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플푸프 기숙사는 1층 부엌 옆에 자리했고, 그리핀도르에서 얼마 없는 짐을 챙기고 나온 여주가 기숙사 문 앞에 서있었다. 달빛이 들고 그 빛에 의존해 주변을 기웃기웃 거리며 둘러보던 여주는 문 옆에 놓여져있는 통들 중 하나를 들어올렸고, 그 순간 여주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촤르륵-!
“으악!!”
“..여주?”
“누구야! ..어 여주야! 아잇 수건수건! 전원우 수건가져와!”
차례로 정한, 순영이었다. 식초에 뒤엎인 여주의 비명에 후플푸프 기숙사 문이 열리고, 고개를 내민 정한과 순영이 여주를 쳐다봤다. 곧 수건을 찾으며 원우를 부르는 순영이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고, 정한은 여주를 향해 말했다.
“우리 기숙사 비밀번호 애들한테 물어보고 오지 그랬어..”
“...아,”
“후플푸프는 식초통을 들면 문이 열리는데, 저 많은 통 중에 하나를 드는거야. 그 통은 매달 바뀌고.”
이번 달은 네번째 식초통이었어.
“...절대 못잊겠네요.”
“여주야! 여기 수건!”
민규) 안좋네, 안좋아. 가자마자 식초를 맞아버렸잖아~
승관) 그래. 후플은 아닌가봐. 그리핀도르가 좋았지?
순영) 야 그런게 어딨숴~!! 그냥 문을 못연거 하나 뿐인뒈~!
지훈) 일단 식초를 맞았잖아. 참고로 말하지만 슬리데린엔 그런게 없어.
순영) 야. 그래서 문제인거야. 방범장치가 없는거잖아.
민규) 있을 필요가 없지. 우리 자체가 방범장치인데.
찬) 도대체 어떤 정신나간 애가 감히 들어오려고 하겠어.
순영) 야 그러면 우리 기숙사는 만만해 보여서 방범장치를 한 줄 아냐! 넷 중에 니네만 안한거잖아! 그럼 니네가 이상한거지!
민규) 넷 중에서 우리만 강한거지~
승관) 아나 이게 진짜 아침 부터! 그럼 우린 약하냐!
민규) 잘 아네!
석민) 이쫘식이 자존심을 건드리네에!!
여주가 후플푸프로 가고난 뒤 첫 아침이었다. 중앙 홀에 모여 아침 식사를 하는 중 여주가 식초에 맞았다는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후플푸프 아이들의 속을 박박 긁기 시작했다.
원우) 그래도 햇볕도 잘들고, 아늑하지?
여주) 네. 되게 따듯하던데요?
명호) 그래서 여름엔 엄청 덥겠지.
원우) 에어컨 틀잖아. 별로 안더운데.
정한) 맞는말 하네. 야 근데 원우야, 자리 좀 바꾸자.
원우) 싫은데.
정한) 아이씨! 야 춥잖아아-!!!! 지금 여주 접시에 음식이 한가득 쌓였어! 내일까지 먹게 생겼다 임마!!
원우) ...미안, 내가 먹을게.
여주) 같이 먹으면 되죠. 괜찮아요.
승철) 난 원우가 저렇게 여자애랑 낯 안가리고 노는 거 처음봐.
지수) 우리 모두가 처음볼 걸.
정한) 그래도 우리 애라 다행이다.
지훈) 그래도 썸은 아냐.
승철) 야 인정할 건 인정해라. 저건 누가봐도 썸이야. 너 원우가 여자애랑 저렇게 말 섞는거 봤냐.
지훈) 정확히 따지면 일방통행 아냐? 여주는 모르는거잖아.
승철) ..그건 그렇지.
정한) 그래 아직 썸은 아니지~ 아, 그래도 한 편으론 여주가 원우 때문에라도 후플로 온다면 적극 환영이야.
지훈) 그럴 일 없음.
지수) 야 1교시 약물학이었지?
지훈) 응. 시간 넉넉해 천천히 먹어도 돼.
느리게 먹는 지수의 물음에 지훈이 답하자 지수는 안심한 듯 숟가락질을 이어나갔고, 아이들은 곧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불만아닌 불만들을 토해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오늘 점심이 그렇게 맛이 없다며 광장에 가서 먹자고 떠들기 시작했다.
순영) 오늘 점심 메뉴 봤어? 목요일은 진짜 맨날 실망이야.
석민) 한 두번도 아니고, 오늘 얼마나 심하길래 그래?
순영) 오늘이 제일 최악이야. 우리 가게 갈래?
승관) ...형.
민규) 와 진짜? 너무 좋은데?
석민) ..그래도 돼? 나 벌써 설레.
순영) 오후 수업 전에 돌아올 수 있겠지?
석민) 돌아올 수 있어 괜찮어. 그럼 점심은 형네 레스토랑?
순영) 그래. 중앙복도에서 4교시 끝나고 10분 안에 모여.
야 오늘 점심 우리 가게!!!!! 들었냐 지훈아!!
지훈) 니네 얘기하는거 여기까지 다 들려.
승철) 쟤네는 지네가 성량이 얼마나 큰지 몰라.
지훈) 아 맛있겠다. 벌써 먹고싶어.
정한) 먹고 있으면서 또 먹고싶댘ㅋㅋㅋㅋ 준휘도 먹으러 갈거지?
준휘) 엉. 나 거기 콘스프 먹고싶었어.
지훈) 진짜 식성 이해 못해. 권순영네는 스테이크가 존맛이야.
승관) 여주야, 너 시간표 있어? 줘봐.
여주) 아, 응. 여기.
승관) ..아나 삼사만 겹치네.
석민) 봐봐. ..에이, 좀 잘 짜주시지. 아직 친구들도 못사겼는데.
민규) 야 1, 2교시 우리랑도 안겹쳐?
승관) 니네 1, 2교시 뭔데?
찬) 우리 1교시가 마법의 역사고, 2교시가 뭐더라?
민규) 2교시 약초학. 겹쳐?
승관) 오 겹친다! 1, 2교시 겹쳐! 여주야, 얘네랑 수업 들으면 되겠다!
민규) 그래, 같이가면 되겠다.
여주) 다행이다, 조금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직 위치도 잘 몰라서..
찬) 괜찮아~ 처음엔 다 그런거지 뭐.
승관) 그래~ 얘는 처음에 길도 못찾아서 복도에서 울고 그랬어~
석민) 아 야!!! 그 얘기가 왜나와아~!!!!!
쟤가 걘가? 그 회장들이 들이려고 난리라는.
맞네. 교복도 없잖아.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거래? 머글 주제에.
그게 기밀이잖아. 회장들만 아는.
한편으론 부러운데 한편으론 얄밉다. 중간에 들어온 주제에 또 서로 못가져가서 안달인거잖아?
그러게. 어디로 가도 상관은 없는데, 얼마나 대단한걸 가지고 있는지 궁금은 하네.
“.......”
슬리데린 기숙사 근처에서 민규와 찬이를 기다리는 중, 지나가던 슬데린 학생들이 여주를 보곤 중얼거린 말이었다. 제 책을 품에 안은 채 발끝을 바라보던 여주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고, 아이들이 사라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민규와 찬이 여주에게 다가왔다.
“이 찬이 교과서를 못찾는 바람에 좀 늦었어.”
“야잇.. 미안해 여주야. 안보이더라고.”
“괜찮아. 찾았으면 됐지. 가자.”
셋이 마법의 역사 강의실로 향하면서 여주에게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는지, 대체로 어떤 느낌으로 흘러가는지 이야기를 해줬다. 금새 점심시간을 기대하는 이야기로 넘어가 버렸지만.
민규) 아 난 가자마자 스테이크 다섯접시 먹는다.
찬) 난 거기 에이드. 아 자몽에이드 진짜 맛있더라. 역시 머글계 자몽이, 크으...
민규) 아 갔다가 광장간김에 캔디샵 들릴까? 빨리먹고.
찬) 와 좋아. 여주야 너도 같이 가자.
여주) 그래 좋아. 저번에 민규가 추천한거 맛있더라.
민규) 그치. 그게 제일 맛있어. 아 나 벌써 입에 침고인다.
찬) 목요일마다 이러면 좋겠다. 맨날 순영이형 가게에서 밥먹으면 소원이없지.
여주) 근데 연회장 식사 되게 맛있던데?
민규) 그치 우리 호그와트가 맛있긴 해. 근데 상대적으로 목요일이 좀 맛없는 편이라 애들이 좀 싫어하는거지.
찬) 맞아. 너무 맛있는거에 익숙해져버리는 바람에 ㅋㅋㅋㅋㅋ
민규) 그래서 웬만해서 목요일엔 연회장에서 식사 잘 안해.
여주) 중앙홀은? 중앙홀도 목요일엔 맛없어?
민규) 중앙홀은 그냥 똑같아 평소랑.
찬) 어, 야. 지훈이 형이다. 지훈이 혀엉~!!
민규) ..저 형 무시한닼ㅋㅋㅋㅋㅋㅋㅋ
찬) 익숙해. 맨날 크게 불러서 아는 척하면 저렇게 무시하고 지나간다?
민규) 여주야 너가 불러봐.
여주) 내가 불러도 똑같지 뭐.
찬) 아냐. 불러봐 여주야.
여주) ...지훈 선-!
민규) ...와 나 소름. 지금 다 부르기도 전에 손흔든거봤어?
찬) 야. 우리가 알고지낸게 얼만데 진짜 서운하네.
민규) 여주야 봤지. 슬리데린으로 오면 지훈이 형이 잘해줄거야. 너한테만..
점심시간, 아이들이 발걸음을 재촉해 레스토랑에 모였고, 음식에 정신팔려 아무말 않고 다들 밥만 먹기 바빴다. 어느정도 배가 채워졌을 때 즈음 민규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민규) 지훈이 형 어디갔지?
찬) 화장실 간 거 아냐?
승철) 아까 볼 일 있다고 밥 빨리 먹고 나갔어.
민규) 엥. 그래?
순영) 회장이라 바쁜가보지 뭐. 김민규 너 최근에 뭐 사고쳤냐?
민규) 아니거든? 형이나 잘하시지그래.
정한) 그래, 순영아. 너나 먼저 잘하자. 이번 기숙사 점수도 니가 거의 깎아먹을 뻔한거 알지?
순영) ...아이, 너마저 나를 외면 하면 어떡하니.
정한) 외면이 뭔지 보여줘?
순영) 미안해.
승관) 아 진짜,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석민) 진짜 배불러. 와..
승관) 여주 5, 6교시는 애들이랑 안겹쳐?
여주) 응. 5, 6교시는 아무랑도 안겹치던데..
민규) 시간표 진짜 거지같이 짜줬네.
찬) 누가 뭐, 뒷 말 나오면 말해.
순영) 야 말을 해도 우리한테 해야지. 내일 모레까지는 후플푸픈데.
원우) 그래. 우리한테 말해 여주야.
정한) 건드는 애들있으면 나한테 바로 말하면 돼, 알았지?
여주) 네, 뭐.. 괜찮아요.
순영) 야, 오늘 밤에 게임 각?
석민) 오. 각? 부승관 고?
승관) 아 좋지. 김민규는?
민규) 내가 빠지면 섭하지.
순영) 야 원우야, 너랑 여주까지해서 삼대삼 어때.
원우) 저번에 콘솔게임? 좋아.
순영) 그럼 오후 수업 다 끝나고 저녁 먹기 전에 모여서 한 판 하자.
승관) 오늘 저녁은 중앙홀?
석민) 연회장 맛없으니까 그냥 중앙홀 가야지 뭐.
정한) 야 이제 슬슬 일어나자. 시간 다됐다.
정한의 말에 아이들이 접시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 순영은 해맑게 부모님에게 인사를 건넸다. 따라 고개를 숙이던 아이들이 가게를 빠져나왔고 시간을 확인한 민규가 늦을 것 같다며 캔디샵은 오늘 저녁 게임 내기로 미루자고 말했다. 오늘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큰소리로 뱉어내는 순영에 민규는 잔뜩 비웃어보였다.
“.........”
호그와트에 들어왔을 때 받은 노트에 나란히 적힌 네 곳의 기숙사 이름을 쳐다보던 여주가 본인만 알 수 있는 표시를 하던 중이었다. 저녁까지 대충먹고 올라온 여주는 씻은 지 얼마 안된 듯 머리 위에 수건이 얹어져있었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문을 바라봤다. 노트를 덮은 여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에 서서 물었다. 누구세요? 곧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문을 열자 정한이 서있었다.
“뭐해?”
“아, 이제 자려구요. 왜요?”
“이거.”
“..어, 이건 왜.”
“내 건데, 내일 모레까지 쓰고 돌려줘.”
“.......”
“그래도 후플푸프 있는 느낌이 들려면 이만한 것 도 없지.”
정한에게 망토를 받은 여주가 제 손에 들린 망토를 내려다보고, 눈을 느리게 깜박거리다 자신을 쳐다보는 정한의 시선을 맞췄다.
“..고맙습니다.”
“뭘, 당연한 건데. 내일 시간표도 애들이랑 별로 안겹쳐?”
“아뇨. 내일은 겹쳐요. 내일 모레는 또 안겹치고..”
“아까 오후수업은 어땠어. 혼자하는 것도 힘들었을텐데.”
“교실은 애들이 데려다줘서 잘 찾아갔어요.”
“그리고?”
“..나름 괜찮았어요.”
“..그래? 그래 그럼. 내일 보자. 잘자.”
“선배도 잘자요.”
탁-.
정한이 방을 나가고 여주도 곧 노트를 정리하더니 망토를 옷장에 걸어놓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
수업시간, 자신을 향한 호기심의 시선들과 날카로운 시선들. 수군거리는 소리들을 곱씹던 여주가 느리게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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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눈이 좀 쾡한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보이는건가?
승관) 나도 그렇게 보이는데?
석민) 여주야, 너 잠 못잤어?
여주) ..아니, 잘 잤어.
원우) 잘잔 얼굴이 전혀 아닌데.
순영) 왜 잠을 못잤어? 뭔 일 있었어?
여주) 아뇨. 그런거 없었어요. 잘 잤는데..
승관) 여주가 아무래도 후플이랑 안맞나보다!
순영) 야! 아니야아!
석민) 뭐가 아냐! 애가 잠도 못잤는데!
원우) 야 여주 망토 두른거 봐. 얼마나 잘어울려.
석민) 노란색보다 빨간색이 더 잘어울리던데? 저번에 내 망토 입었을 때 진짜 잘어울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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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근데 진짜 피곤해보이는데. 잠 못잤어?
여주) ..그냥 어제 좀 늦게 잠들었어요. 딴짓하느라.
찬) 다음엔 우리 기숙사로 와. 우리 기숙사는 잠 잘올거야.
승관) 그렇겠지. 니네 기숙사가 좀 어둡냐.
석민) 평소에도 어두워서 맨날 발 찧인다는 소문이 아주 파다해.
민규) 아니거든?
중앙홀에 모여 식사를 하는 아이들의 대화주제는 여주의 쾡한 눈이었다. 금새 다른 주제로 물흐르듯 넘어갔지만 정한은 마음에 걸리는 듯 여주를 바라보다 시선을 거뒀다. 어느정도 식사가 끝나갈 때 즈음, 먼저 가야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일어나고, 정한은 민규에게 다가가 물었다.
정한) 어제 혹시 여주 혼자 있던 적 있어?
민규) 오후 수업은 혼자 했잖아.
정한) 아니, 너희랑 있을 때도.
민규) ...아, 있다. 우리 교과서 가지러 기숙사 갔을 때 잠깐. 왜?
정한) 아무래도 애들이 얘기하는 거 들은 것 같아.
민규) 무슨 얘기?
정한) 머글에 중도입학에, 무소속에. 애들이 씹기에 이만큼 좋은 화젯거리도 없지.
민규) ..아. 그래서 잠을 잘 못잔건가?
정한) 그런 것 같은데. 오늘은 시간표 다같이 겹치지?
민규) 응.
정한) 적어도 한 명씩은 붙어있어줘. 그 기분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민규) 그럼 내가 아주 잘알지. 걱정 마.
후플푸프에서 자는 마지막 날, 여주는 어김없이 노트를 끄적거리고 있었고, 곧 목이 마른 듯 방문을 열자마자 서있는 정한을 보고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
“..여긴 왜,”
“아, 그게 뭐 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뭐를요?”
“..그 어제, 정말 아무일도 없었어?”
“........”
정한의 물음에 여주가 정한의 시선을 피하고 곧 정한의 뒷편에서 빛나는 1층의 샹들리에를 바라봤다. 적지않은 정적에 정한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래도 3일동안은 후플푸프잖아. 그만큼 나도 너한테 책임감도 있고, 챙겨주는게 맞으니까 말해줬으면 좋겠어서 그래. 그래야 내가 마음이 좀 편할 것 같은데.”
“..그냥, 애들이랑 잠깐 떨어져있었을 때, 애들이 저한테 하는 말들을 들었어요.”
뭘 가졌길래 다들 데려가려고 난리냐, 머글 주제에 무소속 주제에, 중도입학 주제에. 한편으론 부러운데, 한편으론 얄밉다.
회장들은 데리고오고 싶어하지만, 솔직히 안왔으면 좋겠다.. 뭐 그런 말들, 옆에 앉지 않으려는 행동.
“애들이랑 같이 있으면 쳐다보는거에서 그쳤지만 혼자 있을 땐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말하기도 했어요.”
“..근데 어제 왜 말 안했어? 그거 생각하느라 잠 못잔거잖아.”
“..맞아요, 사실 어제 저녁에 그 생각에 못잤어요. 근데 뭐하러 말하나 싶어서요.”
“........”
듣다보니까 틀린말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전 무소속이 맞고, 애들은 내 능력이 뭔지도 모르니까 왜 회장들이 자기 소속에 들이려는지도 모르는거고, 선택받은 애들만 입학하는 곳에 중도입학도 했고, 더군다나 그냥 머글이어도 차별받는 공간인데.
“곱씹을 수록 그게 맞는 것 같아서, 말 안했어요.”
“그건 틀린거야. 네가 잠을 못잤잖아. 그만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는거고.”
들리라는 식으로 말한 것 자체가 악의적인건데, 그게 왜 맞아.
정한의 낮아진 음성에 여주의 시선이 정한과 맞물리고, 정한은 옅게 한숨을 내뱉고 제 머리를 쓸어넘기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 그런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다음 기숙사로 가서도 그런 일 생기면 회장들한테 꼭 말하고.”
네가 그런 수모를 당할 필요가 없단 거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면 온 세상 사람들이 질타를 받으면서 살아야지. 안그래?
“........”
“차라리 권순영처럼 참지 말고 싸우던가. 기숙사 점수를 다 까먹어도 좋으니까.”
“........”
우리 기숙사 안와도 되고, 너 유리한 쪽으로 선택해도 좋으니까 어디가서 당하지만 마. 그게 제일 바보같은거야.
epilogue
“..넌 애 사이즈도 모르면서 교복을 맞추러 오니?”
“..일반적인 사이즈로 대충 하나 주세요.”
“디자이너 자존심에 스크래치 긁히는 소리하고 있네.”
슬리데린 왕자님 돈 많은 집안인 건 알았는데, 이정도일 줄은.
“..헛소리마시죠, 마녀님.”
“키가 얼마?”
“...한 이정도.”
마녀의 물음에 지훈이 제 눈높이 정도로 손을 들고, 대략 사이즈를 보던 마녀는 옷장을 휙휙 훑으며 신체는? 하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몸을 획 돌려 지훈을 못마땅하다는 듯 쳐다보고, 곧 입을 열었다.
“너 걔 안아봤어?”
“예? 무슨소리세요.”
“안아보지도 못한 여자애한테 교복이라니. 혹시 프러포즈를 교복으로 할 생각은 아니지?”
“마녀님.”
“그래그래, 장난은 여기까지 할게. 품이 어느정도 될 것 같은데?”
“...넉넉하게 미디움사이즈 정도.”
“그래 그럼, 혹시 명찰도 필요할까?”
**
후플푸프의 여주는 조금 안쓰럽네요. 허허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다들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시죠? 늦은 시각 업로드 죄송합니댜..헣ㅎㅎ 힘든 시국에 다들 답답하실텐데 조금만 더 버텨봐요.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쁜 꿈 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