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에서 친해진 사람들하고 만났다.
"맞다. 나 저번에 너랑 비슷한 사람봤다."
"네? 저요?"
"그 구자철 알아?"
"아, 예. 축구선수."
"그래 그 축구선수랑 너랑 비슷한 사람하고 같이 있더라."
"그래요?"
"너인가 하다가도 구자철이랑 친해보이길래. 넌 구자철 선수 모르지?"
"예? 아...예."
그래 나같이 평범한 애랑 같이 있을거라곤 생각 안 하겠지... 당연한건데 기분 이상해.
"아, 그건그렇고 현호왔다며."
"네. 엊그제 왔어요."
"여기 오자마자 여기저기 사람들 만나고 다닐 줄 알았더니 나한테 연락 없는거 보니까 집에만 있나봐?"
"네. 뭐 준비할거 있다고 계속 집에 있더라구요, 컴퓨터만 붙잡고."
"어? 너 현호오빠 알아?"
"ㅇㅇ이네랑 현호네랑 어렸을 때부터 친하다더라. 지금 지내고 있는데도 현호네지?"
"예. 엄마들끼리 친구셨거든요. 어렸을땐 가까운데 살아서 오빠네 독일로 가기전까진 거의 붙어살았죠."
"그렇구나. 어? 현호오빠 아니예요?"
카운터에서 커피를 사고 있는 오빠가 우리를 발견했는지 반갑게 손을 젓더니 커피를 가지고 온다.
"야, 너 왔으면 이 형님한테 빨리빨리 얼굴을 보여야지 어디서 비싼척하고 집에서 안나왔냐?"
"여기 휴학하려고 서류작성하는게 골치 아파서."
"결국 한국가냐?"
"응. ㅇㅇ이만 두고가는게 걱정되지만."
"우리 엊그제 만난게 몇년만인거거든요?"
다들 이야기를 좀 하다가 헤어졌다. 당연히 나는 현호오빠랑 같이 집에 갔고.
"오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발은 참 넓어."
"워낙 성격이 좋으니까."
"아 그러세요."
집에들어가니까 아무도 안 계신다.
"어디가셨어?"
"아, 너한테 말 못했구나."
"뭔데?"
"두 분 다 베를린으로 아는 분좀 뵈러갔어."
"언제 오는데?"
"모레."
"그렇구나."
"오늘밤은 우리 둘이."
"아 시끄럽고 저녁이나 차려."
"왜?"
"나는 오빠랑 놀아줬잖아."
궁시렁대더니 부엌쪽으로 들어간다. 난 올라가서 얼굴만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ㅇㅇㅇ! 밥먹어라!"
"어 내려가."
부엌쪽으로 내려가려니까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 아니, Wer ist da?"
"아, 저 구자철입니다."
헐 구자철이다.
"안녕하세요."
"아, 그래. 아주머니는?"
"두분이 어디 가셨는데... 뭐 전할 말이라도 있으세요?"
"아니야. 천천히 해도 되. 언제 오셔?"
"모레 오신다던데..."
"야! ㅇㅇㅇ! 감히 나를 밥을 차리게 하고 빨리 안튀어 오냐?"
"손님왔다고!"
"아무도 없는 집에... 남자?"
"예?"
"남자친구?"
"아니요!"
"그래...간다."
"아...네. 안녕히..."
갑자기 문을 쾅하더니 가버린다. 왜 저래? 설마... 에이 설마.
"누구야?"
"아. 구자철선수."
"그래? 뭔 얘기해?"
"아줌마한테 볼일이 있으셨나봐."
"빨리 밥먹고. 내가 밥차렸으니까 니가 설거지 해라."
"싫어."
"싫음 시집가라."
"헐. 진짜 멘붕이다."
"미안하다."
결국 내가 설거지를 하고 방에 올라가려니 또 초인종이 다다다 눌린다. 누구지?
"Wer ist ber?"
"문 열어."
"구자철선수?"
문을 여니까 내 팔을 확 붙잡더니 왜냐고 묻는 나를 차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운전을 한다.
"아니, 어디가는 거예요?"
"우리집."
"내가 그 집을 왜, 이시간에, 이렇게 가는거예요?"
"몰라!"
뭘 모른다는거야. 사실 좀 무서워서 그냥 조용히 있었다. 멀지 않은 거리에 차가 멈추고 다시 나를 끌고 집으로 들어가더니 열쇠를 나한테 준다.
"너 여기서 자."
"네?"
"난 차에서 잘 테니까 너 여기서 자."
"저기 저 집있는데..."
"그래서, 그 집에 들어가겠다고?"
"거기에 못 들어갈 이유가 있어요?"
"너는 여자애가 남자랑 둘이서..."
진짜 내가 설마했던 그 말인 것 같다. 아... 진짜로?
"설마... 내가 오빠랑 무슨 이상한 사이라도..."
"오빠?"
"그러니까 그 아줌마네 아들이예요."
"..."
"아, 그러니까 어렸을 때 거의 10년을 남매처럼 자랐구요."
"..."
"설마... 진짜로 이상한 생각한거예요?"
"여자애가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러니까 그렇지. 아무리 남매처럼 자랐다고해도 남매도 아니고..."
변명하듯 말하는 구자철선수가 왜이렇게 귀여워 보이는건지.
"구자... 아니, 자철오빠."
"응??"
"나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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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컨셉은 질투하는 구자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글거리고 좋네요.
점점 막장이 되는 저의 망상글입니다.....ㅠ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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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