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짝지
W.짝지
"왜?"
"…아,아냐"
누가 내 등을 쿡쿡 찌르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내 뒤에 앉은 아이는 오늘 아침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걱정되는 탈색머리에
눈꼬리가 올라갔지만 뭔가 순해보이는 얼굴을 한 남자아이였다.
이상하다… 분명 누가 찔렀는데
쿡쿡-
다시 등을 찌르는 느낌이 들자 뒤를 휙 돌아보았다.
"어…"
"왜?"
얘가 찌른게 아닌가?
"아니, 자꾸 누가 등을 찌르길래…. 혹시 너인가 싶어서"
"나 아닌데?"
"아... 그래? 미안"
새학교 새학기라 너무 떨려서 나 혼자 착각한건가
아닌데, 분명 뒤에 남자아이가 그런 것 같은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새로운 담임선생님의 소개를 듣지 못한채로
입학식을 하기 위해 강당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
"저.. 기"
"응? 왜?"
드디어 나에게도 말을 걸어주는구나 싶어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려는 찰나
"여기 포스트잇…"
정체모를 포스트잇을 나에게 건네준다.
뭐지?
"이게 뭐야?"
"등 뒤에 붙어 있길래…"
같은 반 아이가 준 포스트잇 위에는 삐뚤빼뚤하게
'나는 바보다'라고 적혀 있었다.
강당까지 이걸 붙이고 왔을거란 생각에
얼굴이 빨개지며 어이가없어서 웃음밖에 나질 안았다.
"허, 이게 뭐야.."
곰곰히 생각해보자 누가 내 등 뒤에…
아!
너구나?
내 뒤에 앉아있던 눈꼬리 올라간 남자아이.
***
증거 확보를 위해 곱게 접은 포스트잇을 마이 주머니에 넣어놓고
남들보다 빠르게 교실로 올라갔다.
그나저나 뭐라말하지? 아니 걔는 왜 이런 장난을 친거야?
1도 이해가 안되네 나 ,참..
제일 먼저 교실에 도착해 앉아있자
하나 둘 많은 아이들이 교실을 들어오고 그 남자아이 역시 반으로 들어왔다.
혼자 교실에 앉아있으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또라이 아니야?..설마, 일진인가? 아님 약간 지능이 낮나?
남자아이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러자 살짝 놀란 듯 그 올라간 눈꼬리에도 순해보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왜?"
"이거 너 맞지?"
곱게 접은 포스트잇을 꺼내 남자아이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남자아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뭐, 왜, 왜 웃어"
"그걸 이제 알았어?"
…아, 나 지금 오늘 처음 보는 남자얘한테 농락당하는거야?
그 생각이 들자 순간 얼굴이 확 빨개지면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야.. 나 오늘 너랑 처음 본 사이거든?"
"응 근데 그게 왜-?"
너무나 해맑은 웃음으로 왜냐고 물어보는 남자아이에
순간 말문히 턱 막혀버렸다.
이게 아닌데, 말려들면 안되는데..
"그러니까…"
"응,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왜 이런 장난 치냐고.."
"재밌잖아"
그래, 재밌구나?! 하하
"아, 그렇구나… "
절대 말문이 막힌게 아니야
난 여중을 나와서
아빠말고 남자랑대화를 한번도 안해봐서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그래 내 머릿속엔 할 말이 많은데
그냥.. 안한거야.
***
몇 분 지나지 않자 담임은 들어왔고,
자리를 바꾸자고 이야기를 했다.
제발, 제발 착한 얘랑 짝꿍이 되기를..
"3번 뽑은얘 누구야?"
"저ㅇ…"
"저요!"
…담임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 뒤에서 큰 소리로 대답하며 손을 번쩍 드는 남자아이
…시바?
다시 슬그머니 손을 내렸지만
뒤에서 등을 쿡쿡 찔러오는 남자아이
" 나랑 짝꿍이네!!"
"어? 어…허허 그렇네"
애써 괜찮은 척 입꼬리를 올려보았지만
내 앞날이 캄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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