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욱신 거리는 것은 K양 뿐이었나 봅니다. 신이 난 수지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며 끈질기게 구애(?)를 합니다.
[너무 좋은데.. 사귀면 안되?]
K양이 직접 보낸 건 아니지만 창피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장난은 그만이라며 폰을 뺏으려는 찰나
L군의 사귀자는 답장이 왔습니다.
K양의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수지와 헤어지고 L군에게 자기가 보낸 문자가 아니라 수지가 보낸 것이라는걸 알렸습니다.
잠깐의 설레임도 다시 장난이 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L군은 장난이 아니었다는 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문자를 이어갔습니다.
혼란스러운 K양은 이게 장난이라면 이런 장난 그만치고 싶었고, 진짜라면 확실한 대답을 원했습니다.
(사실 확실한 대답을 원한거였어요..//)
[ 우리 그럼 어떻게 되는거지.? ]
[ 오늘부터 1일이네, 삼만일 채울때까지 사귀자! ]
(이 날은 2011년 4월 24일 일요일이었습니다.)
남들이 하는 이벤트, 고백같은 것도 없는 얼렁뚱땅 생긴 인연이었지만
이렇게 해서 K양과 L군은 사귀게 되었습니다.
K양은 집에 가는 어두운 밤길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잠이 들 때 까지도 즐거웠습니다.
평소라면 우울하다 못해 죽고싶은, 시험날 첫 아침도 왠지모르게 상쾌했습니다.
물론 K양은 그날, 시험을 망쳤습니다.
K양은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모든 시험을 망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날 저녁에도, 그 다음날 저녁까지도 밤새 L군과 문자를 했기 때문이죠.
어느새 토요일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가는 K양의 발걸음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우뚝 멈추기도 했습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K양을 괴롭혔습니다.
빨리 L군을 보고싶은 마음, 설레임은 K양의 발걸음을 빨라지게 했지만
어색함, 부끄러움은 K양의 발걸음을 늦췄습니다.
혹시, 장난이었다면..하는 불안함은 K양을 우뚝 멈추게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얼굴은 볼 사람이었습니다.
K양은 호흡을 가다듬고, 교회당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마침, 교회에는 L군 혼자 있었습니다.
그를 보자마자, K양은 얼굴이 마구 달아올랐습니다.
그런 K양을 본 L군은, 그저 허허 웃었습니다.
그날, K양은 연습이고 뭐고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9시가 되 모든 연습이 끝난 후 같은 찬양팀인 K양 친구들은 드럼치는 친구인 은지네서 모두 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우연인지, L군의 집은 은지네 아파트 바로 옆 동이었습니다.
그걸 알고 있던 L군은 모두가 다같이 나가는 중에 K양의 팔을 툭툭 치고 속삭입니다.
" 조금 있다가 집앞에서 잠깐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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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L군과 알콩달콩 잘 사귀고 있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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