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생각해봤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너는 나를
너는 나를
너는 네가 아는 것을
너는 내
너는 내가 가진
너는 내가 내는 손을 잡았다
그리고 너는 눈앞의 나를
마지막으로 너는 나를
Happy New Year
느티나무 언덕길을 올라와
죽어있는 누군가가 보일거야
아기 예수가 태어난 밤에 나는 너를 저주한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편지 내용, 그리고 섬뜩하리만큼 괴상한 꼬불꼬불한 글씨체, 검은 봉투……나는 그 편지를 그대로 꾸깃 꾸깃 접어 외투 주머니 속
깊숙히 쑤셔 넣었다. 누가 나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것 일까? 비록 편지 때문에 학교에 남은 것이 아니라 해도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폭설로 인
해 눈이 가득히 쌓인 운동장을 창문 너머로 멀뚱히 쳐다보고 있으니, 방 천장의 맨 끝 쪽에 위치 해 있는 스피커에서 작은 소음이 들려오더니 곧 이어 선생
님의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려 왔다.
‘지금 학교에 남아있는 8명의 학생은 지금 즉시 식당으로 내려 오기 바란다……….’
두 세번 정도를 반복하던 소음은 마지막으로……라며 더 이어가는 말과 함께 끝이 났다. 방송이 멈출 때 까지 멍을 때리던 나는 곧 이어 정신을 차리고 방 문
을 조심스레 열어 어두운 복도를 지나 식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찬찬히 밟아 내려갔다. 학교가 이리도 으스스한 곳이였었나. 아까의 편지 덕분인지 스산한 기
운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팔뚝을 매만지며 계단을 내려오자 식당이 보였다. 그리고 긴 테이블에 선생님의 의자를 포함 한 건지 9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었고, 어
두운 식당을 그나마 밝혀주는 양촛불이 테이블 중앙에 놓여져 있었다. 이 놈의 학교는 대체 불은 왜 꺼 놓은건지……궁시렁 거리며 9개의 의자 중 아무 의자나 끌
고는 자리에 앉으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내려오는게 보였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점점 자리를 채워 갔다. 남아있는 아이들은 나 포함 전부 8명. 얼굴은 익히 아는 애들이지만 전혀 친분은 없는 아이들이다. 이 중에서 작년에 같
은반이 되었던 애는…………박무열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섞어본 사이라 어색하기만 하다. 착한 것 같기는 하지만 어딘가 무뚝뚝하
고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아이이다. 아이들 역시 내가 어색한지 내 옆자리에서 조금씩 떨어진 채 자리를 채워 갔고, 거의 마지막 쯤에 온 박무열이 내 옆에 의
자를 끌어 앉았다. 그리곤 무거워 보이는 제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쳐 놓더니 아무 말 없이 테이블의 음식을 바라 보았다.
1. 박무열
![[화크/망상/빙의] White Christmas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6/5/b657fa3f3a528656d24d3362106a0df2.jpg)
“저기……….”
옆자리에 앉은 겸 어색함을 떨쳐 보기 위하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박무열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그러자 천천히 고개를 든 박무열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
곤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 보았다.
“…응?”
“아, 아니. 그냥…우리 1학년때 같은 반 이였지?”
“어, 그랬던 것 같은데.”
조금은 딱딱하다 싶을 정도로 무미건조한 대답이 들려왔다. 이런 대답을 바라고 말을 건건 아닌데……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다시 말을 건넬 생각도 못 하고 고
개를 푹 숙이고 있었는데, 날 빤히 쳐다보던 박무열이 다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넌 학교에 왜 남았어?”
“부모님 여행 가셔서, 집에 가봤자 혼자 밖에 없거든.”
“아, 그래…?”
무언가 의심 스럽다는 표정을 하곤 날 쳐다보던 박무열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곧 이어 선생님이 오신건지 중앙의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확인 해 보니, 분명 영어 선생님이 남으신다고 했었는데……뜬금 없는 체육
선생님이 자리에 앉아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당황 스럽다는 표정으로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 역시 그런 시선이 뻘쭘한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더니 아무렇지
도 않게 앞에 있는 물컵을 집으셨다.
그때, 내 옆 옆 자리에 앉아있던 조영재가 손을 들더니 개구진 표정으로 체육 선생님을 바라 보았다.
2. 조영재
![[화크/망상/빙의] White Christmas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4/b/94b59a53faee7ec66a3525c5ce40ca8f.jpg)
“영어 선생님이 숙직 스시는거 아니였나?”
그러자 체육 선생님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며 ‘바꿔 달랜다, 애인 없는 사람의 설움이지 뭐……’ 라며 말 끝을 흐리셨다. 그러자 조영재가 고개를 두어번 끄덕 이더
니 나와 내 앞 자리에 있는 아이를 번갈아 보고는 나에게 삿대질을 하였다.
“넌 처음 보는데, 전학 왔냐?”
“…아닌데?”
“근데 왜 처음 보지, 너 앞에 있는 애도, 처음 보는데.”
넌 니가 처음보면 다 전학 온거냐? 이건 뭐 또라이도 아니고…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진 못 하고 속으로 삼켰다. 그리곤 수저를 들어 신경 쓰지 않으려 다시 고개를 숙이자 옆에서 ‘야, 내 말 씹냐?’ 라며 툴툴 거리는데 상대하고 싶지
않아 밥 먹는 일에만 집중 했다. 그러자 내 앞에 있던 아이가 소심하게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더니 입을 열었다.
3. 이재규
![[화크/망상/빙의] White Christmas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3/5/2352e50be37c6be397674342f65dc7a2.jpg)
“난 전학 온거 맞아….”
어쩐지 얼굴이 조금 낯설다 했더니 전학 온 애였구나. 그럼 이 아이도 여기서 친한 애도 별로 없을테고…친해져 볼까 해서 대화를 좀 더 이어 나가기 위해 말
을 걸었다.
“몇 학년때? 이번 년도에?”
“응, 이번 년도에.”
뭐가 그리 수줍은지 말 한마디를 하는데도 얼굴이 붉어져선 뻘쭘 해 한다. 많이 소심 한 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나 같은 애가 또 있다니 하며 왠지 모르게 뿌듯
한 기분이 들어 어깨가 들썩였다. 그리곤 명찰을 보니 교복 포켓 위에 작게 달린 명찰에는 ‘이재규’ 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내 질문을 시작으로 아이들 역시 재
규에게 장난을 걸거나 질문을 하는 둥, 그리고 나에게도 역시 장난과 농담이 오고가며 분위기가 점점 풀려 가고 있었다.
그리곤 그렇게 적응 되는 분위기와 함께 식사가 점점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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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발캡쳐;;;사진도 이상하고 내용도 이상하고~~~~~~~~~ 본작 화크랑 너무 동 떨어진 느낌ㅠ0ㅠ 원래 이번 편에 6명 다 쓰고 싶었는데 제가 머리가 넘 딸리네여..수줍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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