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연분홍빛의 벚꽃이 만개할 즈음 거리를 걸었다. 만개하자마자 쉴세없이 흩날리는 연분홍빛 그 자태에 세삼 감탄하며 거리를 걷다가 연분홍빛 자태의 끝자락에서 회색향기를 풍기며 서 있는 너의 모습에 반갑다가도 흠칫 놀란다. 너라면 분명 이곳에서 연분홍빛 자태에 홀려 있을 터인데.. 언제부터 회색향기에 끌려 그곳으로 가게 되었는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손을 뻗는 그 모습. 딱딱하고 건조할 따름이다. 그런 너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아 이리로 오라고 여기서 놀자고 두어번 손짓하니 너는 가방에서 낡은 두권의 책을 꺼낸다. 그리고는 그 두권의 책을 번갈아 보며 그 자리 그대로 서서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않는다. 다시끔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생기없는 회색빛의 눈동자. 이리로 오라 손짓을 해도 니 이름을 크게 불러도 다리가 굳어버린 사람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어느 세 너는 나를 기다리는 것처럼 조초한 눈빛으로 시계를 보며 팔짱을 낀다. 내 모습이 영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다. "도경수, 빨리와" 푸석푸석하다 못해 으스러질 것만 같은 너의 목소리. 그저 조초하게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고만 할뿐. 이곳으로 오지 않는다. 이리로 와..여기로 와.. 여기가 너와 내가 함께 해야될 곳이야. 그곳은 회색향기만 내뿜으며 사람들을 유혹시키고 사람들을 끔찍한 기계가 되어버리게 만드는 곳이야. 아무리 외쳐보려해도 나오지 않는 목소리. 빨리 오라고 말하다가 지쳤는 지 뒤돌아서 가버리는 너의 구두소리. 벚꽃은 만개한다. 만개함과 동시에 흩날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을 심취하게 한다. 어쩌면 내가 너무 취해있는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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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