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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이 전체글ll조회 1318




등대가 우두커니 서 있는 동그란 부두끝. 한 청년이 위태롭게 앉아있다. 허공에 다리를 흔들거리며 방파제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던 청년은 생각한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라고. 새벽 3시. 일정하게 물결 위에 빛을 비추는 등대를 등 뒤로 하고, 청년은 그대로 바닥에 몸을 뉘였다. 차갑게 식은 시멘트 바닥이지만, 가을 옷 속까지 스며들지 않는 차가움에 청년은 미소지었다.


이 등대에서 삶을 마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년은 눈을 감아 큰 눈동자를 가려버렸다. 그냥 여기서 자버릴까.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새벽이었다.





등 대, the lighthouse

01

w.하나이







아침부터 반장에게 불려나온 백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골때리게 울려대는 휴대전화를 붙들고 액정에 뜨는 [ 박찬열 ] 이라는 이름에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그 찰나가 생각났다. 안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뒤늦은 후회는 소용이 없었다. 백현의 앞에 위치한 책상 위에는 얇은 수사일지가 놓여있었다. [ 2012 하늘보육원 납치사건 ]. 절대 맡고싶지 않았던 사건이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사정을 아는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제게 일을 맡기려는 것이 분명했다. 백현은 괘씸한 기분에 대드려다가 욱하는 것을 내리 눌러 겨우 참았다.




"수사 방향같은건, 위에서 지시가 내려올거야. 대기업에서 운영하던 보육원이라 그런지, 수사를 제대로 해달라는 요청이 따라왔어. 제대로 할 수 있지?"
"저에게 제대로 하기를 바라시는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불가능할텐데요. 정중히 거절은 안되겠습니까?"
"자네는 형사야. 복직하겠다고 끝에 직접 말한건 자네 본인이고.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 비슷한 사건들을 맡아보는것도 좋은 방법이지."
"......"
"더 할 말은?"
"없습니다."




반장은 고개를 푹 숙인채 불평하는 백현의 얼굴을 보고도 못 본 척, 그냥 지나쳤다. 이게 다 자네를 위한 일이야. 나같은 반장이 또 어디있나? 낄낄거리는 반장에 백현은 한숨을 쉬었다.




"어제 오후에 실종됐어. 범인한테서는 일절 연락이 없고. CCTV를 판독해봤는데, 영아 스스로 보육원을 나오고 있더라고. 그런데 가방을 매고있는게, 여간 수상한게 아니야."
"부모가 데리고 간건 아닙니까?"
"그럴리가. CCTV로 경로를 추적해봤는데, 어떤 남자 손을 잡고 있었거든. 바람등대라고 아나?"
"모릅니다."
"그 곳으로 가는 부두에서 실종됐어. CCTV가 그 끝까지 닿지 않아서 자세한건 몰라. 배로 간 것 같은데...... 막다른 길이라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어떻게 들어가고 나오는지는 알 길이 없고."




그럼 등대에 은신처라도 있나 보죠 뭐. 백현이 궁시렁댔다. 반장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백현의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형사씩이나 되어선 사건을 가리는 백현은 보기에 썩 좋지 않았다. 반장은 어떻게 좀 골려줄까, 생각하다 좋은 방법이 떠올랐는지 실실 웃기 시작했다. 백현은 이상한 사람 보듯 반장을 쳐다봤다.




"백형사, 짐싸서 한시간 뒤에 바람등대 근처에 파란지붕 주택으로 가. 차는 개인 차 있지? 기름값은 알아서 결재요청하고. 여기, 집열쇠. 앞으로 일주일간 잠복근무야."
"예..."



백현은 대답을 끌다가 예?! 하고 되물었다. 적당히 데이터 조회하고 정리하고 추려내서 보고만 하면 되는거 아니었나? 백현은 뭣됐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손으로 멀쩡한 머리를 헝클었다. 번복은 없다며 나가보라는 반장에 불만이 굉장히 많았지만 이내 툴툴거린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에 백현은 반항을 포기하고 스스로 문을 열어 방을 나왔다. 형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서 안의 자신의 자리로 가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찬열이 백현의 안색을 살폈다.



"야, 백형사, 어때? 반장님이 뭐라고 하셨어?"
"이게 다 너때문이잖아! 그리고 내 성씨는 변이야. 백형사가 뭐야, 백형사가."
"변형사님은 너말고도 한분 더 계시잖아. 선배님 헷갈리게 하면 안되니까, 그치?"



찬열은 그말을 하고는 하하 웃어보였다. 불현듯 백현은 이 모든 일의 발단이 찬열의 전화라는 생각이 들어 찬열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려다 참았다.



"너때문에 오늘 내 수명이 십년은 줄어든 것 같다. 언제까지 참기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아! 짜증나."



백현이 정말 짜증났는지 아! 하고 짜증섞인 비명을 질렀다. 순간 서 안의 모든 눈이 백현을 향했지만 이내 그 시선들은 모두 흩어져 다시 자기의 일에 몰두했다. 요근래 급증한 음주폭행사건때문에 골치가 아픈것은 백현이 속한 강력1반이었다. 사소한 사건일지 몰라도 술이 들어간 상태에서 일어난 일은 항상 진술이 엇갈렸다. 기억이 온전한게 이상한 일이었겠지만, CCTV도 없는 길가 선술집에서 일어난 사건이 대부분이었고, 개중에는 아주 야심한 시각에 일어난 사건에 목격자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맡은 사건이 없는건 찬열과 백현 자신이 유일했는데, 그때문에 납치사건을 백현이 맡은건 어쩔 수 없는 경우였을지도 모른다.



"아- 여하튼, 너때문에 난 잠복간다. 너, 바람등대가 어딘지 알아?"
"바람등대? 당연히 알지. 넌 여기 살면서 바람등대도 모르고... 백형사 경찰서까지는 어떻게 오세요-?"



찬열은 바람등대를 모르는 백현에 대고 킬킬거렸다. 그 모습이 그렇게 얄미워보일 수 없었던 백현은 기어코 찬열의 정강이를 차버리고 말았다. 그 긴 다리를 위로 접어 콩콩 뛰어다니며 아이고- 내 정강이- 형사가 사람잡네- 하며 정강이를 잡고 쏘다니는 찬열을 보며 서 안의 고참형사들은 서 안에서 젊은 형사들이 저러는건 필시 세상이 말세라는 뜻이라며 혀를 끌끌찼다. 결국, 최고참인 변형사가 그만하고 얼른 꺼지라고 말했고, 찬열과 백현은 고개를 수그리며 서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백현은 차키를 찬열에게 넘기며 운전은 니가. 라고 말하고 얼른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혼자 로비에 남은 찬열은 허, 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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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EXO/오백] the Lighthouse 01  1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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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금손이세요 신알신할게요 경수가 범인인건가요 다음내용이궁금해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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