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가락이 울창히 나무가 피어올라있는 숲을 가리켰다. 내가 멍하니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자 남자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내 머리카락도 바람에 의해 일렁였고 숲은 마치 푸른 바닷물을 보는듯했다. 시원한 소리가 내 귓전에 스치고 등에서 흐르던 땀도 조금은 식은듯했다. 남자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천천히 내 팔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고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길을 걸었다. 아무것도 신지 않은 맨발을 바닥에 깨끗한 흙이 나를 간지럼 태웠고 남자는 아무 말없이 나를 이끌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그곳은 눈 깜빡할 사이에 도착해 있었고, 그 남자는 한참을 속이 보이지 않은 울창한 나무들을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꿈의 숲이야"
"꿈의 숲이라고?"
처음 듣는 것 같은 그의 목소리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익숙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머릿속에 뱅뱅 도는 따스한 목소리였다. 내가 허공을 보며 생각에 잠기자 남자는 멀뚱히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이 뭐야?"
"…이름?"
"응, 이름"
"디오. 사람들은 나를 디오라고 불러"
그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티는 안 내려 하지만 그의 감정 표현에서는 나름 진지하고 솔직했다. 디오, 입에서 수없이 중얼거렸다. 머리는 나도 알지 못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버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생각에 잠긴 나를 디오는 재촉도 구박도 없이 배려하는듯한 눈빛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경수"
머리에서 맴돌던 생각이 입으로 뱉어져 나왔다. 내 말과 동시에 바람이 거세게 일렁였다. 작은 풀들이 서로 부딭혀 시원한 소리가 났지만 아까와 다르게 요란스러웠다. 디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었다. 내가 멍하니 그의 표정을 바라보자 디오는 내 등을 부드럽게 숲 속으로 밀었다.
"잊지마, 그 이름"
아무 대답없이 그의 얼굴만 바라봤다.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디오는 더 환한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저 숲을 지나면 네 꿈에서 깨게 될거야"
"꿈?"
"곧 찾아갈테니까, 그 이름 잊어버리지말아줘"
소설 |
조금 더 따스한 새작을 가져오고싶어서 제가 겪언던 꿈하고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조금 믹스해서 만들어봤어요ㅋㅋㅋ 즉석에서 쓴거라 퀄리티는 장담을 못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이런 내용으로 갈거라는것만 이해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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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