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붓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다 식어버린 잔을 손에 꼭 쥔다. 홍차는, 아직 미지근했다. 입 안에 퍼지는 달짝지근함에 미소가 떠오른다. 잔을 내려놓고 가디건을 끌어모은다. 으, 추워. 코를 훌쩍이며 이제 그만 들어갈까, 하던 찰나 제 어깨 위로 담요가 덮인다. "추운데 여기서 뭐 해," "그냥," 희미한 미소에 머리를 부드럽게 헝클어뜨린다. 얼마나 앉아있었던건지, 창백함이 미소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우현은 몸이 약했다. 집 안에만 있는 답답함을 못 견뎌하기에 테라스에 흔들의자를 설치해주었다. 조금이라도 바깥과 가까워지고 싶었던건지 줄곧 그 의자에 앉아 몇 시간씩 책을 읽곤 했다. 추워추워하면서도 방 안보다 테라스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다보니 감기를 달고 살았지만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 우현이 유일하게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통로임을 알기에. 형. 어깨에 기대어 있던 우현이 나지막하게 성규를 부른다. 머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차분한 미소가 떠오른다. 나 궁금한 게 있어. 예감이 좋질 않았다. 곧 울 것 같은 눈을 하고서, 몸을 덮고 있는 담요를 꼭 쥐고서. 바다는..., 어떻게, 생겼어? 말을 맺음과 동시에 고개가 떨구어지고 어깨가 간헐적으로 떨려온다. "바다, 보여줄게. 비 그치면." * 밋밋한 끝맺음이지만 제 부족한 필력으로 더 이상 이어쓰는 건 무리였어요.......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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