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주인, 재워줘

내일 놀이터 갈 생각 하니까 잠이 안 와. 민윤기 주인, 있잖아 남자는 어떤 여자를 좋아해?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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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네가 잠을 자야 내일이 올 거 아냐, 이지은. 가서 자. 이불 차내지 말고, 잘 덮고 따뜻하게. 다 차내고 자서 감기 걸리면 안 데리고 나갈 거야.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가 왜 궁금해. 그런 거 안 궁금해도 돼, 너는. 어리니까.

[복숭아의 시선]

주말이라서 그런가 좋아서 잠이 안 와, 민윤기 주인은 안 그래? 걱정 되면 민윤기 주인이 옆에 자면서 덮어주면 되지. 근데 놀이터 같이 나가게? 아, 아냐. 나 혼자 갈 수 있어. 집 앞인데? 그리고 나 안 어리니까 알려줘, 어떤 여자 좋아해? 응? 궁금하단 말이야.

[독자2]

뭐야. 삼십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 자고 뭐하냐. 매주 오는 게 지겹지도 않은지 뭐가 좋다고 잠까지 안 오고 그래. 뭘 옆에서 자, 이지은. 까져가지고. 같이 나가야지, 그럼 혼자 가? 주말이라 좋다며. 주중엔 하루종일 혼자 있게 하기 일쑤인데 이렇게라도 같이 있어야... 뭐. 왜 그렇게 음흉한 눈으로 봐, 인마. 쪼끄만한 게. 몰라. 생각 안 해 봤어.

[복숭아의 시선]

주말엔 민윤기 주인 말대로 민윤기 주인도 집에 있고 놀이터에 애기들도 많단 말이야, 그래서 좋아. 왜? 옆에서 자면 까진 거야? 왜? 뭐야, 그런 것도 없어? 민윤기 주인은 여자 안 좋아해?

[독자3]

애기들이 좋았어. 왜, 정신연령이 비슷해서 같이 놀기 편하고 그러냐. 됐다, 인마. 이래서 너 어리다고. 어. 안 좋아해. 굳이 자세히 얘기하자면 다른 여자 안 좋아하는 것 정도로 두자. 누구 때문에 세상이고 사상이고 다 순수하디 순수하게 변했잖아.

[복숭아의 시선]

3에게
아니거든? 내가 애기들 그네도 태워주고, 미끄럼틀도 같이 타고 탈출놀이도 해주고 넘어져서 아야하면 약도 발라주고 그래, 나 어른이야 . 나때문에? 순수한 게 왜? 그거 때문에 여자가 안 좋아?

[독자4]

복숭아의 시선에게
애기가 애기를 놀아 주고 앉았네. 그래, 우리 지은이 어른이야. 내가 아냐. 내가 그걸 알았으면 원인 없애고 좋다고 이 여자 저 여자 열심히 건들어도 보고 그랬겠지. 아, 왜. 왜 궁금해서 또 난리실까.

[복숭아의 시선]

4에게
나 다 컸다니까 그러네 진짜. 애기 아냐, 성인 토끼야. 궁금한데 어떡해... 그럼 안 순수하면 돼? 안 순수하면 좋아해?

[독자5]

복숭아의 시선에게
그래, 성인 토끼. 아, 존나 토끼. 내가 어쩌다가 토끼를, 토끼랑... 아우. 아냐. 지금도 여자 좋아해. 여자? 어, 여자지. 여자 좋아해. 그냥 넌 그대로만 있어. 그게 제일 예뻐.

[복숭아의 시선]

5에게
뭐, 뭐. 토끼가 뭐 어때서. 뭐. 이제와서 토끼 말고 다른 동물이 좋아? 싫어, 나 다른 동물 데려오면 진짜 화낼 거야. 민윤기 주인이 싫어하는 거만 다 할 거야. 나 예뻐? 아니, 아니. 그거가 아니고, 남자는 어떤 여자 좋아하냐니까?

[독자6]

복숭아의 시선에게
사자, 막 이런 거 어떠냐. 아님 여우? 사막여우, 그거 귀엽던데. 지금도 딱히 좋아하는 짓 안 하잖냐. 한글 공부 하랬더니 쫄래쫄래 나가서는. 어, 예뻐. 남자는 예쁜 여자 좋아해.

[복숭아의 시선]

6에게
나 오래 살고 싶어 민윤기 주인... 잡아 먹히면 어떡해? 아냐, 그래도 청소는 했거든? 좋아하는 짓 했어. 그리고 한글 공부도 조금 했어. 예쁜 여자 좋아해? 그럼 민윤기 주인이 나 예쁘댔으니까 나 좋아하겠네?

[독자7]

복숭아의 시선에게
어구, 오래 살고 싶어. 청소는 양심이 있으면 해야지, 이지은. 이거 봐, 이거 봐. 넌 왜 이럴 때만 똘똘하냐.

[복숭아의 시선]

7에게
민윤기 주인이랑 오래 살 거야. 진짜? 맞아? 정국이 나 좋아해?

[독자8]

복숭아의 시선에게
지은아. 우리 이사 갈까.

[복숭아의 시선]

8에게
이사? 갑자기 왜? 멀리 갈 거야? 그럼 안 돼...

[독자9]

복숭아의 시선에게
왜.

[복숭아의 시선]

9에게
애기들도 못 보고 정국이도...

[독자10]

복숭아의 시선에게
그게 그렇게 좋냐.

[복숭아의 시선]

10에게
아, 아니? 그정돈 아니거든?

[독자11]

복숭아의 시선에게
그럼 자, 인마. 잠이나 자, 그냥. 왜 네 입에서 나오기만 하면 무슨 얘기든간에 유치하게 생각을 하게 되냐, 열받게.

[복숭아의 시선]

11에게
민윤기 주인 나때문에 화났어? 쪽, 쪽.

[독자12]

복숭아의 시선에게
화 난 게 아니라, 그... 시간이 늦었네. 시간이 늦었어. 벌써 네 시잖아. 그러니까 자야지.

[복숭아의 시선]

12에게
그게 아닌 거 같은데? 민윤기 주인 거짓말 치는 거 티 나. 쪽, 쪼옥.

[독자13]

복숭아의 시선에게
안 나. 자, 얼른. 그만 치대고.

[복숭아의 시선]

13에게
뽀뽀 싫어? 알았어, 이제 뽀뽀 안 할게... 민윤기 주인이 뽀뽀 싫어했구나...

[독자14]

복숭아의 시선에게
사실 토끼 아니라 여우지, 너. 바른대로 얘기해라.

[복숭아의 시선]

14에게
아닌데? 민윤기 주인님, 이거 봐. 귀 쫑긋한 거. 토끼 맞지? 꼬리도 이렇게 만져 봐. 짧고.

[독자15]

복숭아의 시선에게
그러게. 이러는 거 보면 영락없는 토끼인데 왜 이럴 때만 하는 짓이 여우야. 사람을 아주... 됐다, 말을 말아야지.

[복숭아의 시선]

15에게
그럼 뽀뽀 안 싫은 거야? 쪽, 쪽. 근데 쪼옥 하면 기분이 이상하게 돼.

[독자16]

복숭아의 시선에게
기분이 이상할 건 또 뭐야.

[복숭아의 시선]

16에게
음... 모르겠어. 민윤기 주인은 안 그래?

[독자17]

복숭아의 시선에게
누차 말하지만 내가 그걸 알면 답답하지라도 않지.

[독자18]

복숭아의 시선에게
지은아. 잘 때까지 기다려 주고 싶은데 네 시 웃도는 시간이라 정말 졸립다. 여섯 시에 일어나야 돼서, 먼저 잘게. 너도 얼른 자야지. 키 안 커, 토끼. 잘 자.

[복숭아의 시선]

18에게
어, 응. 민윤기 주인 잘 자, 별로 못 자겠다...

[독자19]

복숭아의 시선에게
신경 쓰이게 여운 남기지 말고 자, 얼른.

[복숭아의 시선]

19에게
네에. 쪽. 잘 자, 민윤기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