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프린트물 ( 부제 : 뒤통수 깨질뻔 ) “훈훈은 개뿌울….” 막 등교하여 반으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별 생각없이 교무실을 지나치다, 마침 나오는 담임에게 인사 한 번 하는데 붙잡혔다. 담임은 마침 잘 됐다며 다짜고짜 나를 위아래로 스캔했다. 마치 너 정도면 딱이구나! 하는 표정이라 찜찜함도 잠시. “○○아, 올라가면서 이것 좀 갖고 올라가주라. 오늘 1교시 때 나눠줄거거든.” 혼자 들고 갈 수 있겠냐며 물어놓고는 대답도 없이 다시 교무실로 들어가는 담임을 한껏 욕하며 어마어마하게 많은 프린트물이 담긴 상자를 들어보았다. “으허으악!” 기합도 소용없었다. 아, 진짜 우리 담임 짱시룸. 빡뽀는 아까 방금 일어났다고 징징댔고, 아는 친구라곤 꽃들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막 부릴 정도로 친하진 않은 어정쩡한 사이다. 그나마 편한 김종 트리오를 부를까 싶었지만 뭔가…그랬다. 에이씨, 그냥 질질 끌고라도…. “내가 들어줄게.” “어, 경수야!” 힘센 귀요미 경수다! 한 순간에 환하게 밝아지는 내 표정을 보며 경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라며 손을 휘저은 나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인 경수는 이내 상자를 거침없이 들어올렸다. “경수야, 그거 좀 무거울…” “아, 괜찮아.” “…텐데.” 마치 아무것도 들은게 없다는 듯한 태도에 헛웃음이 나왔다. 들어본 사람만 안다. 프린트물이 뭉치면 의외로 겁나 무겁다는 사실을. 벌어지는 입을 애써 다물고 냉큼 고맙다며 올라가려는데, 별안간 경수가 엄청난 악력으로 손목을 붙잡아왔다.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아차 싶은 표정으로 급히 손을 놓는데 얼굴이 빨갰다. “나 먼저 올라갈게, 뒤로 와.” “왜?” “너 치마.” 귀요미가 힘도 세고 배려심까지! 그저 베실베실 웃으며 알았다고 대답했다. 아무리 힘이 세도 좀 무거울텐데도 앓는 소리 없이 올라가는 경수의 뒷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래. 애들이 널 어좁이라고 놀리면 어때. 다른거에서 빠지는게 없잖니? 까짓거 어깨 운동으로 만들어버려! 는 키가 함정. 미안, 경수야. “어, 저거 떨어진다!” 상자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던 종이 하나가 복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내 머리 위로 사뿐히 날아가려는걸 잡음과 동시에 몸이 뒤로 기울어졌고, 마침 경수가 뒤를 돌았다. 정말 그 짧은 찰나에 경수는 들고 있던 상자를 놓고 내 손을 덥썩 잡고 끌어당겼다. 덕분에 프린트물의 상당량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괜찮아?!” “어, 응.” 막 경수 품에 안겨졌다거나 뽀뽀할 만큼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아직도 내 몸은 뒤로 기울어진 상태였고, 경수는 살짝 팔을 뻗어 날 잡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경수에게도 좀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됐다. 고맙다며 웃어보이곤 중심을 바로 잡으려는데 갑자기 경수의 얼굴이 터질듯이 붉게 달아올랐다. 뭔가 이상했다. 잠깐만, 경수야…! “으어!” 주저없이 내 손을 놓아버린 경수의 얼굴은 더 빨갰다. 고 귀여운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버리는 도경수를 보며 난 내 뒤통수가 어떻게 깨질지 상상했다. 밑에 층에서 사람 소리가 들렸다. “다리도 두꺼운게 중심도 못 잡냐.” “김종인?” “○○아, 괜찮아?!” 턱하니 날 붙잡더니 제대로 세워준 김종인이 슬쩍 도경수를 째려보는 것 같았다. 울상을 짓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날 걱정해주는 백현이와, 쪼꼬미 넘어졌으면 큰일날 뻔 했다며 찬열이가 다행이라며 웃어보였다. 김종대와 오세훈은 저 새끼가 그랬냐며 잔뜩 투덜대면서도 내가 온전한걸 확인하더니 떨어진 프린트물을 줍기 시작했다. 다른 꽃들이 씹어대거나 말거나, 드디어 손 밖으로 내민 경수의 얼굴은 좀 안정되어 있었다. “미안하다.” “아, 아니야.” “진짜 미안해. 내가 여자 손 잡아본게 처음이라….” “…어?” 예상치 못했던 귀여운 답변에 당황했다. 어벙하게 되묻는 내 얼굴을 보다가 시선을 떨어뜨려 손을 한 번 보더니, 덜덜 떠는 손으로 살짝 손등을 터치한다. 저 새끼 뭐하냐며 종인이와 세훈이가 비웃었지만, 아랑곳 않고 다시 한 번 내 손을 꼭 잡아보인 경수가 밝게 웃었다. “흐헤하핳^♡^!” 진심으로 신나보이는 토마토가 된 경수가 빠르게 계단을 올라가버린다. 멍하게 굳어버린 나를 두고 종인이와 세훈이, 종대가 상자를 들고 계단을 올랐다. “안 갈거야, ○○아?” “쪼꼬미, 도경수가 손 잡아서 설레?” 정말 그런거냐며 살짝 눈썹을 찌푸린 백현이가 덥석 왼손을 잡고, 저런 어좁이한테 설레지 말라며 찬열이가 오른손조차도 잡아버렸다.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밝게 빛나는 백현이의 웃음과 여름에 전해지는 온기에도 전혀 기분나쁘지 않은 찬열이의 손을 맞잡고 싱글벙글 계단을 올랐다. 오늘 교무실 앞에서 담임을 만난건 참 잘 한 일이었다! 우리 훈남 담임 선생님 짱짱맨! - - - - - 다른 멤버들도 에피소드로 하나씩 올릴거구요 8명 다 올리면 누가 럽라가 됐으면 좋겠는지 투표할겁니다! 암호닉 초콜렛 깜종워더 루루루 둉글둉글 펑키첸 사랑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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