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구독료 없던 시절에 썼었던 글이니까 앞으로도 쭉 구독료 안받을거에요.
그리고 또 비회원 분들에게도 원래 노출되었던 글이었으니 회원전용으로 돌리는 일도 없을거에요!
다만, 현저히 느려진 진행속도로 인해서 얼마나 많이 연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답은 드릴 수 없네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전부 감사하고 전부 미안했습니다.
엑소가 컴백하면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엑소는 컴백을 이미 한참 전에 했는데 저는 컴백을 하지 못했었네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그동안 인티를 들어오지 못했다는 점, 꼭꼭 사과드립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제가 이미 기억 저편으로 흐려져버렸다면 또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제가 안고 가야할 책임인거겠죠?
음, 그래도 항상 엑소와 함께 했으니까요!:-0
앞으로 틈틈이 시간이 나는대로 찾아뵐테니까 우리 글잡에서 만나요!:^)
아 맞다, 오늘은 시간이 늦은 관계로, 조금만 써놓았던 낯설어진을 임시저장함에서 꺼내놓을게요!
흠, 얄밉게 프리뷰만 올려놓고 사라지는것 같네요.............핳핳핳
................마지막 편인 3편이 언제 나올거라 확답은 드릴 수 없으나 분명히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일은 없을거라고 약속 드립니다!;^)
3편 미리보기 |
-뭐라고 하셨어요, 작은할머니?
방금 저한테 뭐라고................................
준면은 정신이 아득해진다는 게 어떤 표현인지 그 순간에 깨달았어. 다섯번째 징어와의 만남, 맨 처음보다는 거리가 많이 좁혀져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징어와 형제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지.
첫번째 만남처럼, 행여나 오빠들의 손이 저에게 닿을까 경기를 일으키듯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오빠들의 도움도 받지 않았고 손도 타지 않는건 마찬가지였거든.
응, 마치 사이에 벽이 있는데 까치발만 들면 그 벽 너머가 보일것만 같은데, 막상 들어보면 그 위로 벽이 계속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다섯번째의 만남이 찾아왔던 만큼, 여섯번째의 이별이 또 다가왔었지. 아마 이걸 백번 천번 반복하더라도 절대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어. 당연히 익숙해질리가 없는 이별이지. 솔직히, 살아있는 가족끼리 몇주에 한번씩 만났다가 헤어지는 게, 어디 그렇게 익숙해질만한 일인가?
그렇게 그동안 단 한번도 익숙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익숙해지지 않은, 차에 징어를 태우던 순간까지도 단 1초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생이별을 했는데. 내 동생이 멀쩡한 모습으로 차에 오르는 것 까지 지켜봤는데, 그랬는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한 막내동생이 저와 형제들에게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어보이는 것 까지 똑똑히 봤는데.
준면은 제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어. 정신이 저 멀리로 이미 날아가버린 것 같았어. 이럴때는 침착해야한다고 그랬는데, 그게 막상 내 일이 되고보니 침착은 무슨.
뒤에서 형제들이 무슨 통화냐며, 징어가 집에 다시 오고 싶데? 하는 둥의 물음을 던지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준면이는 차마 돌아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거든. 자기도 믿고싶지 않은 이 말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
처음에는 휴대전화 액정에 뜨는 작은 할머니란 글씨에 준면이는 이토록 가슴이 철렁할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소식을 주고 받는 사이도 아니였기에, 준면이는 출발한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걸려온 전화에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며 전화를 받을 수 밖에 없었어.
혹시나 제동생이 작은 할머니댁으로 돌아가다가 오빠들이 보고싶다고 울면서 보채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되었고,
근데 뜻밖에 준면이의 귓가를 때린 이야기는,
분명히 멀쩡한 모습으로 차에 오르는 것 까지 봤는데도,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동생이 없어졌다고. 꿈에 자꾸만 나와서 눈을 감아도 눈에 밟히는 듯한 하나뿐인 제 여동생이 없어졌다고. 악몽에서나 일어날 듯한 끔찍한 이야기였거든.
-얌전히 앉아있던 애가 신호에 걸린 사이에 갑자기 차문을 열고 뛰쳐나갔어, 급하게 기사 아저씨가 따라 내려서 쫓아갔는데도 놓쳐버렸구나.
준면이는 확실한 작은 할머니의 확인 사살에 멍해져버리는 정신을 간신히 붙들고 있었지. 진정을 하려 속으로 심호흡을 하면서, 떨리는 손도 진정시켜 보려 했지만 쉽진 않아. 막말로, 제 새끼를 잃어버린거나 다름없는데, 평정을 유지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지금 OO구역 경찰 분들과 찾고 있는 중이란다. 네가 걱정할까봐 얘기 하지 않으려 했다만, 그래도 알고있기는 해야할 것 같ㅇ...
-지금 그걸 말씀이라고 하시는거에요?!!
마치, 오늘 저녁은 뭐먹을래와도 같은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는 것 마냥, 가볍게 들리는 작은할머니의 말씀에 결국 준면이 버럭 고함을 지르며 말을 중간에 잘라버렸어.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준면이기에, 덩달아 준면의 통화를 엿듣기 위해 모여들었던 형제들이 깜짝 놀라 움찔 몸을 떨어댔지. 준면이가 이렇게 화가 나서 씩씩 몸을 들썩거리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하다.
-알고 있기는 해야할 것 같다고요?! 당연히, 당연히 알고있어야 하는거 아니에요? 정말 그걸 말씀이라고 지금 그렇게 하시는거에요?!!!
준면이가 결국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며 소리쳤고, 형제들은 낯선 준면이의 모습에 영문을 몰라하며 준면이 눈치만 살피며 우왕좌왕하고 있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다른 형제들은, 준면이형이 저렇게 대들었다가 징어를 못만나게 하면 어쩌지 라는 불안함을 갖고 있었지. 준면이형이 어쩌자고 저렇게 작은할머니에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대드는걸까, 이러다가 작은할머니가 화나셔서 우리 막내 못만나게 하면 어떡하지.
아무튼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 마음을 조마조마 조리고 있는데, 준면이의 입에서
-지금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 한번도, 단 한번도.....가본 적 없는 동네에서 없어졌다는데 제가 어떻게 침착할 수 있는데요?! .....제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침착할 수가 있다는거에요......
준면이는 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미는 느낌에 입에서 터져나오는대로 소리를 내뱉었다가, 막내가 없어졌다는 말을 제입으로 내뱉는 순간, 절망감이라는 걸 정말 몸서리치게 느껴버렸어.
그래, 발밑의 땅이 꺼져버린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하나는 확실히 알겠더라. 제 입으로 지금 상황을 인정하는 말을 하면서부터, 절망감이라는 게 이토록 무겁고 힘든 감정이었구나 싶었지.
준면이가 내뱉어버린 말에, 백현이와 찬열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버렸어. 분명히 준면이가 무슨 말을 한건지는 똑똑히 들었는데, 준면이의 말 자체는 알아들었으나 이 거지같은 상황을 받아드릴 수 가 없는거야.
지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지,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한테 마지못해 손을 흔들어줬던 막내동생인데.
백현이랑 찬열이는 마치 만화에서나 그럴것처럼 누군가 자기들의 머리를 커다란 망치로 후려갈긴건 아닐까 생각할 만큼 벙쪄버린 상태였어. 지금 도대체 우리 형이 작은 할머니와 무슨 통화를 하고 있는건지 싶더라.
경수 역시도 대충 준면이가 한 말로 이해되는 상황에 놀라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쿵쾅거리고 있으면서도 애써, "형, 징어 없어졌데?" 하고 자신을 말간 눈으로 올려다보는 세훈의 양 귀를 손바닥을 덮어 막아주며 끌어안았어. 세훈이한테는 아니라고, 그런거 아니라며 세훈이의 등을 제법 듬직한 손으로 토닥토닥거리고는 있었지만, 이게 지금 세훈이를 안심시키는건지, 아니면 손끝이 점점 떨려오는 제 자신을 안심시키고자 하는건지 알 수 가 없었지.
-그,그게 무슨 소리야, 형?.... 아니지? -아까만 해도 잘 간 애가 왜 없어져, 응?
믿을 수 없다는 듯, 믿기 싫다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으며 묻는 찬열과 백현이가 준면이의 팔을 불안한 손길로 움켜잡았어.
제법 덩치가 자라난 백현이와 찬열이를 보면서 맨날 준면이는 이제 다 컸다고 형한테 기대거나 할 필요 없겠다고 웃으며 말 하곤 했는데, 지금처럼 어쩔줄 몰라하는 불안한 눈빛을 하고 있는 제 동생들을 보고있자니 그래 아직도 이렇게 어린 애들인데, 하는 생각과 ....그런 애들보다도 어린 막내한테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던거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어.
의젓하고 듬직한 백현이와 찬열이도 이렇게 힘들때면 저에게 기대는데, 우리 막내는 힘들때는 누구한테 기댔어야 했을까
아까는 막내의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면, 지금은 다들 막내가 없어졌다는 이야기에 불안함과 걱정으로 이제는 눈가에 눈물마저 그렁그렁 맺혀있었어.
그런 동생들을 바라보며, 준면이는 순간 이성을 잃고 현재의 절망적인 상황을 입밖으로 내어 버린 자신이 몹시나 원망스러웠지만, 지금 준면이가 느끼고 있는 절망감을 지금 어디다가 풀 방법도 없었지, 그렇다고 지금 제 눈 앞에 마법처럼 막내가 뿅!하고 나타나줄 수 있는 일도 절대 일어날 리 없었고 말이야.
-그렇게 말씀하시는거 아니에요, 정말! 저희가 언제 저희 먹고 살기 힘들다고 징어를 버렸는데요!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
금세, 막내가 없어져서 마찬가지로 불안하고 걱정이 되시는 데다가 어쨋든 막내의 보호자였던 당신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작은 할머니도 그만 판단이 흐려지신거야, 당신의 어깨에 순식간에 내려앉은 책임감이라는게 몹시 무겁기도 하셨겠지.
그래서 결국, 너징어를 키우기 힘들다고 형제들이 작은할머니께 너징어를 떠맡긴 꼴로 이야기가 변질되어 갔지.
뭐, 먼 핏줄이라고는 하나, 작은할머니라고 하신들 없어진 막내가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였거든. 형제들과 다를 것 없이 발이 절로 동동 굴러지고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는데, 당신께서 온전히 그 짊을 어깨에 홀로 짊어지시기에는 너무 버거웠던거겠지.
지금 중요한건 이게 아닌데, 누가 징어를 떠맡겼건 강제로 데려갔건 그게 지금 중요한게 아닌데. 막내를 버리고 싶어서 버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서 그렇게 되었건 지금은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닌데.
준면이는 끝이 나지않을것 같은 실랑이에 결국, 중간에 작은 할머니의 말을 잘라 끊으면서,
-다 됐고, 우리 막내 잃어버린 장소나 얘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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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이것마저 대군쀼 코어임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