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맑은 아침이였다. 태환의 등을 껴안고 잠들어있던 쑨양은 잠에서 깨어 뻐근한 몸을 일으키고는 눈도 채 뜨지 못한채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시계를 힐끔 봤다. 정말 태환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쑨양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신의 옆에 선물해준 인형을 꼭 껴안고 잠들어 있는 태환을 내려다봤다. 매끈한 태환의 등이 고르게 오르락 내리는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쑨양은 태환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널부러진 바지를 낑낑대며 힘겹게 입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
쑨양이 씻고 나오는 동안에도 태환은 잠에 빠져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급해져 약간은 토라진 쑨양은 침대 위로 올라가 새근거리며 자고있는 태환의 옆에 누워 태환의 등을 꽉 껴안고는 어깨에 입술을 문댔다. 쑨양의 입술이 점점 목덜미로 옮겨가면서 약간은 질척한 소리를 내자 태환은 움찔거리며 몸을 비틀었고, 쑨양은 굴하지 않고 태환의 뒷 목덜미에 끈질기게 달라붙엇다.
"아, 하지 말라고오.. 잠 좀 자자 잠 좀.."
잠에 취해 웅얼거리던 태환은 한 쪽 팔꿈치로 쑨양을 밀치면서 인형을 더 꽉 끌어안았고, 쑨양은 잔뜩 투덜거리며 소리쳤다.
"快起来! (빨리 일어나!)"
"아, 나 중국어 못 알아들어.. 잘거야.."
쑨양은 태환의 말을 듣고는 축 쳐져서는 태환의 뒤에 찰싹 붙어 손만 꼼지락 거리며 중얼거렸고, 쑨양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태환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몸을 일으켰다.
"졌다, 졌어. 내가 졌어."
태환은 품에 있던 인형을 꼭 끌어안고 이불을 걷고 화장실로 향하려다 자신이 옷을 안입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나 움찔거리고는 주섬주섬 이불을 몸에 감고 바닥에 떨어진 인형을 꼭 끌어안은채 화장실로 향했다.
**
쑨양은 말없이 짐을 싸고 있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긴 했지만 당장 저녁 비행기였기에 미리 짐을 싸놓아야 빨리 출발 할 수 있기 때문이였다. 태환은 그런 쑨양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고, 태환의 시선을 느낀 쑨양은 뒤를 힐끔 돌아보고는 말했다.
"태환, 태환은 안 가?"
"나?.. 뭐.. 나는 사정이 좀 있어서 좀 늦게 가."
"무슨 일?"
"아.. 그런게 있어."
어쩌면 올림픽 끝날 때 까지 못갈지도.. 작게 중얼거린 태환은 품에 안겨있는 인형을 더 꽉 끌어안았다. 쑨양은 그런 태환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태환의 옆에 앉고는 태환의 품에 안겨있는 인형을 쓰다듬었다.
"근데 인형 좋아?"
"응?"
"인형."
"아.."
태환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인형을 힐끗 보고는 베시시 웃어보였다.
"이거 나름 너에 대한 내 배려인데."
"?"
"내가 껴안고 있어야 니가 들고 갔을 때 나 인것 같은 느낌을 더 받을 것 같아서."
벙찐 표정을 하고있는 쑨양을 바라보던 태환은 한 손을 들어 쑨양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 또 나랑 헤어지기 싫다고 막 울거 아니야. 그치?"
"아, 아니야..!"
"거짓말."
쑨양은 버벅거리며 태환의 손목을 잡아내렸고, 태환은 그런 쑨양을 웃으며 바라보다가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인형을 건네줬다.
"나 이제 가봐야겠다. 인터뷰 있어."
태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입고 있던 옷매무새를 다듬었고, 태환이 준 인형을 멍하니 바라보던 쑨양은 한 쪽 팔에 인형을 껴안고 태환의 뒤로 다가가 다른 팔로 태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싫은데.."
"이거 봐. 너 이러잖아."
쑨양은 중국어로 뭐라뭐라 칭얼거리며 태환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는 태환의 등을 더 껴안았고, 태환은 그런 쑨양의 팔을 붙잡아 떼냈다.
"진짜 가야 돼.."
쑨양은 이제 거의 울상을 짓고 있었다. 아, 미치겠네 얘 또 울라 그래.. 울지마 울지마 진짜 울지마. 태환은 당황해서 버벅거리며 쑨양의 얼굴을 붙들고는 거의 애원식으로 울지말라고 쑨양을 달랬다. 그런 태환의 모습을 보던 쑨양은 울먹거리다가 끝내 웃음을 터트렸고, 태환은 다행스러워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 쑨양이는 다 컸으면서 왜 이렇게 어린애처럼 그러냐.."
"..."
쑨양은 어린애라는 말에 좀 기분이 상했는지 입을 쭉 내밀고 투덜거렸고, 그런 쑨양의 모습을 캐치한 태환은 웃으며 아냐, 너 어른이야. 라고 말하며 쑨양의 기분을 맞춰줬다.
"나 간다- 다음에 봐-"
태환은 해맑게 웃으며 쑨양에게 손을 흔들었고, 쑨양은 마지못해 억지로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문이 닫히고, 정적이 흐르는 방 안에 우두커니 서있던 쑨양은 힘없이 침대에 걸터 앉으며 태환이 주고 간 인형을 꽉 끌어안았다.
"我常常會想你.. (보고싶을거야..)"
**
"孙杨, 有的客。(쑨양, 손님 오셨다.)"
쑨양은 자신의 침대에서 힘겹게 눈을 떴다. 아침부터 웬 손님?.. 어머니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 눈을 부비며 일어난 쑨양의 품에는 태환이 선물한 인형이 안겨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피곤함에 내내 자느라 날짜 감각이 무뎌진 쑨양은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 날짜를 확인하고 있었다.
"인형이 좋아 죽지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익숙하고도 그리운 그 목소리가 들리자 놀란 쑨양은 천천히 핸드폰 액정에서 시선을 옮겨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고, 그 곳에는 팔짱을 낀 채 문틀에 기대어 서있는 태환의 모습이 보였다. 쑨양의 놀란 얼굴을 무심하게 쳐다보던 태환은 웃으며 쑨양에게 다가가 말했다.
"감히 날 두고 다른 걸 껴안고 자?"
약간은 화가 난 표정을 지어보이는 태환의 표정을 멍하니 보던 쑨양은 바로 시선을 뒤로 옮겨 방문이 꽉 닫힌 것을 확인하고 바로 태환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고 끌어당겨 태환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입술이 마주치자 푸스스 웃던 태환은 쓰고있던 비니를 벗어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던지고 침대 위로 올라가 쑨양의 품안에 안겼다. 쑨양은 자신의 품에 안긴 태환의 허리를 끌어당겨 꽉 끌어 안고는 그리웠던 태환의 입술을 마음껏 만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술이 여운을 남기며 떨어졌고, 태환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여긴 어떻게 왔어?"
"그냥 놀러왔는데 싫어?"
"아니, 좋아."
쑨양은 해맑게 웃으며 태환을 꽉 끌어안았고, 기분좋게 웃어보이던 태환은 갑자기 웃음을 거두고 쑨양을 툭- 밀치고는 말했다.
"야 근데 확실히 할 게 하나 있어."
"?.."
"너.."
태환은 진지한 표정으로 방금 전 까지 쑨양의 품에 안겨있던 인형을 번쩍- 들고는 말했다.
"인형이 좋아 내가 좋아?"
쑨양은 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다가 빵 터져서 배를 붙잡고 끅끅 대고 한참을 웃었다. 눈물까지 흘리며 웃던 쑨양은 숨을 고르며 태환을 꽉 끌어안고는 말했다.
"당연히 태환."
***
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드디어 단편이 끝났어요!
빨리 구상 다 된 쓰고 싶었던 중편 쓰고 싶어요! 근데 저에겐 시간이 별로 없어요! 으허허헝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요 ㅠㅅ ㅠ.. 이중적인 쑤냥이가 너무 좋아요 ㅠㅠㅠ 그에 비해 순둥순둥 하거나 약간 반항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쑨양에게 당할 수 밖에 없는 태환의 모습도 그려지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ㅠㅠ
인형이 좋아 내가 좋아? 메일링 시작합니다~ 덧글 남겨주세요!
혹시 이전 텍파 못 받으셔서 섭섭했던 분들은 집중해주세요! 중편 쓰는 도중에 중간 이벤트로
이전 제 작품 다섯 개. (말이 안 통해, 붉은 꽃잎, 화보 촬영, 위험한 그, 인형이 좋아 내가 좋아?) 묶음 파일 메일링 할겁니다 ㅎㅎ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묶음 파일 메일링은 중편 쓰는 도중에 무작위로 진행할겁니다!
그 때를 놓치지 마세요~!!
커밍 쑤운-
* 줄간격이 왜 이럴까요?.. 수정 상으로는 괜찮은데 읽는 상으로는 뭔가 이상 ㅇㅅㅇ.. 엄청 넓네요 ㅇㅅㅇ.. 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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