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너 치마가 좀 짧다? ( 부제 : 좋아요 ) “야, 너 오늘도 치마 안 늘였냐?” 아, 진짜 빡친다. 아침부터 오센의 잔소리라니. 옆 반인 주제에 왜 일찍부터 와서는 내 자리에 앉아서 떡하니 팔짱끼고 저러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내 치마가 똥꼬 치마라던지 허벅지 반절을 내놓는 것도 아니었다. 딱 무릎 위 5cm. 더도덜도 말고 정말 딱 그 정도였단 말이다. 교칙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선도부도 아니면서 오센은 며칠 전부터 날 치마로 갈궈댔다. 처음엔 이 놈이 날 좋아해서 고나리하는 건가 싶었는데 날이 지날수록 그건 아닌것 같았고. “내 치마 안 짧다고, 망할 놈아.” “존나 짧거든. 무릎 위로 올라간거 안 보이냐?” “미안, 눈이 사시라 안 보여.” 빈정거리며 대충 가방을 책상에 던져놓았다. 녹여버릴 듯 날 째려보는 놈의 시선을 맞추며 나도 지지 않을 세라 한껏 눈에 힘을 줬다. 진짜 늘이기 싫었다. 여기서 더 늘이면 무릎 덮개라고! 절대 안될 말이었다. 그리고 오센은 모순적이었다. “오호오-” “아, 음란 대마왕.” “음란이 아니라 남자의 본능이란 거다, 송충아.” 지는 자벌레같이 생긴게…! 내가 치마를 입으면 거의 무조건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게 하면서, 지나가는 여학생들의 치마가 펄럭이면 감탄을 금치 못 한다. 거기에 흥분하여 펄펄 뛰기라도 하면 나랑은 다르다는 말 뿐. 그래, 물론 걔네가 다리가 더 예쁘겠지만 나도 Only 치마만 입고 싶다고! 이까지 닦았음에도 남는 점심 시간에 거의 아지트처럼 되어버린 윗층 빈 영어교실에 앉아있었다. 사실 따가운 여학생들의 눈빛에 여기로 피신한 거였는데 꽃들까지 따라와버려서 여건대로 여기서 노는 거였지만. 준면이는 담임이 부른다며 내려갔고, 민석이와 종대는 잠 좀 자겠다며 교실로 내려갔다. 경수는 재환이랑 음악실에 놀러갔고, 찬열이와 종인이, 백현이는 음료수 내기를 하더니 매점으로 쌩하니 가버렸다. 남은 건 둘. 우리 둘. 뻔하고 뻔한 여기 루…. 이비아 랩을 하는 와중에도 치마 밑에 삐죽 튀어나온 체육복에 가슴이 쓰렸다. 내가 왜 이 새끼 말을 들으며 이러고 있어야되는거지. ……?! “맞아,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해?” “약했냐. 갑자기 뭐.” “나 이제 이거 안 입을 거야!” 내가 왜 이 놈 말을 듣는지 의문심이 듬과 함께 바로 패기 넘치게 속의 체육복을 벗어던졌다. 잔뜩 당황한 오센의 표정이 볼만했다. “야, 너 빨리 이거 입어!” “싫어! 울 시스콤 오빠도 이렇게까진 안 해, 답답아!” 바닥에 내버려진 체육복을 쥐어들고 버럭 소리치는 오센. 내가 왜! 어린애가 떼 쓰듯이 싫다고 발을 구르며 우는 소리를 냈다. 너 진짜 우리 오빠한테 일러버린다! 유치원생이나 할 법한 말을 속으로 꽁시랑대다가 문득 한 노래가 생각났다. 치맛단을 살짝 집는 내 손가락에 놀란 눈을 한 세훈이를 쳐다보며 악을 지르듯 노래를 부르며 치마를 살살 올렸다. “내 다릴 봐, 예쁘잖아- 짧은 치마 입었잖아-” 고작 1~2cm쯤 올라갔을 뿐인데도, 하지 말라고 소릴 지르며 세훈이가 손으로 눈을 가려버렸다. 나야말로 더 올릴 마음따윈 없었다. 냉큼 세훈이 앞에 쪼그려앉아서 그의 얼굴을 가린 손을 꼭 잡아내렸다. 저번에 경수처럼 붉어진 세훈이의 얼굴에 슬쩍 웃음도 나왔다. 짜식, 귀엽긴 개뿔 뭘 상상해서 얼굴이 빨갛냐? 엉? “나 체육복 입기 싫어, 세훈아아-” “아, 애교 부리지 말라고.” “왜에에에- 나 치마만 입을래. 솔직히 안 짧잖아. 내 다리 두꺼워서 그래? 살 뺄게! 그러니 제발 체육복은 이제 스탑….” 진짜 별의별 말을 다 하며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의 불쌍한 눈을 하고 세훈이를 올려다보았다. 멍하게 날 주시하던 오센은 이내 날 의자에 앉히더니 입을 열었다. “너 계단 올라갈 때 우리보다 먼저 올라가지마. 그리고 뒤에 남학생들 있으면 치마 잡고 올라와.” “야, 뭘 그렇게까지…” “시끄러. 거기서 더 줄이면 죽어, 진짜.” “더 줄일 마음도 없거든요?” 아주 밖에서 내가 미니스커트 입고 오면 내 다리를 작살낼 기세네. 멋진척 똥폼을 잡으며 체육복을 건네더니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는 문 쪽으로 발을 옮긴다. 네가 뭔데 내 치마에 관심이 많냐는 약간 가시돋친 내 물음에도 여전히 오센은 다른 애들이랑은 다르다는 이상한 말만 해댔다. “아, 너 그리고 아까 그 춤 추지 마라.” “시른뒈? 겁나게 연습해서 애들한테도 보여줄건뒈?” “존나 인중 백 대 맞기 전에 닥쳐라. 추면 그 유명한 시스콤 너희 오빠한테 일러버릴거임.” 헐. 저게 무슨. 초딩이세요? 그리고 네가 우리 오빠를 어떻게 알고 이르냐? 툴툴대다가는 아까 빨갛게 타오른 오센의 얼굴을 생각해내곤 우쭈쭈 하듯이 물었다. “왜. 나 좋아하냐?” “방탄소년단의 좋아요란 노래 좋더라.” “어쭈. 말 돌리냐?”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나와 영양가없는 얘기를 잇다가, 금세 긴 다리로 걸어가 문을 열어젖혔다. 말 돌리냐는 말에 대답이 없었으나 그러려니 했다. 대답이고 뭐고 세훈이 나가는 김에 같이 가려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오센이 다시 말했다. “노래 들어봐라. 좋다. 세후니의 추천곡.” “으웩- 세후니라니 미쳤나?” 혀를 내밀고 토하는 시늉을 하던 나를 보며 웃던 세훈이는 다시 한 마디 하고 날 기다려주지도 않은채 먼저 내려가버렸다. 매정한 자식. 다른 꽃들 같았으면 날 기다려줬을 텐데. 물론 김종인과 김종대, 김종 트리오 빼고. “근데 새끼가 말을 헷갈리게 하냐.” 마지막에 세훈이가 했던 ‘새삼스럽게 묻냐.’라는 말. 말 돌리냐는 물음에 새삼스럽다 한 건지 아님 미쳤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었는지. 둘 다 아니면 날 좋아하냐는 질문의 답이었을 지도 몰랐다. 아, 머리 아파. 잘 모르겠다. 워낙 눈치도 없고 연애도 못해본터라. 씁쓸하게 입을 다시며 빈 교실의 문을 닫았다. 뭐, 아니겠지. - - - - - ♥ 암호닉 ♥ 초콜렛 깜종워더 루루루 둉글둉글 사과 펑키첸 루느 사랑합니다! 새벽에 급히 써서 그런지 횡설수설하며 망한 기분…. 그나저나 다른 편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초능력이 보였는데 이번 편은 정말 안 썼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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