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To love is to receive a glimpse of heaven.
사랑하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것이다.
카렌 선드
원우 덕분인지 슬기 덕분인지,
수학여행 이후 난 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수 있게되었어.
남자아이들도 여자아이들도,
모두.
"이름아!음악실 가자!"
"이름~매점 가자~"
"이름!빨리와!"
반 여기저기선 내이름이 불리기 일수였고,
반아이들과 웃고 떠드는게 내 일상이 되었지.
어쩌다 보니 하교를 원우와 함께 하는것도 일상이 되었어.
"요세 아주 웃음꽃이 피었네."
"그래...?"
"응,볼때마다 웃고있어."
"지금도?"
"응,지금도."
"그렇구나~"
"누구 덕분인지 참~그사람이 누군지 상 줘야겠다."
"슬기~?"
"아니,걔 말고."
"누가있나~?"
"있지."
"어디~?"
"니 옆에."
"푸핫."
"웃어?"
"..."
"웃었어?비웃은거야?니가?"
"..."
내가 울상이 되어 고개를 쳐박고있으니까
원우가 내 양쪽 볼을 잡고 원우와 눈을 마주치게해.
"장난인데~"
"..."
"에~삐진거야~?"
"아니..."
"툭 하면 삐져~"
"안삐졌거든..."
"뻥 치시네~"
"진짜로 안삐졌어..."
"누가봐도 나 삐졌어요~라고 되있는데~?"
"은쁘즈뜨그 흐뜨..."
약간 인상을 찌푸리고 원우를 째려보며 말하니까
원우가 당황했는지 내 얼굴에서 손을 때고 고갤 돌려.
"아...이름이 안삐졌구나~하하하!안삐졌어~"
"..."
"우리 뭐 먹으러갈까?"
"아니...나 다이어트 중."
"니가?"
"왜...?"
"니가 살을 뺀다고?"
"응..."
"됐어.뺄대가 어딨다고...가자~먹으러~"
"으..아...야!!"
원우와 내가 항상 가는 골목 떡볶이 집.
순식간에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와.
"와...배부르다..."
"여긴 언제 먹어도 맛있어."
"우리 내일 또 오자!"
"살 뺀다며."
"니가 뺄대가 어딨냐며~다이어트 안할려고~룰루."
"룰루는 무슨...데려다줄게 집에 가자."
"안데려다 줘도 되는데..."
"위험해서 안돼."
"어...?"
"길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위험해서 안돼."
"뭐?!죽을래?"
"가자."
"..."
항상 걷던 길 인데 원우와 같이 걸어서 그런지
온 신경이 원우에게로 집중되고,긴장되었어.
"이름아..."
"왜?"
"너 어디 불편해?"
"...왜?"
"지금 너 걷는거 엄청 이상해."
"허허허 아닐껄?"
"맞을껄?"
"아닌데?"
"맞는데?"
"아니라고!"
원우와 말장난 아닌 말장난을 하니
벌써 집앞에 다다랐어.
"너 이제 집에 가~나 갈게."
"집앞까지 데려다 준다니까...어차피 우리집도 이 근처야."
"바로 앞인데 뭐...잘가!"
나는 원우에게서 달아나고 싶었던걸까.
잽싸게 뛰어 집으로 향해.
"뛰지말고...!넘어져!"
원우의 말을 무시한채 집으로 들어가.
"다녀왔습니다."
"밥은?"
"먹었어요."
"너 요세 이상하다?"
"뭐가요."
"맨날 집에 늦게들어오고,밥도 밖에서 사먹고 들어오고.집앞에 데려다준 남자앤 누구야?"
"이제 8시반 조금 넘었는데,뭐가 늦은거에요?밥도 밖에서 사 먹을수 있는거지...그리고 그 남자앤 그냥 친구에요."
"이게 따박따박 말대꾸야."
"물어보셨잖아요."
"너 요세 나쁜애들이랑 어울리는거야?어디서 말대꾸야!"
"내가 뭘 했다고!갑자기 왜 없던 관심이야?"
"말이 짧다?"
"이때까지 맨날 오빠만 신경쓰고,오빠한테나 신경써."
"이게!"
엄마가 갑자기 뺨을 때리는 바람에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버렸어.
"시발..."
"뭐?"
"다른애들도 밖에서 밥먹고 들어오고,퍽하면 10시 넘어서 들어오는데 왜 난 안돼?"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뭘 잘못했는데?난 다른애들이 하는대로 한거야."
"야...!성이름!야!어디가!"
나는 그냥 곧장 밖으로 나와버렸어.
집에서 조금 떨어진 놀이터로 와 가만히 벤치에 앉아있으니까
그냥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가 뭘했다고...흐으..."
띠링
[뭐해? _8:57 전원우]
"..."
-그냥 있지~ _9:00
[그냥 있긴. _9:01 전원우]
"야!"
"으아!...뭐...뭐야..."
"말했잖아,이근처 우리집이라고."
"아..."
"왜 울어."
"아냐~하품 한거야."
"하품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나?"
"난 그렇던데?"
"무슨일 있었어?"
"아니~하품한거라니까~"
"툭 하면 거짓말이야~"
원우는 아무 말 없이 날 안아줬고,
난 그 품에서 울어버렸어.
몇분이 지났을까...
진정이 된 나는 원우의 품안에서 원우를 올려다 봤고,
그제서야 원우는 날 품에서 놓아주고 내 눈물을 닦아줘.
"하품 엄청 했나보네."
"..."
"괜찮아졌어?"
"응..."
"기다려봐~"
원우는 놀이터 앞 슈퍼에 들어가서
몇분 뒤 다시 돌아왔어.
"자!"
"어...뭐야..."
"뭐긴~오렌지 주스지~"
"나 오렌지 주스 싫어하는데..."
"..."
"어...아냐!마실게!고마워~"
"..."
"야아아~"
"...됐어."
"마실게!"
난 원우에게 보란듯이 오렌지 주스를 마셨고,
빈병을 원우의 눈앞에 가져다 대.
"나 원샷했어!아 맛있다~"
원우는 날 가만히 바라보다 피식 하고 웃어.
"왜...?"
"귀여워서."
"뭐...뭐래!"
"데려다 줄게,가자."
"..."
"가기싫어도 가야지~어머니 걱정하셔~"
"안할껄..."
"안하시면...안들어가게?너 여기서 자게?"
"...아니."
"들어가야지~"
"응..."
"이름이 일어나!가자!"
집앞까지 데려다준 원우는 손을 흔들며 내일 보자며 돌아갔어.
나도 손을 흔들고 집으로 갔어.
집으로 돌아가니 엄마가 울고계셨어.
"..."
"엄마가 너한테 관심이 없었던게 아냐."
"..."
"어떻게 관심을 줘야할지 몰랐어."
"..."
"엄마가 의심해서 미안해..."
"아냐...아니야...아니에요...제가 더 미안해요..."
"아냐...피곤하지?들어가서 쉬어..."
"네..."
나는 침대에 누워 창문밖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어.
별이 예쁘게 빛나는 밤이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