휘저었다.
"웃는 표정으로 못 올건 뻔히 알고있었거든"
"..."
"그랬다면, 너는 이미 김남준 옆에 가 있었을테니까"
"..."
"그러니까 차라리 네가 슬펐으면 좋겠다고"
"..."
"그렇게 생각했어"
그의 목소리가 비에 젖어들고,
눈을 떠 바라본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우리 모두 슬퍼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그 이유는 불분명했다.
김남준은 왜? 전정국은 왜? 그리고, 나는 도대체 왜.
서로의 이익을 향해 달려가던 우리가 도대체 언제부터
바닥을 향해 걷고 있었던건지.
뿌옇게 가라앉은 시야 속으로 정국이 나를 바라봤다.
"근데, 너 보니까 알겠다"
"..."
"착각했네, 또 바보같이"
"..."
"네 우는 표정을 볼 수 있을거라고"
"..."
"병신같이 자만했어"
자조적인 웃음을 지은 그가 내 앞에 다가서고,
의자에 앉은 내 밑에 쪼그려 앉았다.
내 눈을 바라보며 슬프게 웃던 네가 무릎 위에 놓인 내 손을 감싸쥐었고
네 큰 손 안에 들어선 내 손이 너를 따라 슬프게 울었다.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있는 내가,
누군가의 곁에 있는 내가,
이제는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마주친 두 눈 사이로 파고든 그의 목소리가 나를 흔들었다.
"Do not sorrow or complain"
(슬퍼하거나 노여하지 말라)
"..."
"Lie still on the day of pain, And the day of joy will greet you"
(고통의 날들을 견디며 믿어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
"Hearts live in the coming day. There’s an end to passing sorrow"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 현재는 슬픈 것이 지나가는 것이니)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떨리는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안았고,
아프게 흘러버린 그의 눈물이 나를 적셨다.
"Suddenly all flies away, And delight returns tomorrow"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떨리는 목소리를 가리운 그의 젖은 품안에서
전정국의 아픔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이익은 나였고,
그의 끝 또한 나였기에.
그랬기에 그는 슬플 수 밖에 없었다.
"아프지말자, 제발"
끊이지 않게 내리던 비가 신기하게도 점점 잦아들고,
그 속에 비친 햇살이 내 곁에 자리 잡았다.
그 햇살은 절대 나를 떠나지않겠노라,
불안에 떨고있는 내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 Alexander Pushkin 中
*
눈을 떠 보니 혼자였다.
희고 큰 침대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 인상을 찡그렸다.
양 옆을 아무리 둘러봐도, 항상 내 손을 꽉 붙든채 마주친 눈으로 잘 잤냐며 묻는 정국이 없었다.
며칠이 지났다고 벌써 익숙해져서는.
혼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졌다.
10시 30분을 향해 달려가는 시계를 보며 멍하니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누워있기만 한지도 벌써 4일이 지났다.
텅텅 빈 채 허기진 배를 바라보며 일단 뭐라도 먹어야겠어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
문이 열리며 젖은 머리의 정국이 들어왔다.
"어, 일어났어?"
익숙한 인사에 덜 떠진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웃음을 터뜨린 정국이 다가왔다.
창밖으로 비친 햇살이 정국의 얼굴을 비췄고
손을 들어올려 그의 헝크러진 머리칼을 정돈해주자,
얼굴에 웃음끼를 머금은 그가 두 눈을 감고 내 손길을 느꼈다.
나른하고 또한 평온한 오후였다.
남들은 항상 느낄 이런 보통의 아침이 특별하게 느껴져 왔다.
오랜만에 맞은 편안한 분위기에 나 또한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정국아"
"응?"
"배고파"
내 말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정국의 손을 잡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의아함이 가득 묻는 두 눈에, 아무말 없이 그저 그의 손을 잡고 다시 몸을 눕히자,
흘러내린 내 머리칼을 정돈해준 그가 나를 바라봤다.
"배고프다며,"
"응"
"밥 안먹어?"
"..조금 있다가"
"왜?"
"..그냥"
나른하게 오가는 말 사이에서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요새 나는 내가보아도 참 어린아이같았다.
때쓰는 아이같은 모습이 싫어,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려 해봐도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위로를 받고있는건지도 몰랐다.
나는 지금 너무 많이 힘드니까 제발 나 좀 위로해달라고.
어쩌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으로 때쓰며 울고 있는건지도 몰랐다, 지금의 나는.
꽉 잡은 두 손 사이에서 그를 바라보자, 그제서야 정장을 차려입은 그가 눈에 들어왔다.
요 근래엔 본 적 없는 차림에 그의 손을 꽉 쥐었다.
"어디 가?"
"응?아-"
"..."
"파티, 또 잡혔거든"
괜히 내 눈치를 보는 그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두 눈을 감았다.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며칠 전의 잔상이 다시 머릿 속을 파고들고,
평온했던 오후가 한순간에 깨져버렸다.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김남준 너는.
예전의 네가 나를 살게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너는 나의 하루하루를 깨는 지독히도 아픈 사람이었다.
"별 거 아냐"
"..."
"그냥, 한 회장님이 돌아가셔서.."
"...김남준은, 온대?"
"응"
그의 말에 실소를 터뜨렸다.
별 거 아닌 파티가 아니었다.
남의 타계에 김남준이 참석한다라, 그럴리 없었다.
김남준의 과거를 아는 이상, 정국의 말을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김남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런 것 또한 파티라고 명칭해야한다니,
김남준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바보같이 또 그의 걱정을 했다.
"나도 갈래."
내 말에 정국이 단번에 인상을 찡그렸다.
마주잡은 손이 저려왔다.
"안 돼."
"..."
"박지민도, 김남준도.
만나서 아플 건 너밖에 없는데,
내가 널 왜 보내."
"..."
"...제발, 이번만 내 말 좀 듣자."
푹 숙여진 그의 머리를 보며
내 손에 든 그의 손을 쓰다듬었다.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정국아, 난."
"..."
"난 사람 안버려."
"..."
"절대."
"..."
"그러니까 나 믿어도 돼."
내 말에 네가 허탈하게 웃어보였다.
네가 슬프고 불안할 건 알지만, 멈출 순 없었다.
누군가를 끊어내든, 이어붙이던.
언젠가는 끝내야 하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티 장소는 역시 김남준의 소유지였다.
언젠가 한 번 와본 적 있었던 것같은데, 이렇게 슬픈 분위기였나.
웃고 떠드는 사람들 속에 나만 느낄 아픈 분위기가 스며들었다.
검은색 드레스를 차려입고 온 내가 무색할 정도로,
화려한 색의 옷들이 시야를 사로잡았다.
빌어먹을 사람들.
그래, 적 하나 없어져서 좋기만 하겠지.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나, 화장실 좀."
아무래도 속을 게워내야 할 듯 싶었다.
창백히 굳은 표정으로 정국을 바라보자,
걱정스런 얼굴로 같이 가줄까 묻는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저었다.
좋지 않을 모습들을 굳이 보일 필요는 없었다.
또각또각 걸어가는 내 뒤로 정국의 시선이 꽂혔다.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더 거세게 걸었다.
그리고 그 걸음끝에는.
빌어먹게도 박지민이 있었다.
나를 발견한 그의 눈이 커졌다.
슬프게 젖은 그의 얼굴도 더이상 안타깝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무서웠고, 싫었다.
나를 이렇게 아프게 만든게 모두 그의 잘못은 아닌데,
그가 미치도록 미웠다.
"저.."
지민 특유의 얇은 목소리가 실내를 울리고,
뒷걸음질 치는 나를 잡으려 올라간 그의 손이
아무런 결과 없이 다시 내려갔다.
지민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조용한 정적이 흘렀고,
그 사이로 서로의 눈빛이 마주쳤다.
원망에 가득찬 눈동자와
무엇을 느끼는지 모를, 많은 감정들이 뒤섞인듯한 눈동자.
주먹을 꽉 쥔 내가 그의 앞에서 돌아섰고,
그 뒤로 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결벽증"
"..."
"결벽증이 있어요."
얕은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는 듯,
조심스레 튀어나온 그 목소리에 다시 뒤를 돌아 그를 바라봤다.
푹 숙여진 고개 사이로 슬픈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 싫어할 거 아는데."
"..."
"그래도, 제 얘기 좀 들어줄래요?"
끝이 없을 이야기를,
그는 시작하려 하고있었다.
*
저 완전 오랜만에 왔죠ㅠㅠㅠㅠ오랜만이에여ㅠㅠ진짜 반가워요ㅠㅠㅠ
오랜만에 와서 진짜 열심히 썼는데ㅠㅠㅠ 5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는데
분량은 또 왜 이렇게 적은건지....이런...ㅠㅠㅠ
요즘 시험기간이라 이렇게 늦게 와버렸네요.
아직 시험은 시작도 안했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
다음주부터 시작인데,
이러다가 진짜 한달 채울까봐 추석 핑계대고 찾아왔어요ㅎㅎ
오늘 구독료 없는 날이라면서요?!!ㅎㅎㅎ
저도 오늘만 좀 띵가띵가 놀아야겠어요ㅎㅎㅎㅎ
시험은 내일로 미뤄두고...ㅎㅎ
기다려주신 독자님들 감사하구!!ㅎㅎㅎ
추석 알차고 재미있게 보내세요!!
저는 시험 끝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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