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디어 만났네."
나는, 처음으로 눈을 떳다.
내가 처음으로 본 건, 무척이나 기뻐하던 당신의 모습.
"난 너를 만든 사람이야."
나를 만든 장본인.
"이름은 김준면이고, 그냥 박사님이라 불러줘. 아참, 그리고"
조금은 들뜬 목소리.
"네 이름은 세훈이야."
...세훈.
그게 나의 이름이였다.
************************
"미안 미안. 늦잠 자버렸네... 많이 기다렸어?"
"사람에겐 수면이 필수라고 입력되있습니다."
"그래도...나 자는 동안 심심하지 않았어?"
"박사님, 저는 괜찮습니다."
나는 기쁨도 슬픔도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로봇인데. 당신은 어째서 나에게 감정을 물어보는 것일까?
"바깥바람은 정말 상쾌하구나... 정말인지, 요즘은 연구소에서 빠져나오질 못했으니..."
"일만 하지 말고, 운동도 하시고 밥도 꼬박 챙겨드십시오. 인간에겐 중요한 일이니."
"응...세훈아, 여기 어때? 좋지 않아? 바람도 좋고 으아 진짜 좋다!"
"관광지라면 이 곳보다 멋진 곳이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휴"
"박사님 혹시 몸이 안좋으십니까?"
"응? 아냐아냐, 괜찮아!"
"한숨을 쉬는건 안좋다고 입력되 있읍니다. 혹시 몸에 이상이 있거나 하신다면..."
내 입을 막는 박사님의 손길에, 나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나를 만들어낸 유능한 과학자.
나의 조물주, 혹은 나의 아버지.
"박사님, 오랫동안 바깥바람을 쐬면 몸에 안좋습니다.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에에... 연구소엔 칙칙한 기계들 밖에 없어서 들어가기 싫은데..."
"박사님, 저도 로봇입니다만."
"너는 인간같이 생겼잖아!! 그래서 사람이랑 있는거 같단 말이야."
"하지만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알아,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알아. 너는 사람에게 있는 감정이 없으니까, 아직은 로봇인거야."
"이해하지 못 하겠습니다."
"있잖아, 나는 너에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게 뭔지 알려주고 싶어."
"박사님, 저는 무슨말인지 못 알아듣겠습니다."
"차차 알게 될거야."
그는 나에게 항상 그랬듯이 웃어주기만 하였다.
"빨리 빨리!! 빨리 준비해 세훈아!"
"이 자료들은 다 정리하고 가야합니다."
"필요없어! 그냥 가자!"
내 팔을 잡고 나를 이끄는 그는 오늘 공원이라는 곳에 놀러간다고 말하였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자료들, 만들다만 발명품들... 이걸 정리한는게 먼저일텐데.
나는,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모든 인간들이 이런걸까?
"공원이란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곳이네요."
"그치... 저기봐 세훈아. 사람들이 다들 행복해보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봐서일까, 그는 나와 산책을 할때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공원의 사람들은 모두 웃고 있는 표정이였다.
뭐가 즐거운 걸까? 아니, 즐겁다라는건 뭐지?
"세훈아 나는 말야, 저 사람처럼 너를 웃게 만들거야."
"죄송하지만, 이해불가능 합니다."
"...지금은 몰라도 돼"
그는 가져온 사진기로 사람들의 표정을 찍었다. 이 풍경은 나에게 입력되어있는 평온이라는 걸까.
"...저기 말야, 세훈아. 혹시 너는 네가 왜 세훈인지 궁금한적없어?"
"한번도 그런 생각한적이 없습니다."
나는 태어날때 부터 세훈이라는 이름을 들었고, 나는 나의 이름이 세훈이라는 것에 궁금증을 두지 않았다.
"...사실은 말야, 세훈이란 이름은 내가 아주 좋아하던 사람의 이름이거든"
"좋아하던 사람말입니까?"
"응. 내가 진짜로 많이 좋아했어. 근데, 죽었어.4년 전에."
"그 사람은 저와 닮았습니까?"
"응.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 아이의 모습을 따서 만들었으니까."
"그립습니까?"
"응. 나는 그 애를 닮은 로봇을 만들 정도로, 그 애를 좋아했나봐."
"그게 저이고요."
"...그 애는 웃는 모습이 정말 잘생겼었어 그리고 가끔 울때도 귀여웠고"
그날 처음으로 당신이 우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태어났을때 부터 여태까지 본 적없었던 당신의 눈물.
당신은 왜 우는 거야?
"기쁨이란건 말야, 생각보다 간단해. 좋다고 느끼는게 곧 기쁨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전, 모르겠습니다."
"좋다는건 말야, 쉼게 말해서 네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거야"
"연구소 처럼 말입니까?"
"음... 난 연구소를 싫어하지만, 너 한텐 집이나 다름 없으니 그렇지"
"그럼 저는 박사님을 좋아하는 것인가요?"
내 질문에 당신은 놀란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항상 보여주는 웃음을 짓으며 그래. 라고 대답하였다.
"연구소에 돌아가면, 너에게 기쁨이란 감정을 만들어 줄거야. 좋다는 감정도"
"그 전에 하던 자료를 모두 마치고 실행해 주십시오."
"됐어, 그런건 나중에 해도 돼"
"박사님."
"아아아... 정말 싫다... 그럼 내 소원 하나 들어줄래?"
"딩연히 해야하는 건데 소원이라니 이상하군요."
"아 안들어 줄거면 자료들 다 갖다버리지 뭐. 안들어줄거야?"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나중에, 박사님이라고 부르지말고 준면이 형이라고 불러줄래?"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이유는 없어. 그냥, 응. 그냥 듣고 싶어서"
"박사님이 할 일을 다 마치신다면, 해드리도록 하죠."
**************************
당신은 끝내 나에게 기쁨이란 감정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웃을 수있게 되었고 사람의 감정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수있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웃었을때, 당신은 공원에 갔던날 처럼 슬픈 표정을 짓고 나를 껴안으며 아이같이 울었다.
그리고 당신은 하루에 한번씩, 날보며 하는 말이 생겼다.
"세훈아, 웃어줘."
"무슨 말을 듣고 웃으라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웃으면서 그 말하는게 웃긴다."
그는 내가 웃으면 같이 웃어주었다. 나도 그가 웃으면 좋았다.
좋다는 감정은 이런 것이구나. 가슴에서 올라오는 설명 할수 없는 벅차 오름.
그는 내가 정말 사람다워진 것 같다며 항상 짓는 미소를 지었다.
"세훈아. 소원은 언제 들어줄거야?"
"박사님은 왜 그렇게 그 호칭을 듣고 싶은 거죠?"
"박사님하니까 무슨 노인네 같잖아. 딱딱하다고"
"정말 그거 뿐입니까?"
"...이씨... 사실 세훈이가 나를 부를때 준면이 형~ 하고 불러줬단말이야"
"역시 그랬군요."
"그래! 그러니까 너도 나를 형이라고 불러봐! 얼굴도 키도 똑같으면서..이씨...내가 무슨 네 선생님이냐!"
"박사님이죠."
"어휴...너 사실은 나를 놀리는게 재밌는거지? 응? 그런거지? 이게... 진짜 오세훈하고 똑 닮았네!"
"저는 그 분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사실 감정을 가지기 시작 할때 부터, 나는 나에게 당신이 뭔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당신은 오세훈이라는 사람을 그리워해 나를 만들었고, 나를 보며 그 사람을 떠 올립니다.
당신은 나의 아버지. 조물주.
나에게 당신은 정말 그것 뿐일까요?
사실 나는 감정을 알아갈수록 두렵습니다.
내가 가져선 안될 감정을 가질 까봐, 나는 두렵습니다.
사실 오늘 루민픽을 쓸려했는데 세준픽이 갑자기 쓰고 싶어지네요.... 하하하하하......단편으로 쓸려고 생각한 소재중에 하나입니다. 즐겁게 봐주시고, Time is an illusion 은 내일이나 화요일날 오도록 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즐감하세요!!!!아참, 그리고 저는 구독료를 안 받을 생각입니다. 잘 쓰는 것도 아니고, 글도 짧은...☆★단편이고 그러니 그냥 댓글만 써주고 가세요.....^^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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