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여덟, 그 비참함과 아름다움 02
w.라쿤 |
"아니, 아니야." "그래, 너 게이 아니라고. 다 알고 있잖아, 너 게이 아닌 거."
아냐. 너만 모르는 거야. 너 빼고 다 알아. 성규가 검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다 우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걸레 같은 나. 더러운 나는 차마 내게로 뻗고 있는 그 따스한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 너도 더러워지면 어떡해. 더럽고 추한 사람은 나면 충분한데,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옆 책상을 짚고 일어났다. 나는 결국 그 따스한 손을 뿌리치고야 말았다. 너를 등지고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문을 향했다. 성규야. 어쩌면 등 뒤를 아리게 하는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나는 죽기 살기로 달렸는지도 모르겠다. 뒤로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앞으로는 갈 길이 막막했다. 따스한 햇빛 아래 달리는 소년은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로웠다.
***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일주일. 그래, 일주일이던가. 아마도 우리는 그 일주일 동안 아무 말도 오고 가지 않았다. 그 다음 교시는 내가 시간표를 보고 알아내야 했고, 나는 여전히 자리에 누워있고, 바닥에 널브러져도 손 건네주는 이 하나 없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변한 건 없었다. 원래대로였다. 그냥 원상태로 돌아온 것이다. 근데 나는 그 잠깐의 달콤함을 맛보았다고 자꾸만 그 달콤함을 쫓는 것이었다. 혹여나 나에게 말을 걸까 봐 자리에 누워있으되, 자지는 않았고, 혹여나 바닥에 넘어진 나에게 손을 건네줄까 싶어 바닥에서 일어나질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하루는 같았다. 겨우 그 며칠의 달콤함을 쫓는다 해도 잡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이 자꾸만 입안을 맴돌아 미칠 것 같았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무슨 말이라도-
"우현아." "…왜." "……." "……." "…아니, 그냥."
그냥 네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 날 향해 말해주는 네 목소리. 근데 그 목소리는 참 낮고 어둡구나. 원래는 아니었는데,
"…성규야." "응."
우현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렸다. 수업내용을 필기하던 샤프로 공책에는 베베 꼬인 선들을 그렸다. 너 게이니. 우현이 공책에 끄적거리던 말 중에 저 말을 흘끗 보았다. 우현은 샤프심이 모두 다 부스러져 더는 나오지 않을 때까지 그 글자 위로 검은 선들을 마구잡이로 그렸다. 애써 그 글자를 지우는 우현을 보다 한숨이 터져 나왔다. 저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대답해 줘야 할까. 대답해주면 이제 대화조차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 잠깐 많은 생각이 머리를 잔뜩 헤집어놓고는 나갔다. 결론은 없었다. 그냥 입이 움직이는 대로 말하고야 말았다.
"맞아." "어?" "…게이. 맞다고."
…응. 그래. 반응은 그냥 무덤덤했다. 그저 우현은 검은 선들이 찍찍 그어진 노트를 한 손으로 잡고는 찢어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터져 나오는 한숨을 내쉬고는 팔을 베고 자리에 누웠다. 너도 내가 더럽구나. 날 아껴주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그런 사람을 만나기나 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생각을 쏟아내다. 눈을 꼭 감았다. …잠이나 자자.
***
…규야. 머릿속에 우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성규야. 우현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다가 갑자기 나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제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구나, 싶었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왠지 모를 불안감에 귀를 막았다. 너를 보면 안 될 것만 같아서, 너를 보지 않으려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았다.
"너 게이니?"
아니, 아니야. 내가 게이라고? 보이지 않는 실루엣에 소리를 마구잡이로 질렀다. 하지만 목이 꽉 틀어막혀서 목소리를 잘려 더는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보려 두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는 다시 소리를 내질렀다.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른 탓에 목에는 핏줄이 서고 얼굴을 붉어졌다. 그럼에도 나지 않는 목소리에 다시 목을 잡고는 소리를 힘껏 질렀다.
"아니라고!!! 난, 난…게이가, 아닌데…."
겨우 애써 말하고는 나는 그 말을 채 잇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펑펑 쏟아지는 눈물에 어찌할 줄을 모르고 그저 눈물을 쏟아냈다. 처량해지는 내 모습을 조금이라도 숨겨보고자 다리를 꼭 끌어안고 고개를 최대한 푹 숙이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성규야. 등 뒤로 들리는 익숙한 그 목소리에 다리를 더 끌어안았다. 오지 마. 울음소리에 묻혀 이어지지도 않는 말들을 겨우 뱉었다.
"성규야."
그 따스한 말에 나는 더 울음을 터뜨렸다. 단순히 그 말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말이 꼭 나를 동정하는 것만 같아서. 눈물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그 표정은 마치 나를 비웃고만 있을 것만 같아서. 나는 그저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 일 밖에는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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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ㅇ여 후하후핳훟ㅎ훟하 매우 떨리네여 한 두번 쓰는 자까말이 아니지만(의심미)
네 아무튼 많이 기다리셨어요 네 뭐..아니, 구냥.....사랑한다구요 흐흫ㅎㅎ흫흐ㅡㅎㅎ흫흐
이제는 더 성실한 연재를 위해 힘쓰는 너구리가 되겠습니다 /찡긋/
아 그리고 제가 급히 공지할게 생겼어요
하루에 신알신을 두번 받으면 기뻐서 심장이 터져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이제 앞으로 열여덟은 토요일에!
스폰서는 일요일에 올라옵니다! 하하핳ㅎ핳핳하ㅏㅎ하하핳ㅎ
(절대 제가 쓰기 힘들어서 그런게 아니에요!하하핳ㅎ핳ㅎ하ㅏ핳)
그럼 모두 좋은 밤 되세여!!!!!!!!!!!!!!!!!!!!!!!핳ㅎ하핳!!!!!!!!!!!!!!!
+)암호닉 모두 사랑해요!!!!!!!!!!!!!!!!!!!!!!!!!!!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