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대] 첫만남3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2/a/52a01179ff80c534cc24101ded3a03c4.jpg)
BGM. one more chance - 카페에 앉아
*
" 엄마, 저 다녀왔어요 "
" 그래, 근데 너 아까 성용이 만나러 간거 아니었니 ? "
" 방금 만나고 왔는데 … 무슨일 있어요 ? "
" 그게 아니라, 방금 성용이한테 전화왔었거든. 없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끊더라, 다시 전화해봐. "
네, 그럴게요. 나는 엄마가 전해주시는 전화기를 받고 얼떨떨한 기분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 헤어진지 이제 한시간 조금 넘었는데 무슨 전화야…. 말은 퉁명스럽게
하는데 내 입꼬리는 하늘로 솟을듯, 올라간다. 방금 어머님 뵙고 와서 걱정도 되고, 우울해졌는데 기성용의 전화 한통에 그런 기분이 아이스크림이 녹듯 사르르 녹는것같다.
공일공 … 이젠 굳이 생각을 하지않아도 저절로 손이 기성용의 번호를 누른다. 습관이 무섭다고 하던데 전화기만 있음 저절로 기성용 번호를 누르니, 나도 참 변했다. 정말,
번호를 누르고는 괜히 떨려와서 후, 하고 심호흡을 하곤 전화를 받기만을 기다리는데 신호음이 몇번 갔을까, 전화기 너머에선 기성용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 응, 나야. "
" 너가 누군데, 장난전화 하지마라 "
" 너야말로 장난하지마. 전화 끊는다 ? "
아, 알았어. 되게 정색하네. 장난을 받아쳐주지 않는 내 행동에 김이 빠진걸까, 퉁명스럽게 말을 뱉었다. 안봐도 뻔하네, 또 입술 삐죽 튀어나와서 애꿎은 축구공이나 차겠지.
삐졌어, 픽 웃는 뱉는 내 말에 자존심만 더럽게 쎈 기성용은 정색을 하곤 말했다. 아니거든, 내가 너냐 . 내가 니 보단 났거든, 맨날 삐지기나 하는게.어,용강아지 많이 컸다 ?.
나 원래 컸거든. 너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큰거지. 기성용 쟨 자기보다 키 작으면 다 난쟁이 취급 한다니깐… 툴툴거리는 내 목소리에 기성용은 빵터졌는지, 그냥 웃기만 한다.
아, 웃지말고 왜 전화했어. 목적이 있을거 아냐, 심심해서 전화한거라고 하면 죽어.
" 우선 니 해명부터 들어보자 "
" 아, 또 뭔 해명이야. 내가 뭐 잘못했어 ? "
" 그럼그럼, 엄청 잘못했지. "
" 뭐가, "
" 너 분명히 내가 데려다 준다고 했을때 바로 집으로 간다고 했지. 근데 왜 전화 안받았어, 내가 너 집 가는 시간도 고려해서 15분 뒤에 전화했는데. "
지금 전화한거 보면 1시간 정도 밖에서 있다 온거 같은데 뭐하다 왔어. 와, 기성용 저 치밀한 놈… 저런거에서는 엄청 머리 잘 돌아간다니깐. 자기가 무슨 내 매니저야 ? 내
스케줄 일일이 관리하게. 기성용의 재촉하는 말투에 친구랑 커피 전문점에서 만났다가 어머님 뵙고 왔어, 하고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실수할뻔 했다. 어머님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말을 하다가 입을 당최 열 생각을 안하고 정적만 유지하는 내 행동이 답답했는지 기성용은 살짝 성질을 내며 말했다. 아, 왜 말하다 말아.
" 아, 친구랑 만나서 얘기하다 왔다니깐 "
" 아니, 그건 알겠는데 그 뒤에 말하려다가 말았잖아 "
" … 그,그런게 있다니깐. 넌 몰라도 돼 !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마 "
" 헐, 웃긴다. 말은 왜 더듬는데. 별거 아님 말해 "
" … 아, 몰라. 몰라. 묵비권이야 "
내가 너한테 사실대로 말하면, 넌 당장 어머님께 달려와 난리를 칠거고 그럼 나는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서 너랑 만나는것 조차 못할걸. 100m 접근 금지령이 내려질수도.
다 우리를 위한거니까 제발 가만히 넘어가, 기성용. 나는 다 우리를 위해 묵비권을 행사하는건데 기성용은 나의 깊은 뜻도 모르고 말하라고 생떼를 부린다. 내가 그렇게 하면
귀엽다고 우쮸쮸, 라도 해줄거 같냐. 다 커서 징그러운게…. 기성용이 생떼를 부리는것을 무시하며 말도 안하고 딴청만 피우는데 내 행동에 정말 짜증이 난건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봐봐, 말 못하는거 보니까 뭔가 있구만. 이용대. 아, 귀아파. 잠 확 깬다, 이놈아.
" 아, 소리 좀 줄여. 너 나랑 통화한다고 동네방네 퍼트릴일 있어 ? "
" 확 퍼트려버릴까, 이용대 무슨 날라리야 ? 질풍노도의 시기야 ? 뭔놈의 비밀이 이렇게 많아 "
" 아, 모르면 그냥 조용히해. 다 우리를 위한 일인데 깊은 뜻도 모르고, 이게 "
" 아, 그니까 그 깊은 뜻이라는게 뭔지 말해봐 "
" 됬어. "
" 야 ! "
진짜 화났나, 꽥 소리를 지른다. 화나게 한건 미안한데, 남 귀도 배려좀 해주지, 머리가 울린다. 머리가 지끈거려와서 손으로 머리를 잡고는 좌우로 스트레칭을 하는데
기성용 얜 자꾸 날라리니 뭐니, 말 같지도 않는 소리를 뱉는다. 생각 좀 하고 내뱉으라니깐 바로 행동으로 나오네… 이게 반항하는거고, 내가 날라리라면 너는 이미 세계
날라리 1위야, 인마. 저런 드립은 누구한테 배워서 죄없는 나한테 써먹는거야, 구자철 선수한테 배우나. 끼리끼리 사귄다더니 , 미안한 얘기지만 기성용의 별 거지같은 드립을
막기위해선 둘이 약간 싸우는것도 필요할것같다. 혼자 화나서 망아지마냥 날뛰는 기성용을 어떻게 처리하나, 생각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에 기성용을 불렀다. 기성용, 왜.
" 어유, 이 쫌생이, 또 삐졌냐 "
" 와,이용대 사람 완전 찌질하게 만드네. 너가 대답도 안하고 무시했잖아 "
" 아, 그건… 됬어. 이러다가 아침 올때까지 싸우겠네 "
" 밤새 ! 시시비비를 가리자니깐 "
" 시시비비는 무슨, 이럴때 쓰는말이 아닐텐데, 그게. 무튼 됬고, 내일 낮에 잠시 만날래 ? "
낮에 ? 왜 ? 나 핸드폰 사러 가려고 하는데 그냥 같이 갔다가 밥이나 먹고 그러자고. 그렇게 성난 망아지 마냥 펄쩍 뛸땐 언제고 또 실실 웃는다. 어휴, 음흉하게도 웃네.
핸드폰 같이 사러가자는게 뭐가 그리 기쁜지, 혼자 환호성 지르고 날뛰는 기성용이 웃겨서 웃으며 뭐가 그렇게 좋아, 하니까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기성용은 내게 말했다.
너가 데이트 신청한거잖아, 많이 대담해졌네. 데이트? 그렇게 되는건가, 아 부끄러워. 먼저 만나자고 했던건 거의 처음인데, 엄청 좋아하는 기성용을 보니까 괜히 뿌듯해지고
설레고 막 그런다. 그래, 데이트 신청 한걸로 치지 뭐. 도도한척 하며 시크하게 내뱉는 내 말에 기성용은 푸스스 웃더니 말을 이었다. 근데 갑자기 왠 핸드폰,
" 나 핸드폰 고장 났잖아, "
" 응, 그건 아는데 갑자기 그러는거 같아서 "
" 너랑 통화 같은것도 그렇고 집으로 하는거 눈치 보이고 불편하기도 해서 … 하나 사지, 뭐 "
" 생각 잘했다, 나도 핸드폰 바꿀까 "
어 ? 너 핸드폰은 바꿀때 아니잖아. 그냥, 너 바꿀때 커플 핸드폰으로 바꿀까 해서. 웃긴다, 커플 핸드폰은 무슨… 나는 핸드폰이 완전히 망가져서 사는건데 기성용, 쟤는
바꾼지도 얼마 안됬고 잘만 작동되는 기계를 돈 아깝게 뭐하러 바꾸려는지 모르겠네. 아, 됬어. 액정이 완전히 깨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무심하게 말을 뱉었는데 또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건지 씩씩거리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찼는지 와, 이용대. 이 말만 되풀이 해댄다. 아, 왜 그래 또. 너 나랑 밀당하냐 ? 뭔 밀당이야, 뜬금없이….
" 왠 밀당이야, "
" 너 나 막 애타게 만들려고 밀당하는거지, "
" 아, 무슨 소리야, 또…. "
" 진짜 몰라서 그러는거야 ? "
응, 얘 말의 중심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핸드폰 바꿀까, 해서 뭐하러 바꾸냐고 말했는데 엄청 화나서 화풀이나 해대고, 진짜 모르겠는데, 나한테 어쩌라고…. 기성용의
답답하다는듯한 말투에 빈정이 상해서 말도 안하고 시무룩해져 있는데, 크게 한숨을 쉬던 기성용은 진정이 됬는지,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진짜 모르겠어 ? 응.정말.
기성용의 말에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전화가 끊어진듯 정적이었다. 전화 끊었나… 여보세요, 기성용. 전화기를 가져다대고 이름을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길래 끊긴건가,
생각하고 종료버튼을 누르려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김 빠진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듣고 있었으면서 왜 모르는척해, 이 자식아.
" 이용대 이 둔팅아 "
" 뭐 이자식아 ? 왜 뜬금없이… "
" 푸핫, 너 진짜 연애 처음이구나. 연애를 글로도 안배웠구만 "
" …이게, 그래. 너 연애 엄청 많이 해봐서 좋겠다. 은근 아픈구석을 콕콕 잘 찌른다니까 "
자기 이쁜 여자친구 많다고 자랑하는거야 뭐야, 나는 단지 배드민턴을 하느라 여자친구를 못 사귄거야, 그렇고 말고… 사람이 신중함이 있어야지. 꼭 여자친구가 있었다고
좋은건 아니야. 조금 암울해져오는 현실에 밝은척하며 자기합리화를 하곤 끄덕여지지 않는 고개를 일부로 끄덕이는데, 기성용의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원래 커플들 끼리는 커플티도 맞추고 그러잖아, 근데 우리는 그게 힘드니깐 그냥 커플 핸드폰 이런걸로 대신 하자는 그런 말이지. 아, 그런거였어 ? 민망하다, 나혼자
괜히 찔려서 난리친거네. 난 정말 글로도 연애를 못배웠나보다. 정말 배드민턴이랑 연애한건가…. 기성용은 이런 사소한것도 신경써주는데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느라 바빠서
연애에 너무 소홀했던것 같다. 뭐, 커플 핸드폰 . 하면 되지. 그래, 내일 같이 핸드폰 사자. 웃으며 말하는 내 목소리에 가라앉았던 기성용의 목소리가 다시 밝아졌다.
" 진짜 ? "
" 응, 진짜. 하지 뭐 "
" 아싸, 맨날 연락해도되지 ? "
" … 음, 그래 뭐. 바쁠때 아님 꼬박꼬박 답장할게. "
아싸, 그래. 약속한거다. 밝은 목소리로 내게 묻는 기성용에게 보이진 않겠지만,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런 사소한걸로도 기분 좋아질수 있는데, 이제는 신경 좀 많이
써야겠네. 기분 좋게하는 기성용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데, 부엌쪽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대야, 밥 먹어. 아, 맞다. 밥을 까먹을뻔했네.
성용아, 나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시네. 내 목소리에 기성용을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 배고프겠다 너, 가서 빨리 밥먹어.
" 가서 밥 먹어 "
" 그래야겠다, "
" 그럼 내일보자, 2시쯤에 시간되지 ? "
" 응 , 그럼 내일 어차피 가야할꺼 너네집 앞 공원으로 갈게 "
" 알았어. 얼음찜질 꼭 하고 자고 내 꿈꿔 "
몰라, 넌 내 꿈 꾸든지 말던지…. 이런 낯간지러운 말은 아직 적응이 안되서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튀어나간다. 아, 이용대. 여기서 또 분위기 깨고 있네…. 그래도 무척 기분이
좋은 기성용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니 꿈 꿔야지, 그럼 잘자고 내일 보자. 응, 내일 보자. 기성용과의 전화를 끊고선 거울을 봤더니, 얼굴을 달아올라가지고
입꼬리는 바보같이 헤실헤실 거린다. 좀 민망하다, 솔직히. 발개진 얼굴을 차가운 손으로 대충 식히고는 웃으며 부엌으로 갔더니 웃는 내 모습에 밥을 드시던 엄마도 덩달아
웃으시며 말했다. 웃는 소리 들리던데, 성용이랑 화해했나봐.
" 화해는 아니고 …뭐, 비슷한 거에요 "
" 그래도 다행이네, 기분 좀 나아진거 같아서 , 앉아서 밥 먹어. "
" 네, 잘 먹겠습니다 "
이미 내 자리에 차려진 밥과 국을 흘끗 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가득인데 머릿속에서는 기성용의 모습만 떠올랐다. 아, 어떡해. 밥 먹어야 되는데.
볼을 툭툭 치고 최대한 정신을 차려서, 입에 밥을 넣었는데 너무 웃기다. 나도 내가 왜 웃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웃음이 나온다. 그런 내 모습에 어이없어서 한번 더 웃고,
입에 맨밥을 쑤셔넣고선 우물우물 거리는데 멈춘지 알았던 웃음이 계속 나왔다. 입에 밥이 한가득이라 웃지도 못하는데, 웃음이 자꾸 튀어나가서 미치는지 알았다. 이대로
밥을 뿜는순간, 끝이겠지…. 행복하게 밥을 먹는 내 모습에 엄마는 젓가락을 내려 놓으시고선, 말했다.
" 뭐 좋은일 있어 ?"
" 그런건 아닌데 … 푸핫 "
" 좋은일 있었나 보네, 무슨 일인데 ? 응 ? "
웃으며 대답 하라는듯, 내 옆구리를 찌르는 엄마께 대답대신 환하게 웃어보였다. 대답 하고 싶은데, 제가 왜 웃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통화하고 목소리 듣는
것만해도 이렇게 설레고 기쁜건가봐요. 이러다가, 날 샐때까지 웃다가 웃음병 걸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
" 아 힘들어. 기성용 진짜 미안해. 일어났는데 낮 3시여서 … "
" 밤에 뭐하고 그렇게 늦게 일어났대, 괜찮아. 나도 방금 왔어 "
" … 방금 왔기는 "
아니, 어제 말이 씨가 되서 자꾸 웃음이 나오길래 웃고, 멈췄다가 또 웃고 하면서 결국엔 새벽 6시쯤에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까 낮 3시였다. 내 눈이 잘못된건가,
하고 다시 시계를 봤지만 원망스럽게도 정말 세시였다. 기성용에게 4시에 만나자고 문자를 하고는 그래도 명색에 데… 이트 인데 제대로 옷 입고 뛰어왔는데 , 역시 저질 체력
이었는지 4시 40분에 도착했다. 어떡해… 방금 왔다고 말했지만 땀을 이렇게 많이 흘리는데 집에 편안히 있다가 온 사람 꼴이냐, 이게. 공원도 햇빛 엄청 잘 들어오는데 하필
오늘 제일 더운날이라 고생 좀 했겠네. 늦었으면 화를 낼 만도 한데 웃으며 괜찮다고 하는 기성용에게 너무 미안해서 음료수를 꺼내서 주니까 덥긴 더웠는지 꿀꺽꿀꺽 잘도
마신다. 원샷할 기세네. 원래 땀이 많은 체질같은데 이 더운 날에 오죽했을까,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땀을 닦아주니까 좋다고 내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이거 무슨 키 차이
안 맞아서 몸 기울이는것도 아니고….무튼, 내가 너무 미안한 짓을 한거니까, 사람도 없겠다 손을 슬쩍 잡았더니 놀라서 날 쳐다보더니 기성용은 말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 보면 어때, "
" 와, 이용대 하루만에 이렇게 변했네 "
" 미안해서 이러는거니까, 조용히 있어. 나 맘 변하면 손 치운다 "
" 알았어, "
누가 볼까, 등뒤로 손을 빼서 살짝 잡았더니 좋다고 웃는다. 옛날엔 좀 무서웠는데 이런것도 계속 하다보니까 이제 무섭다기 보다는 스릴있고 재밌다. 한적하길래 기성용
손을 좀 더 꽉 잡고는 핸드폰 판매점으로 갔다. 와, 시원해. 역시 여름철 휴가는 버스 아님 가게에서 보내라던데. 시베리아 벌판에 온 느낌이다. 기성용도 만족했는지 에어컨쪽
으로 가서 바람을 맘껏 만끽하고 있었다. 못말린다니깐, 기성용을 두고 직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핸드폰 좀 보러 왔는데요,
" 음, 찾는거 있으세요 ? "
" 아니요, 그냥 보고 사려고요 "
" 아, 그럼 저 따라오세요. 여기 핸드폰 종류 많거든요 "
직원을 따라 간곳엔, 형형색색의 핸드폰이 나열되있었다. 기성용도 뭐가 있는지 궁금했던건지, 에어컨 앞에서 내 옆으로 와서는 핸드폰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저거 이쁘다.
기성용의 말에 기성용이 가리킨 핸드폰을 봤는데 진짜 이쁘다. 그냥 스마트폰 이었는데, 하얀색이라 깔끔하고 디자인도 이쁘고. 어때 ? 나를 쳐다보며 묻는 기성용의 말에
고개를 돌려 기성용을 쳐다보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따라 웃는다. 기성용, 안목 좀 있구만. 그런 우리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던 직원 한 분이 슬쩍 웃으며 말했다.
" 이거 요즘에 제일 잘 나가거든요 "
" 아…. 그래요 ? "
" 네, 커플분들이 많이 사가세요. 두분다 이걸로 하시겠어요 ? "
" 네, "
기성용 진짜 빠르다. 가게 들어오자 마자 사다니, 뭐 솔직히 여기 있는 핸드폰 중에서 저게 제일 나은거 같으니깐. 기성용의 거침없는 대답에 직원은 웃더니 여기 앉으세요,
하며 의자를 가르켰다. 나와 기성용은 의자에 앉아 직원분이 핸드폰의 기능등 사용방법을 설명해주시는걸 들었다. 기성용은 듣는 내내 핸드폰을 같은걸로 맞춰서 기분이 좋은
건지 실실 웃으며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저러다가 금방 닳겠네…. 나도 이런적은 처음이라 새롭고 재밌어서 웃으며 설명을 듣고 빠르게 핸드폰 개통을 하고는 대리점을
나섰다. 좋아 ? 웃으며 묻는 내 말에 기성용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신기하다, 핸드폰이 같으니까 더 잘 통할거 같은 그런 느낌이 물씬 든다.
" 이제 맨날 문자해야지, 너 잠 못자겠다 "
" 스팸메일로 해버린다 "
" 와, 이용대 아깐 꼬박꼬박 한다며 "
" 아, 알았어. 너랑 뭔 말을 못한다니깐 "
내 툴툴거리는 말투에 샐샐 웃으며 내 핸드폰을 가져다더니 뭔가를 열심히 만져댄다. 뭐하는데, 내 말에도 묵묵히 뭔가를 열심히 치더니 흐뭇하게 웃으며 핸드폰을 돌려줬다.
요리보고 저리봐도 뭐가 바뀐지 몰라서 멀뚱멀뚱 핸드폰만 쳐다보는데, 기성용은 웃으며 내게 말했다. 전화번호부 봐봐. 전화번호부를 보라는 기성용의 말에 들어갔더니,
헐. 이게 뭐야…. 자기 번호를 멋쟁이 성용오빠라고 저장해놨다. 오빠는 무슨, 내가 여자냐, 이자식아. 노려보며 말하자 너도 꼬우면 바꾸던지, 아니다 내가 바꿔줄게. 하며
자기 핸드폰에 뭘 또 열심히 치더니 내게 보여준다. 이쁜이 용대누나… 누나 ? 누나 ? 저 새끼가 진짜,
" 아, 바꾸라고 ! "
" 왜 , 누나 어울리구만 "
" 아, 진짜 기성용 ! 죽을래 ? 너가 안바꾸면 니 번호 내가 바꾸지 뭐 "
" 헐, 너 바꾸면 내가 다음 경기 있을때 경기장에서 소리지를거야. 이용대 사랑한다고 "
… 무섭다. 쟤는 장난이 장난 같지가 않고 너무 진지해서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저장한 내용 바꾸면 진짜 경기장에서 저 큰 목소리로 소리쳐댈거 같아서, 그런 짓을 할만한
애니까 알았어, 하고는 핸드폰을 껐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잘했어, 잘하긴 개뿔…. 나중에 너 몰래 번호랑 싹 다 지울거야. 그리곤 절대 핸드폰 안보여줘야지.
샐샐 웃으며 누나, 거리는 기성용이 아니꼬운데 뭐라 말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곤 묵묵히 앞으로 걸어가는데 기성용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 이용대 잠시만 감독님이셔.
" 너 핸드폰 바꿨냐 ? "
" 네, 그대신 번호는 안 바꼈잖아요. 근데 왜요 ? "
" 지금 선수촌으로와, 경기 준비 해야지 "
" 아, 감독님 지금은 진짜, 아 안되요. 중요한 약속이…. "
" 축구선수한테 중요한게 경기지 뭐가 있어. 잔말 말고 얼른 와 "
아 … 감독님 . 나를 쳐다보며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는 기성용에게 웃으며 말했다. 가봐, 조금 서운하긴 한데 그래도 감독님 말씀처럼 중요한게 경기지, 나랑은 또 데이트
할수있는거고. 내 말에 한숨을 푹 쉬던 기성용은 감독님과의 말싸움에서 졌는지 어깨가 축 늘어져선 전화를 끊었다. 이용대 어떡하지, 미안해. 미안하긴, 괜찮아. 어쩔수 없지
웃으며 말하는 내 모습에 미안한건지, 잔뜩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물에 젖은 강아지도 아니고 …. 얼른 가봐, 선수들이랑 같이 연습하려면 가봐야지.
" 너 어떡해 "
" 어떡하긴, 어차피 나도 곧 약속있어서 괜찮아 "
" 누구랑 ? "
" 어? 그게, 음. 어 ! 친구랑 , 하하 "
" 그래 ? 그럼 불행중 다행이네. "
기성용도 정신이 없긴 없는지, 당황스러운 내 표정에도 그냥 넘어간다. 다행이다. 여기서 질질 끌었음 엄청난 위기가 올뻔했는데…. 발걸음이 안 떼어지는지 한발자국 갔다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기성용의 등을 밀며 말했다. 얼른 가, 내일 보면 되지. 슬쩍 웃으며 말하는 나를 지그시 쳐다보던 기성용은 말했다. 내일 우리집…올거야 ? 음. 가야겠지.
물론 지금 어머님 만나러 가지만 가족이 어머님 빼고 상아씨와 아버님도 계시니깐. 가서 당당하게 말씀 드려야지, 우리 믿어달라고. 그것만 부탁한다고.
" 응 , 내일 가야지 "
" … 괜찮겠어 ? "
" 응, 어차피 겪어야 하는건데. 좀 무리인거 같지만 내일 너네집 갔다가 우리집 가자 "
" 너네집 ? "
" 응, 너무 걱정마. 엄마가 너 때리면 내가 맞아줄게. "
웃으며 장난스러운 말을 내뱉는 내 모습에 기특하네 그런말도 하고, 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기성용의 등을 쓸어주곤 말했다. 진짜 가봐, 나도 슬슬 약속장소 가야겠다.
내 말에 시계를 확인하던 기성용은 손을 흔들며 멀어졌다. 무슨일 생기면 연락해, 알았지, 라고 말하면서. 나 잘할수 있겠지. 멀어지는 기성용의 뒷모습을 쳐다보고는 시계를
보니 5시 45분이었다. 먼저 주문이랑 해놔야겠네. 다행히 기성용 집 쪽의 커피 전문점이라 그런지 5분만 걸으면 나오는거라 시간적인 여유도 있는것 같고, 그냥 걸어가야겠다.
하며 커피전문점쪽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는데, 내가 서있던 횡단보도 반대편에는 나와 기성용의 모습을 다 보신건지, 표정이 굳어있는 어머님이 서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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힁 31편에서 많은 독자님들이 제 걱정을 해주셔서 감동먹엇서여♡ 학교에서 피곤해서 좀 조..졸긴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맛에 글 쓰는거 같아영 ! 독자님들 다 천사인듯*^ㅇ^* 이제 첫만남이 2화정도 남았네여 ㅎㅎㅎ 솔직히 독자님들 반응도 그렇고 보면 사회에까지 알려지는건
무리인듯 싶네요 ㅠ.ㅠ 부모님은 이해해주신다고 쳐도 사회에 알려진다고 하면 심각한일이 많을텐데 첫만남 2화정도 남은 상태에서 그걸 다 풀어쓰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요 ㅠㅠ 그렇다고 시즌2에서까지 그런문제로 질질 끌고 싶지도 않구요 ! 뭐, 시즌2에서 할 내용이 없다면 고려해보긴 하겠지만요ㅋㅋ 우선 시즌1에선 안쓰려고
함니다.......싫어하시는건 아니져 ㅠㅠ? ㅠㅠㅠㅠㅠㅠㅠ달달한거 말고 좀더 갈등이 있었음 한다 하는 분들은 댓글에 남겨주세영^^^ 새드원하시는 분들도 댓글 주세영 !
아,글구 32화에 암호닉 내용까지 같이 쓰려고 했으나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것 같아서 우선 32편 보여드리고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명단이랑 그 외의 공지사항 알려드릴게요 ㅎㅎ 공지는 아마 오늘 새벽 아님 낮쯤에 쓸거같아영 ! 그럼 다들 굿밤 ^^!
글구 여기서 끊어서 죄송해요......뿌잉뿌잉 감자 먹으러 나가야되섴ㅋㅋㅋㅋㅋㅋㅋㅋ힁사랑해요
모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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