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이별 : Fantasy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28/18/8960ff6509ce511d8980b864701fb996.png)
[방탄소년단/김태형] 이별 : Fantasy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여자는 제 앞에 서서 불쾌한 표정으로 옷을 툭툭 털어내고 있는 커플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정신을 놓고 움직이다가 손에 든 음료수를 실수로 커플에게 조금 엎지르고 말았다. 눈앞의 여자는 꺅 소리를 지르며 제 남자친구에게 매달렸고, 남자는 불쾌한 시선으로 여자를 훑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 한 여자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제 남친의 손을 잡은 여자에게 내밀었지만 됐거든요, 하고 제 손을 쳐낸 여자가 자기야 가자, 하며 남자의 손을 이끌자 이 커플은 곧 쾅쾅 불편한 발 소리를 내며 자리를 떠났다.
여자는 한숨 한번 내 쉬지 않고 제일 가까이에 남은 빈 자리에 걸 터 앉았다. 완전히 바닥을 찍어 더는 떨어질 구석도 없는 제 기분을 아는지 오늘따라 온갖 재수 없는 일이 가능한 모든 방향에서 덮쳐오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여자는 심적으로 굉장히 지쳐있었다. 슬슬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 할 때, 지금 손에 쥔 영화 표에 쓰여있는 이 영화의 예고편이 상영되기 시작 했을 때부터 꼭 같이 보러 가자며 두 번, 세 번 다짐을 받았던 제 애인은 더 이상 제 옆에 있지 않았다. 티비에서 그 영화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가깝지 않은 친구가 그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할 때쯤, 여자는 더 망설이지 않고 홀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 사람도 혼자 있지 않은 이 영화관에서, 여자는 상영시간이 가장 가까워 딱 한자리 밖에 남지 않은 영화를 예매 한 뒤 반쯤 쏟아져 끈적한 콜라와 눅눅한 영화 표를 양 손에 들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지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여자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별의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감정을 소모했고, 그녀에게는 더 이상 그 지친 감정이 저를 짓누르지 못하게 만들 탈출구가 필요했다. 상처만 남은 그 일련의 시간들을 자꾸 되새겨 상처를 더 깊게 만드는 제 자신에게 가장 많이 지쳐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게 얼룩져 눅눅한 영화 표를 손 끝으로 바르작 거리며 영화가 시작하기 전까지의 무의미한 시간들을 그저 그렇게 흘려 보냈다. 제 핸드폰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이 몇 시인지, 제가 어디에 있는지, 배가 고프지는 않은지 조차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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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얼마간, 여자는 마침내 제가 진공상태에 있게 된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즐겁게 웃고 떠드는 온갖 사람 가운데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멍하니 앉은 그 여자의 앞에, 익숙한 한 사람이 와서 척척 섰다. 깔끔한 셔츠 차림의 제 친구, 김태형.
"일어나."
"태형아..."
"일어나."
여자는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만히 앉은 여자를 내려다 보던 태형은 아무 말도, 어떤 움직임도 없는 채 잠시간 서 있다가 앉아있는 여자의 손목을 붙들었다. 아, 아파, 왜 그래, 하는 말도 전부 무시한 채로 손목을 붙잡아 엘리베이터로 여자를 끌어당겼다. 두 세 걸음 정도 버티는 게 느껴졌지만 아랑곳 않고 당기는 그를 보고 여자는 이내 곧 순순히 이끄는 대로 느리게 걷기 시작했다. 여자를 집어 던지기라도 할 것 같았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그는 곧 여자의 느린 걸음에 맞춰 걸어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였다.
지하 2층, 제 차 앞까지 가서야 태형은 제 손에 이끌려 걸어오는 여자에게로 마주 섰다. 시선이 땅에 닿아 있는 여자의 두 어깨를 붙잡아 바로 세웠다.
"놔, 아파."
"너, 핸드폰 어디다 뒀어."
어디 있겠지. 바싹 말라 버석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로 여자가 중얼거리자 여자의 어깨에 아슬하게 걸려있는 가벼운 가방을 낚아챈 태형은 급기야 여자의 가방을 거꾸로 뒤집어 탈탈 털어낸 다음 대충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는 여자의 핸드폰을 잡아 쥐었다. 이제 겨우 5% 정도 배터리가 남아 있어 수도 없이 했던 제 전화와 메시지들을 한눈에 확인하고 나서, 아직도 꼼짝 앉고 그렇게 서 있는 여자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너 지금 대체 뭐 하는 거야? "
"..."
태형은 대답도 없이 그저 가만히 서 있는 눈 앞의 여자를 보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도저히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깨를 잡은 손을 더 세게 쥐었다. 아프다니까.. 아까보다는 나아진 목소리였지만 기어이 울음을 토해내고 마는 여자가 쏟아지는 머리칼을 쓸어 넘겨 드디어 남자와 눈을 맞췄다. 왜, 나한테 왜 그래...
"그 정도 했으면 됐어. 이 정도 봐 줬으면 됐어. 이제 그만 좀 놔.
그 쓰레기 같은 새끼 좀 잊어버리라고. 왜, 뭐 때문에 떨쳐버리지를 못해 왜!!"
버럭, 소리를 지르는 태형을 여자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제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손등을 덮은 니트로 부지런히 훔쳐 내다가 한걸음, 두 걸음 걸어 태형의 바로 앞에 섰다. 가까이 다가간 여자의 시야에는 검은 타이를 맨 가슴언저리 밖에 보이지 않았다. 태형에게로 가만히 몸을 기울여 가슴께에 고개를 대고 한동안을 그렇게 있던 여자가 이윽고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태형은 제 손을 들어 여자의 등을 가만히 쓸었다. 그래 그냥 울어, 울고 털어버려. 그 자식 좀 너한테서 쫓아내버려 제발.
여자가 제 품 안에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자 태형이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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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이면 노산이라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