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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요. ” 

 

“ .. 여섯시야? ” 

 

“ 네. ” 

 

 

 

부스스해진 머리가 무게조차 가벼워서 허전함이 느껴질때쯤 눈을 제대로 뜨기도전에 아이가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침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갔고 방에서 나왔다.아이가 이끄는대로 부엌에 와서는 식탁에 마주앉았다.식탁위에는 가운데에 찌개 하나를 두었고,수저 두개,접시 두개,낯설기만했다.화장실에 들어가보면 칫솔두개,아이가 쓰는 레몬향 바디워시도 있다.나말고 또 다른 존재,아이와 한집에 산다는것은,내 집에 둘이 산다는것은... ... . 

 

 

 

“ 오늘,회사... 언제,끝이에요? ” 

 

“ 글쎄, 또 회식자리가 생기면 그땐 나도 얄짤없을것같아. 그래도 최대한 일찍 올게. ” 

 

“ 아니,안그래요. 괜찮아요. ” 

 

“ 아냐. 나는 회사에서도 항상 네 생각뿐인데. 회사사람들 적당히 눈치만보다가 나혼자 빠져나오면되니까. ” 

 

 

 

말은 제법 늘었고 대화도 길어진 편이었다.아예 의사소통도 불가능했던 지난 날보다는 훨씬 좋은것이였다.여전히 안절부절,눈동자가 흔들리고있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팔을 뻗어 아이의 얌전한 앞머리를 쓰다듬었다. 

 

 

 

“ 괜찮대도. ” 

 

“ ... ... . 밥,먹어요. ” 

 

“ 응. ” 

 

“ 물,먹어요. 체할라... ... . ” 

 

 

 

아이는 식사를 할때 밥그릇에 얼굴을 묻는 버릇이 있어서 체하기라도할까봐 먼저 내가 물을 건내면서 했던말이 체할라,였었다.내게 들었던 말도 금방 배우고 써먹을 줄은 알았지만,내가 말했던 그대로 옮겨말할 줄이야.늘 봐왔던 아이였지만 역시나 귀엽다. 

 

 

 

“ ‘ 물 마셔요. ’ 물은 마시는거야. ” 

 

“ 네... . 물.. 마셔요... ... . ” 

 

 

 

같은 말을 반복하고 머리에 되새기는 아이가 꽤나 영특해보였다.한번 더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고,식사를 마친뒤 욕실로 향했다.가르치고싶진않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내게 배웠던 집안일을 아이가 다 팔걷고 나서서 해왔다.내가 욕실에서 샤워를 하며 씻고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에,아이는 침대의 이불을 정리하고 집에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나 못지않게 바쁠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계속 내 집에만 가둘생각은 없었다.회사에서 황금같은 휴가를 받거나,주말이되거나 시간의 여유가 생길때 밖으로 나들이를 가곤하였다.외식을 간다거나 마트에서 같이 장을 본다거나 시내를 걸어다닌거나... ... .아이에게 구경시켜주고싶은것,보여주고싶은것,먹여주고싶은것,입혀주고싶은것,매우 많아서 넘쳐흐를 지경이였다.오늘은 월요일,일주일의 시작이니 아직 주말은 멀었다.토요일이 기다려지고,애가 많이 타고 힘들 하루가 될것같다. 

 

 

 

모든것이 낯설었다.혼자 살던 내 집에 아이가 같이 산다는것은... ... . 

 

혹여 아이가 네발 달린 동물이거나 꼬리가 달린 강아지 한마리라 하여도... ... . 

 

 

 

 

 

 

 

 

 

New beautiful 

 

나쁘진 않아 

 

 

 

 

 

 

 

 

 

 

 

 

생전에 딱 세번을 야근을 해봤었다.그날도 여느 때와 상관없이 야근이 끝나고 차를 이끌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였다. 

 

 

 

 

 

 

야근을 하고 눈꺼풀이 잔뜩 낀 눈을 벅벅 비벼댔다.온 몸이 뻐근하고 피곤했지만 팔만은 멀쩡히 운전대를 돌려가며 안전운행은 하고있었다.눈앞으로 집이 보였고 막 도착하려던참이였다.속도를 조금만 더 내려고하였다,라이터에 반사되어 빛나는 형체를 발견하기전까지는 말이다.이런게 반사신경이란것일까,재빨리 브레이커를 밟았다.하지만 이미 늦은것이였다.툭,작지만 결국엔 차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차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을땐 어둠속에 파묻힌 사람,아니 대자 모양으로 바닥에 뻗은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다.개를 사람으로 착각하다니,나 스스로도 의아했다.이 동네에는 24시간 동물병원은 물론이고,애완용품가게도 없었다.그래서 내 뇌리에 번뜩 스친건,바로 내 발 앞의 집이였다.들어가자,이 뻗은 강아지도 데리고. 

 

어두웠던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불을 환히 켰다.소파에 아무렇게나 내 정장 자켓을 벗어던졌고,강아지를 안아들고 얇은 방석위로 조심스럽게 놓아주었다.강아지는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었지만 배가 크게 부풀어올랐다 낮아졌다.숨은 붙었으니 살아있고,강아지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꼬리와 귀도 들쳐보았고 눈옆으로 작은 생채기 하나만 있었다.구급상자안에서 아이오딘 소독약을 꺼내었고 아주 소량만 상처 위로 발라주었다.그리고 상처를 건들여 따갑지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살구색 반창고를 붙여주었다.하나밖에 남질않았던 반창고라서 빈껍데기의 종이상자는 쓰레기통으로 던졌다.욕실로 걸음을 옮겼고,그제서야 나도 숨을 돌렸다.얌전히 누워있는 강아지,아침이 되면 당장 차를 타서 옆동네 동물가게에 데려갈것이다.피곤하니까 서둘러 씻고 자야겠다. 

 

 

 

아침이 왔지만 나는 동물병원을 찾아가지않았다.바쁜것도아니였다.아주 잠시 차를 타고 몇십분을 달리기만하면되는것이였으니까.하지만 한순간에 내 생각을 뒤집어엎었던것은,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다있을까싶은 놀라운 광경을 보게된것이였다. 

 

잠에서 깨고 방에서 거실로 걸어나왔다.방석 위에 있어야 할 강아지는 없었고,왠 아이가 앉아있었다.나와 눈이 마주쳤다.얼른 아이의 얼굴과 몸 전체를 살펴보았다.내 키만한 길이의 수건을 두르고 그 안엔 알몸을 하고있는 아이였다.알 수 없는,처음보는 얼굴을 하고선 말이다.눈옆으로는 내가 어젯밤에 만졌었던 살색 반창고였다.마지막으로 남아서 썼었던,그것도 어제 다친 강아지한테 붙여주었었던,그 살색 반창고였단 말이다.우선 아이를 지나치고 욕실로 들어갔다.얼굴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열나게 세수를 하였다.그리고 얼굴에 흐르는 물기도 닦지않은채 욕실에 나왔다.다시 아이라는것이 확인되자 나는 온 정신이 멍해졌다.뭐지,뭘까,쟤는 강아지?아니면 사람?설마 강아지로 변신하는 인간?엄청난 혼란을 겪게되었다.호기심에 가득차서 나를 올려다보는 아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나는 심난했었다. 

 

침착하자,앞으로 출근준비도 해야했었다.어쩔줄몰라 헤매는 우스운 꼴을 하는것과도 같았다.아깝게 시간을 낭비해야할 필요도 없었다.아이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섰다. 

 

 

 

“ 너 누구야? ” 

 

“ ... ... . ” 

 

“ 뭐하는 애야? 아니, 사람이긴 한거야? ” 

 

 

 

아이가 고개가 세로로 흔들렸다.그것을 보고 아이가 꾸벅꾸벅 조는것인지 내 물음에 대답을 하는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다.그저 고개가 힘없이 흔들린거일 수도있었다. 

 

 

 

“ 이름은? ” 

 

“ .. 도... ... . ” 

 

“ 도? 이름이 도야? ” 

 

 

 

아이는 또 다시 말이 없어졌다.굳게 닫혀버린 아이의 입술이 얄밉기도하였다.대화가 수월하게 오가지않으니까 나는 답답하기만했다.도,이름이 한글자일리가 없을테니 분명 성일것이다.나는 대충 짐작하고,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 얘야, 너 여기서 계속 있었던거야? ” 

 

“ .. 으... ... . ” 

 

“ 응이라고? 그럼 네가 그 강아지란 말이야? ” 

 

 

 

나는 그새 참지못하고 아이의 어깨를 붙잡았다.목소리도 너무 큰탓이였을까,아이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겁에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결코 내게서 시선을 떼지않고,굉장히 신경이 예민한 편이것같았다.나는 손에 힘을 풀고 부드럽게 어깨를 쓸어주었다.아이를 다독여주고 긴장을 늦출 수 있도록 도왔다. 

 

 

 

“ 괜찮아, 괜찮을꺼야... ... . ” 

 

 

 

네가 괜찮다면 나도 괜찮을것같았다.아이를 당장 내쫓을 마음도 없었다.먼저 아이의 상처가 눈에 띄었다.다시 약을 덧발라주거나 반창고는 이제그만 떼내어야했다.아이의 상처의 손이 닿는 순간,작은 몸이 내게 쓰러졌다.뜨거운 이마가 내 어깨에 닿였고,허리를 바짝 끌어당겨 안았다.엉덩이를 한손에 받쳐서 아이를 들어올렸고,내 발로 방문을 밀어내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의 몸을 침대 위로 내려두었다.아이의 어깨에 둘러져있던 긴 수건은 흘려내려서는 아이의 나체가 훤히 드러나게되었다.추위에 떨기라도 할까봐,얼른 이불을 끌어서 아이에게 덮어주었다.아이의 긴 앞머리를 비집고 이마에 손바닥을 대었다.미열이 있어서 뜨겁게 느껴졌던것이였다.아이가 푹쉰다면 충분히 나을 수도 있을것같았다.여태 무엇을 먹고 어디서 살았을지는,아이의 몸이 말해주는것같았다.잠깐 본것이였지만 눈을 찡그리게될정도로 아이의 몸은 매우여위었다.하마터면 아이를 내쫓아서 나는 천하의 나쁜놈이 될 뻔한것이였다.모두가 똑같이 보살핌과 사랑을 받기위해태어나고 작고 아름다운 생명 하나가 내 침대위에서 새근새근 잠에 빠져있다.나는 아이를 지긋이 내려다보았다. 

 

 

 

“ 이름은... . ” 

 

 

 

도... . 디오... . 

 

그래, 도디오가 좋겠다. 

 

 

 

 

 

 

[ 번외는 반응연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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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우리경수가개였다니!!!아니!!!니니설렌다ㅏㅜㅠㅠㅠㅠㅠ
10년 전
에브리띵
ㅎㅎㅎ저도 매일매일 설렌답니다ㅎㅎ도됴는 제겐 너무 사랑스러운존재라♥
10년 전
독자2
헐 상상된디 이런 소재 좋다..도디오ㅋㅋ니니 이름 잘 짓네
10년 전
에브리띵
ㅋㅋ네 댓 감사드립니당ㅎㅎ^♥^
10년 전
독자3
헐귀야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기한소재..신알신하고가요^&!
10년 전
에브리띵
진심으로 감사합니당^♥^
10년 전
독자4
잘보구가요ㅎㅎ
10년 전
에브리띵
네넵!!!!감사합니당ㅜㅜㅜ^♥^
10년 전
독자5
도디오ㅠㅠㅠㅠㅠ사랑해요 도디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중에 말티즈는 말티즈다. 라는 명언이 떠오르네요ㅎㅎㅎㅎㅎㅎㅎ카디행쇼
10년 전
에브리띵
오옹.,그렇쿤용!!!! 넵 댓 감사드립니당// 카디만만세!행쇼!
10년 전
독자6
허류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에브리띵
댓감사합니당!
10년 전
독자7
아아등ㅁ펴누으아유유우으앙
10년 전
에브리띵
감사합니다!!!ㅋㅋㅎ
10년 전
독자8
우왘 ㅠㅜㅜㅜ너무 귀여워요 잘 읽고 갑니다
10년 전
에브리띵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당ㅎㅎ
10년 전
독자9
꺄아아아앙 반인반수닿ㅎㅎㅎ아조타 진심 카디완전짱저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ㅡ응아아ㅏ아아아아탕아ㅏ앙귀여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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