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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밖에 되지 않는 짧은 소중하고 달콤한 이야기♥

 

4.

 

 이 오늘따라 더 뜨겁다. 할머니의 손을 쥔 손은 아직도 꽉 쥔 채 놓지 않고 있었다. 할머니는 어제 나를 보며 웃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날이 더 뜨거웠다.

 

“할머니 일어나”

 

 은 소리에도 흠칫하며 깨시던 예민했던 할머니가 일어나질 않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할머니의 몸을 흔들었다. 할머니는 일어나시질 않으셨다. 마음이 쿵 하며 가라앉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더 이상 할머니의 이름을 부르지 못 했다. 두려웠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나는 할머니의 거칠어진 손을 잡고 손목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쿵쿵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아 다른 곳을 짚었겠지 몇 시간 동안 손목 이곳저곳을 손가락으로 대어보았다.

 

“할머니. 서울구경하러 가야지 일어나”

 

 한마디를 말하는 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할머니는 결국 일어나시지 않으셨다.

 

 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니 어쩌면 돌아가신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할머니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셔 나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머릿속이 새하얗고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할머니의 장례식은 서울에서 치르게 되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차안에는 할머니가 내 옆에 앉아계셨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 나만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 할머니는 웃고 계셨다. 나와 창밖을 보며

 

 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예쁜 풀밭에 소들은 햇빛을 피하려 그늘에 앉아있고 이곳에 올 때의 창문 밖처럼 아이들이 동네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참 동안 시골의 풍경이 계속되었다. 나는 할머니의 손을 잡아 주었다. 지금의 무더운 더위만큼이나 뜨거운 할머니의 손. 파란 하늘이 너무나도 푸르다. 구름 한 점 없이 크레파스로 칠한 듯 하늘색으로 가득했다. 푸른색의 초원처럼 넓게 풀밭이 펼쳐져있었다. 할머니는 나와 그곳에서 걷고 있다. 두 손을 잡고 12살의 나와 지금의 할머니와 할머니와 눈 높이가 똑같았다. 작지 않은 할머니. 할머니는 작지 않았다. 아니 한때는 할머니는 내게 어마어마하게 큰 존재였다. 어린 시절.

 

 은 초원을 한 발짝 두 발짝씩 걸으니 할머니는 사진에서 보았던 청순한 여고생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할머니는 더 이상 약하지 않았다. 가벼운 몸으로 초원 이리저리를 빙빙 돌며 돌아다니고 시원한 바람소리에 머리를 흝날리며 어여쁜 꽃에 한눈이 팔려 꽃 하나를 꺾고는 나에게 주었다. 분홍색의 작은 꽃 송이. 나는 그 분홍색의 작은 꽃 송이를 손에 쥐고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향기 대신 할머니의 따뜻한 냄새가 나에게로 전해졌다. 할머니는 더 이상 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에게 얘기하였다. 말이 아닌 가슴으로

 

 켜주겠다고….


 을 떴다. 엄마 아빠 그리고 친척들. 그리고 백현이와 백현이의 어머니. 정신없이 둘러보니 방 안 가운데 있는 할머니의 모습. 사진상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이제는,

 

 서울 구경.

 

 머니는 오늘 서울 구경을 하셨다. 이 넓은 곳을. 할머니 이제 보내 줄게요. 마음속으로 잡고 있던 할머니의 손을 놓아주었다. 마음이 훨씬 안정이 되었다. 목 놓아 울던 며칠 동안의 여름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았다.

 

“백현아”

 

 안하다. 내가 그동안 너를 못 봤다. 서울에 올라올 때부터 내 옆에는 할머니가 아닌 이모와 백현이가 있었다. 나는 백현이의 손을 잡고 할머니를 찾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백현이는 며칠 동안 자신을 찾은 적 없는 나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울 구경. 너도 서울 구경을 하였구나. 마음 한구석이 쓸쓸했다.

 

  빈 기분

 

“이제 괜찮아. 할머니 보내줬어”

 

 리고 며칠 뒤 백현이는 우리가 웃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나에게 전해주고는 다시 시골로 떠나야 했다. 2박 3일 예정과는 달리 오랜 시간을 보낸 우리. 마지막으로 백현이를 한번 더 안아주었다. 사랑해. 그리고 백현이는 말했다 나도 사랑해.

 

 리의 짧았던 여름밤의 사랑은 끝이 났다. 그리곤 다음 겨울 방학을 기다려야만 했다.

 

 2013년 9월. 우리 학교에 누군가 전학을 온다. 관심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누구나 다 예상한 대로 내 눈앞에 백현이가 있었다. 고동색의 머리를 한 모범생 백현이.

 

 서울 구경.

대표 사진
독자1
둘이 만난건가요 ㅠㅠㅠㅠㅠㅠㅠ 해피엔딩 사랑해요 작가님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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