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으로 내 블로그에 썼던거 가져왔어
[레이첸] 반인반수
W.실핀
쳐진 눈썹이 묘하게도 얼굴과 어울렸다. 눈썹이 다른 형태 였더라면 꽤나 다부진 남자의 얼굴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랐겠지만,
쳐진 눈썹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이의 얼굴은 남자 보단 소년의 형태에 가까웠다. 아직 막 성장하고 있는 소년의 얼굴. 쌍커풀이
자리 잡은 두 눈은 웃을때 마다 눈꼬리에 약간 주름이 잡히며 부드럽게 호선을 그렸다. 웃을때면 얇은 윗입술이 더욱 얄팍해지며,
원래부터 올라가 있던 입꼬리가 이쁘게 올라갔다. 어리게 생겼다고 하기는 그랬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아이에 가까웠다.
장난끼를 닮고있는 두눈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으로 그저 이곳이 신기한지 주위를 둘러 살피고 있었으며 입에 무언가를 무는것이
버릇인듯, 자꾸만 손에 잡히는 것을 입가로 가져가거나 그것마저 모자라 저 자신의 손가락을 물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곳이 어디인것일까 생각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순진하게 저를 보고 웃는 모습을 보아하면 그건 또 아닌것 같았다.
주변이 온통 알수없는 기계들과 약품들, 그리고 일반인이라면 상당히 싫어했을 약냄새로 가득하건만 아이는 그런것에 상관하지 않아 보였다.
하기야, 애시당초 인간이 아니니까 당연한 것인가. 결국은 버려진 반인반수 중 한명이건만, 아이는 인간에 거의 가까워 보였다.
외향상으론 인간이지만, 성격 상으론 강아지 같아 보였다. 비글과 인간의 혼합 생명체라 하였던가, 꽤나 골치 아파 질것 같음에 머리가 지끈 거렸다.
반인반수가 불법으로 분류 되고 나서부터는 반인반수들을 모조리 말살시키자는 정책이 세워졌다. 말그대로 무식하기 다름 없는 말도 안되는 정책이었다.
이씽의 연구소에서도 이미 여러명의 반인반수들이 죽임을 당했다. 서투른 언어를 뱉으며 살려달라고 비는 반인반수들이 잔인하게 죽어가는 것을
방관할수 밖에 없었던 이씽은 연구소의 책임직이 죽어가던 반인반수에 의해 살인 당하면서 연구소의 책임직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반인반수들을 죽이지 않은체로 몰래 인간처럼 교육 시키기 시작했다.
처음은 팬더와 인간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황쯔타오가 시작이었다.
초반에는 팬더의 귀와 꼬리가 그대로 나와 있는 데다가, 생김새도 얼추 팬더와 비슷해 어떡해야 살릴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서툴렀던 언어에 그나마 익숙해 지면서 몸도 자연스레 익숙해져 꼬리와 귀가 자유자제로 조절이 가능해 졌다.
하지만 어눌한 발음때문일까 타오에게는 쉽사리 외출을 허락할수 없었고, 결국 이씽은 타오를 담당해줄 사람을 찾아나섰다.
그렇게 만난것이 유일하게 국가의 말도안되는 반인반수 말살 정책에 반대했던 크리스였다.
크리스는 타오를 보자마자 매우 마음에 들어했고 저가 거두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씽은 크리스가 타오를 안전하게 맡는다는 조건하에 타오를 크리스에게 보냈고, 타오는 울고불면서 이씽의 곁을 떠났다.
대부분의 반인반수들은 거의다 말살을 당했기 때문에 이씽에게 남은것은 단하나, 첸 뿐이었다.
비글과 인간의 혼합생명체, 외형은 거의 인간. 물론 성격이 비글쪽에 확실히 가깝다는 점이 큰 흠이었지만, 이씽은 제게 남은 마지막 반인반수인 첸에게 정성을 쏟았다.
첸은 곧잘 언어를 깨우쳤으며, 제 귀와 꼬리를 감출줄도 알았고, 위험할때면 아예 동물의 모습으로 변해 애완 강아지 처럼 지내기도 했다.
이씽은 그런 종대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가끔 인간의 형태로도 강아지 마냥 이씽의 얼굴을 핥으려고 드는게 문제였지만.
첸은 반항심을 갖거나 하지 않았다. 이씽의 곁에 있는것을 가장 즐겨했고, 자유롭게 허락된 외출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이씽은 때때로 강아지로 변한 첸을 제 무릎에 앉혀놓고 쓰다듬는것을 즐겨했다. 물론 그러다가 갑자기 인간형태로 변해버려 이씽을 놀래키기도 했지만,
"첸 이리와"
"싫어요 싫어요오-"
"쓰읍 혼난다 털 빗어야지"
물론 동물의 형태로 사람들의 말을 하는 모습은 이씽이 보기에도 가끔 놀라울때가 있었다. 동물로 변하면 꽤나 작아지는 첸의 몸집은 씻기기는 쉬웠으나, 다 씻기고 난 뒤가 문제였다.
항상 이렇게 다 씻고 수건으로 털을 닦아주려고만 하면 잽싸게 욕조를 빠져나가 오도도도 집안을 활보하며 물을 이리 저리 튀기는 첸은 항상 이씽의 골머리를 썩혔다.
자꾸만 제 손에서 도망치는 첸을 잡으러 잽싸게 다가간 이씽이 첸을 부여 잡는순간,
"아으…첸, 진짜 혼날래?"
"무거우니까 위에서 비켜요 이씽-"
"내옷까지 다 젖었네…, 빨리 옷이나 입어"
갑자기 인간화로 변해버린 첸때문에 첸 위로 묘한 자세로 넘어진 이씽이 가볍게 첸의 머리에 박치기를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치"
"뭐가 치야, 치는"
"잘때 얼굴 핥아버릴꺼야"
"혼난다"
에, 혼나는건 싫어요! 첸이 혀를 베- 하고 내밀더니 이내 뒷걸음질쳐 방안으로 도망갔다.
"아니 쟤가 이제 발정긴가…"
위험할뻔 했네, 후. 쾅- 하고 닫겨버린 방문앞에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중얼인 이씽이 제 열오른 얼굴에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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