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첫 날부터 수업이라니 ( 부제 : 틴트가 뭐야? ) “들었어? 우리 담임 훈훈한 남자쌤이래!” “구라면 명치 5대.” “아, 진짜거든!” 어느새 친해진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훈훈한 남자라는 박보영의 말에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올랐다. “담임 선생님이랑 불가능한 사랑에 빠지면 어쩌지?” “김칫국 한 뚝배기 하실레예?” “닥쳐라, 김종인….” 잘 지내보자는 백현이의 말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은 딱 셋이었다. 김종인, 오세훈, 김종대. 아직 1교시가 시작도 안 됐는데 벌써 이렇게 견적 나오니 말 다했지. 그나마 다행인건 김종인이나 김종대가 아닌 백현이가 내 짝인거다. 경수는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던 이재환이란 애와 같이 앉아버리고.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자 친구들이 있기 전에 선뜻 나와 앉겠다 했던 백현이기에 친구들이 생겨도 자리를 옮기지 못 했다. 뭐, 별로 옮기고픈 생각도 없었고. 흐흐- 1교시는 담임 시간이었기에 모처럼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들었다. 그래도 훈훈한 담임인데 죽어있는 입술 색을 하고 맞이할 수는 없지. 자연스럽게 손에 딸려 오는 틴트를 열어제끼고 입술을 들이밀었다. 정성스럽게 바르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뚜껑을 닫으려는데, 목소리에서 빛이 나는 듯한 백현이가 물었다. “그게 뭐야?” “아, 이거? 틴트.” “그거 바르면 네 입술처럼 돼?” “어어….” 네 입술처럼 되냐고? 너무 빨갛게 칠했나? 아닌데…. 별로 안 예뻐보이나? 뭔가 말이 좀 이상하단 말이지. 백현이의 물음에 괜히 신경이 쓰여서 손가락으로 입술을 매만지는데, 백현이가 웃으며 내 손을 잡아내렸다. “예뻐.” “뭐?!” “예쁘다고. 네 입술색.” 아아…백현이 얼굴에선 항상 알게모르게 빛이 난단 말이야…. 뭘 그리 놀라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백현이에게 어색하게 웃어주니 뒤에서 김종인이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 설마 변백현이 ㄴ…” “닥치라고, 김종인!!” “악, 시발!” 주저없이 손에 들고 있던 거울을 놈의 면상에 집어던졌다. 거울이 손에서 떠나가는 순간 나도 놀랐지만, 떽떽 거리는 김종인 덕분에 미안함은 사라졌다. 깨져서 유리가 제 잘생긴 얼굴에 박히면 어쩔뻔 했냐며 소리를 지르는데 웃기지도 않았다. 거울 던지는 여자는 처음 봤다며 박장대소하는 김종대를 김종인이 찰지게 패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까지도 말똥말똥 나를 주시하던 백현이는 다시 내 손을 잡아왔다. 배, 백현아. 미안한데 우리 이러면 안 돼…. 우리 오빠가 보면 너 죽을 수도 있고 옆 반엔 날 좋아하는 찬열이가…. “나도 발라줘.” “틴트?” 고개를 끄덕인 백현이가 이내 입술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헐. 어머니! 이 포즈는…키, 키스할 때…. 몸이 자꾸만 앞으로 튕겨져나가는 것 같다. 다 차려진 밥상에 눈 딱 감고 미친년 짓 한 번 하면…영원히 미친년으로 살게 되겠지. 관두자. 계속 잡은 손을 놓지 않는 백현이 때문에 틴트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간신히 백현이의 입술에 틴트를 착지시켜놓고도 쉽게 움직이지 못 했다. 시발, 이게 뭐라고! 왜 이 플라스틱 물체로 변백현의 입술이 느껴지는 건데! 왜 입술도 빛나는 건데! 그래, 난 씹변태였다.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아서 힘겹게 손을 움직였다. 남자애니까 나만큼 말고 조금만 발라야지. “다 됐어!” “예뻐?” “응. 나보다 예….” …비참해지니까 말하지 말자. 내가 던진 거울을 갖고 있던 건지, 달라는 백현이와 싫다는 김종인의 말싸움이 들려왔다.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드디어 종이 치며 앞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와, 앞에서 대기타고 계셨나. 한껏 꾸민 입술로 예쁘게 호선을 그리고 웃는 연습을 하며 앞 문을 주시했다. “안녕- 다들 반갑다.” “…아.” “푸하하핰ㅋㅋㅋㅋㅋㅋㅋ○○○ 담임이랑 연애한다더닠ㅋㅋㅋㅋㅋㅋㅋ” “아낰ㅋㅋㅋㅋㅋㅋ행쇼해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ntrol 비트 다운받았습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삭히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악에 가득찬 입을 쩍 벌리며 바라보는 보영이를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명치 대라, 빡뽀년아. 훈훈한 선생님은 사실이었으나 우리가 생각한 선생님이 아니었다. 하얗게 쇤 머리에 조금 반짝이는 두피, 인자하지만 주름진 얼굴. 20대 초중반의 훈남이 아니라 50대 중후반의 훈남이었다. 내가 엿먹은게 그리 웃긴지 배가 찢어질듯 웃는 깜종과 대학교를 어떻게 족쳐야 곱게 족쳤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했다. 그나저나 자꾸 밖에서 천둥이 친다. 번개는 안 쳐서 다행인가. 그리고 김종인이 자꾸 흐릿해졌다 선명해졌다를 반복한다. 아무래도 조만간 안과에 가봐야겠다. “우리 쌤 되게 좋아보이신다. 그치?” 나처럼 빨간 입술을 하고 해맑게 웃어보이는, 빛나는 백현이에겐 그저 동조해줬을 뿐이다. - - - - - 대학교가 웃을 때마다 치는 천둥번개와 순간이동 할락말락 웃음의 경계에서 힘든 조닌이. 그저 밝게 빛날 뿐인 백현이만 편하게 먹네욬ㅋㅋ 에피소드들은 거의 저와 주변 지인 실화를 각색했습니다! 오늘 또 한 번 글들고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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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