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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슈워더 

 

 

 

 

03. 악마가 보이는 남자_백현 

 

 

 

 

 

"찬열씨, 오늘은 좀 어때요?" 

"......" 

"밖에 날씨 좋던데 같이 나갔다 올래요?" 

"...싫어" 

"왜요?" 

"누가 날 쳐다보는게 싫으니까" 

 

 

 

품에 껴안고 있던 베개에 고개를 묻으며 웅얼거린 이 남자는 며칠전에 이곳에 입원한 BDD 환자였다. 훤칠하게 참 잘생겼으면서 신체변형 장애를 앓고 있다니 민석이의 말대로 어쩌면 세상은 너무 잔인하게 공평했다. 

 

 

 

"고개라도 좀 들어보지.." 

 

 

말간 눈꼬리를 아래로 축 늘어뜨리며 살짝 시무룩한 목소리로 그를 부르자 베개를 붙잡은 그의 손에 강하게 힘이 실리는게 보였다. 그리고는 얼마안가 위로 들어올려진 그의 얼굴. 언제 보아도 참 잘생겼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얼굴이였다. 정작 이걸 본인만 모른다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허공에 던져진 시선, 얼굴을 보이더라도 절대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는 그는 다른 사람의 눈동자의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혐오스럽다고 말했었다. 그저 다른곳을 향해 무감각한 표정만 지어보이는 그에게 나는 어설픈 미소를 지을뿐이였다. 

 

 

 

 

 

 

 

하늘이 우중충하던 어느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짐과 동시에 마지막 회진을 돌때가 되어서야 비가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푸르스름했던 하늘은 금세 새까맣게 변해갔고 하늘은 뭐가 그렇게 노여운건지 계속해서 거센 비를 쏟아내었다. 

 

 

 

'회진 돌아라' 

 

 

모니터 위로 떠오른 메신저를 바라보며 찌푸등한 허리를 이리저리 뒤틀어 가볍게 몸을 풀고는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잔소리ㅗ'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있느라 조금 구겨진 가운을 손으로 잡아당겨 펴내고 마지막으로 환자들의 차트를 손에 쥔채 진료실을 나섰다. 아마 회진 돌고오면 김민석의 짜증 섞인 답장이 돌아와있겠지. 

 

 

 

 

 

 

 

 

 

어두컴컴한 병실 안으로 깨진 유리병 그리고 바닥을 나뒹구는 끈적한 음료수들과 분명한 혈흔이 보였다. 이게 뭐야. 다급한 발걸음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가 핏자국을 바라보던 나는 침대맡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찬열을 발견하곤 그의 앞에 다가갔다. 

 

 

 

"다친거에요?" 

"...가까이 오지마" 

"어딜 다쳤는데, 응?" 

"제발..." 

"피가 이렇게 많이 났는데 가만히 냅두라는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요?!" 

"건드리지마! 나한테 손대지 말라고, 당신!" 

 

 

 

늘 무표정했고 또 나를 바라보지 않던 찬열이 처음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커다란 상처를 끌어안은채 소리를 지르던 그는 당황한 내 표정을 보곤 눈을 질끈 감으며 다시 몸을 웅크렸다. 

 

 

 

 

 

"선생님" 

"응" 

"...선생님은, 도망안갈거죠?" 

 

 

눈조차 못마주치고 그저 불안한 기색만을 내비추며 내게로 피묻은 손을 뻗는 찬열이를 바라보며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꼭 너 다 낫게 만들어줄게.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넓은 어깨에 팔을 둘러 안았다. 괜찮아, 넌 하나도 잘못한게 없어.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입가엔 마스크까지 한 찬열과 함께 응급실로 향했다. 상처가 깊게 나진 않았지만 팔에 박힌 유리 조각 때문에 민석이에게 남은 병실의 회진을 부탁하고는 서둘러 아직까지도 불빛이 환한 외과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처를 다 치료 받을때까지도 그 어떤 신음도 흘리지 않던 그가 다시 정신과 병동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주 조심스럽게 내 손목을 붙잡았다. 왜그러냐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입가에 씌어져있던 마스크의 한쪽만 풀러낸 찬열이 '산책...할래요?' 하고 먼저 말을 건내왔다. 

 

 

 

 

"응. 그러자" 

 

 

 

낮에는 사람들 때문에 걸을 수 없었던 길을 한적한 시간이 되어서야 단 둘이서 걷기 시작한 우리는 한동안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것도 한발자국 나에게 먼저 다가와준 찬열이 덕에 금세 풀어질수있었다. 조금은 아플 정도로 꽉 붙잡은 내 손목을 끌어당기며 바로 내 옆에 자리한 찬열이 조심스럽게 당분간 열리지 않을것 같았던 입술을 열었다. 

 

 

 

 

 

"무서워요?" 

"응?" 

"아직 안무섭죠" 

"...뭐가?" 

"난 당신이 날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당신이랑 같이 있는게 너무 힘들어" 

 

 

 

나한테 당신은 참 예쁜 사람이야. 처음 봤을때부터 왠지모르게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이런말을 해서 당신이 기분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온통 하얗기만한 당신을 보고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구원 받는 기분이 들었어. 

 

 

 

 

 

"근데 왜 나를 안쳐다봤어?" 

"...무서워할까봐" 

"내가?" 

"그래. 당신이, 나를 무서워할것 같아서" 

 

 

 

난 괴물이야. 이렇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우리가 서있는다고 해도 결국엔 같은 사람이 아니란말이에요. 당신은 모르겠지. 아마 계속 모를거야. 아니, 몰랐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내 옆에서 계속 모른채로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난 너의 어떤 모습이 무섭다는건지 모르겠어" 

"...날 제대로 본적이 없어서 그래" 

"넌 괴물이 아니야" 

"언젠간 너도 나한테 잡아먹힐지 몰라" 

"그럴일없어" 

"나도 내가 무서운데 너라고 다를건 없잖아" 

 

 

 

참 가여웠다. 찬열은 언제나 자신의 곁에 머물러줄 존재를 갈구하면서도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상처에서 비롯된 두려움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주변에 사람을 두는걸 거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건 의사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뿌리칠수조차 없을만큼 강하게 내 손을 붙잡고 있으면서 말로는 내가 자신을 무서워하게될까봐 같이 있는게 힘들다고 했다. 나에게 쏟아낸 찬열이의 속마음은 한편으로는 굉장히 모순적이고 슬픈 말이였다. 

 

 

 

 

 

"따뜻하지?" 

"......"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나는...달라" 

"찬열아" 

 

 

 

내 손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이 풀렸다. 허탈하게 떨어진 두 손이 허공으로 힘없이 툭 내려앉았다. 여전히 찬열이의 시선은 나를 향해 있지 않았고 그는 오히려 쓰고있던 모자를 더 꾹 눌러 쓸 뿐이였다. 

 

 

 

 

 

 

 

 

 

 

 

 

"어제 어떻게 된거야?" 

"...뭐가" 

"너 지금 어디다가 정신을 빼두고 다니냐" 

"아아" 

"정신차려, 변백현" 

 

 

 

진료실 문에 부딪힐뻔한 이마를 손으로 막아준 민석이 아까부터 멍하니 걷던 나를 쳐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어제는 갑자기 또 어디로 증발한건데? 뭐하고 다녔길래 오늘은 이렇게 혼이 나가서 온거야. 손에 들고있던 아크릴판으로 내 머리를 툭 가볍게 친 민석이 제발 정신 좀 차리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찬열말이야..." 

"그 BDD 환자?" 

"응..완치 할 수 있겠지?" 

"그게 불치병은 아니잖아" 

"그치?!" 

"그렇다고 확실히 낫는다는 보장도 없지. 까다로운 병이니까" 

"...야아.." 

"그 사람이 가진 병이 뭐든간에 원인은 다 여기잖아" 

 

 

 

내 가슴을 손으로 밀친 민석이 진료실 문을 열며 살며시 웃어보였다. 고칠수있을지 없을지는 나보다 니가 더 잘알거아니야, 변선생. 안그래? 

 

 

 

 

어젯밤 그 무엇보다도 따스한 온기를 느꼈었던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방금 민석이가 했던 말을 머릿속으로 곱씹었다. 나는 그저 보고싶을뿐이였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평범하게 웃어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 해서든 고쳐내고 싶었다. 정말로 내가 그 사람의 단하나뿐인 구원이 되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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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하ㅜㅜㅜㅜㅜ좋아요ㅜㅜㅜㅜ잘생긴찬녀리.....ㅜㅡㅜㅜㅜㅜ헝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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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흐어ㅠㅠㅠㅠ신알신하고 가여!! 진짜 재밌어요ㅠㅠ 루민 찬백 얼릉 행쇼 흙ㅠㅠ 찬열이도 부쨩하고 루루도 부쨩하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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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 진짜ㅠㅜ박차녈ㅠㅠ찬열이가 왜그런병을얻게됐는지 궁금해요ㅠㅠ무슨사연인거니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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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열이 뭔일이 있었길래ㅠㅠㅠㅠㅠㅠ그런병으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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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ㅡ다음편기대요ㅠㅠ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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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신알신하고갈게여ㅠㅠ 오늘 첨보는데 와......작가님... 정말 글 진짜 잘쓰세여ㅠㅠ 찬열이의 모순적인 마음이 되게 묘사가 잘되서 읽는데 가슴ㅇ이ㅇㄱ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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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찬열아...ㅠㅠ맘아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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