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바늘
모두가 욕을 할지라도, 너는 내겐 가슴 아린 사람이다.
누가 무어라 지껄여도 난 실이고 넌 바늘이다.
1장
아지랑이가 한풀이를 하는구나. 조금씩 일렁이는 울음에 참기란 고역이였다. 한날의 봄이 내겐 너무나 돌맹이로 맞는듯하여 온 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과 맞먹었다.
아프지마라 하셨지요, 또 울지마라 하셨지요. 그 말씀을 수년간 되뇌이고 세겼더니 이제사 알아채렸네요. 이젠 제 주변에 남은것이 없습니다. 홀로 자라다 꺾여버린, 그대가 쥐여주고 떠나신 꽃봉오리만 절 지켰습니다. 외로이 눈물을 훔칠때 꽃내음을 풍겨주었습니다.
누구시길래 그러십니까
에?
어느 분이시길래 제게 그러시는지 여쭈었습니다.
그게 무슨 농인지 알수가 없구나.
소인은 아닙니다. 이만 돌아가시지요. 날이 기울 참이니 말입니다.
가시덤불 속에서 자란 제게 헝겊을 주신다 하여 아물지는 않습니다. 흉터가 졌다하여 꽃을내미셔도 흔적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제게 그런 존재이십니다. 이미 다칠대로 다쳐버리고 울만큼 울어버린 제게 그대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조금이나마 더 궁금해지기 전에 가주십시오.
전할수가 없는 말들은 눈물자국이 되어 흔적을 남기고 자리를 찾았다. 목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쏟아붓기는 커녕 그저 도로 삼켜야 하는게 억울하고 비통하여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부었다.
우는게냐?
아닙니다.
아니라면 뒤 돌아보거라.
자꾸 왜 그러십니까. 소녀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어 한시 바삐 움직여야 합니다.
우는게 아니라면 날 마주 해보란 말이다!
버럭 질러내는 그대의 마음이 너무나 찌릿하여 돌수가 없었습니다. 촉촉하게 젖어든 목소리에 겁이나서 차마 돌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리 만난게 또 인연인데 제 손으로 끊어버리네요.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서도 이게 운명인데 어찌 배반 하겠습니까. 따라야지요.
2장
아이참! 아씨, 어디 가셨다가 이제 오십니까.. 한참 찾았더니!
아 그게..저기..좀 갔다오느라 늦은게다. 얼른 돌아가자. 아버님 걱정하실라.
한순간의 꿈몽우리처럼 피다 만 장면들은 애써 숨켜두었다. 들킨다면 헐벗은 기분을 면치 못할것만 같아서 꽁꽁 감쳐두었다. 다시 펴볼 날이 올수있길 바라며 품에 꼬옥 껴안아두었다.
안식처로 돌아와서도 밥을 먹고서도 자수를 놓으면서도 쉽사리 떨쳐지지 않아 괴로움에 시달리는 낮의 모습이 다시한번 내게 바람으로 불어왔다. 봄인지 무엇인지 알수없는 계절에 문을 열고 문지방에 걸터앉아 불필요한 생각들을 지워냈다. 하필 밤공기는 청량한게 낮의 기억도, 그의 웃음도, 그의 울음기가 가득하던 목소리도 너무나 또렷하게 또한 섬세하게 만들었다.
잠들지않고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도 하는게냐.
아 안 주무셨습니까
그래 그래서 우리 어여쁜 딸이 어느 누가 속을 썩이더냐.
한 사내가 겁이 납니다.
그래서 피하려고?
네. 짧게 떨어져나간 입술에 너털웃음 지어보이시며 진지하게 말씀만을 이어가셨다. 이에 귀 기울여 경청했고 주옥같은 말들만 안겨주셨다.
죽을것만 같다해도 죽진않는다. 또한 겁이나 피한다고 해서 피해질수 없다.
허나..
내 딸이 언제부터 이렇게 겁쟁이였던게야.
그러게 말입니다. 늘 먼저 나서고 늘 먼저 이끌던 내 어릴적과 대조될만큼 지금의 내가 한없이 초라해진다. 소심하게 이전의 아픔으로 겁을 내다니. 내 입으로 현재가 중요하다 해두고선 과거에 연연하다니.
니 마음을 억지로 가둬 놓지말거라.
넌 내 딸이지 않느냐.
3장
또다시 찾아온 어제의 그 장소는 그대로 변함이란 눈 씻고봐도 없지만 이상하게 시리다. 오한이 들만큼 이상하게도 시렵다. 허공을 향하는 맥없는 눈동자가 아슬하게도 떠돌았다.
그에게 하고픈 말이 있었는데, 이 말만이라도 전하고 싶어 이리도 급히 나온건데. 하지만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애꿎은 들꽃에게 발길질을 해가며 내 자신을 욕하였다.
어이구 꽃님아 아프지않더냐!
어..
반갑소 낭자. 근데 우리 어디서 꽤나 마주한적 있는것 같지않소?
일렁이는 가슴속에선 다시한번 바람이 불어내렸고 내 앞엔 그가 다시한번 웃어보았다. 안도감과 걱정과 불안함으로 뒤엉켜 보이지않던 행복을 끄집어내는 그가 싫을수가 없었다. 상처를 주고 떠나버린 그와 행동이 너무나 닮아있지만 그대는 그와 달리 더 포근합니다.
우리말이오.
예?
그게 저..우리말이오, 이제부터 알아갑시다. 딱 지금 이순간부터, 우리가 처음 만난것이며 알아간다고 약조 해주시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웃으니깐 얼마나 아름답소?
내가 웃을 일만 있게 해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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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악 오그리.. 사극 말투 잘쓰시는 독짜님덜ㅠㅠㅠㅠㅠㅠ살려주세요...아...내일은 불마크와 찾아뵐 생각이 없지않아 있습ㄴ다! 아 그리고 이렇게 늦게 온 이유는! 학교때문이져.네.그러쳐. 아 암호닉..신청 해주실분!!! 은 그렇게 없겠죠. 사실 제가너뭊졸려서 오타나도 그러려니 해주시용! 여러분 사루매욧 그럼 낼 봅싀다!(다들 아프지망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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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mt 보고 느낀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