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아 너 예쁘다
나는 화들짝 놀란다. 도경수는 항상 이렇게 예고없이 낯간지러운 말을 뱉는다. 도경수가 낯간지러우면 낯간지러울 수록 나는,
닥쳐 존나 오글거려
더욱 더 거칠게 대꾸한다. 도경수는 멋쩍게 웃을 뿐이다.
나는 도경수가 예쁘다고 말했던 사진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멤버 모두가 찍힌 사진. 그런데 도경수는 나를 콕 찝어 말했다. 남자로서, 예쁘다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도경수가 말하니, 그 도경수의 말이 나는 예뻤다.
백현아 백현아
도경수가 나를 부른다. 나는 대꾸하지 않는다.
백현아 백현아
대꾸하지 않으면 도경수는 나를 더 많이 부르니까. 도경수는 내가 대답할 때까지 나를 부른다.
백현아 백현아
왜
이거 봐 이거 맛잇겠지 우리 이번에 도쿄가니까 가면 먹자
도경수는 또 별 대수롭지 않은 걸 들떠 말한다.
너나 먹어
나는 또 냉담하게 대꾸한다. 사실은 도경수랑 먹는 거라면 뭐든 좋은데.
도경수는 시무룩한 표정이 된다. 나는 도경수의 내려간 눈썹과 울적한 깊은 눈이 참 좋다.
변백현
박찬열이 날 불렀다.
왜?
내가 대답하면
너 경수한테 왜 그래?
한다. 나는 네가 무슨 상관인데, 라고 대꾸하고 싶다. 하지만, 멤버끼리 다투기 싫으니까
요즘 좀 피곤했나봐 까칠한 거 티났나? 경수랑은 내가 따로 풀게
웃으면서 말한다. 박찬열은 또 내 어깨를 탁탁 두드리곤, 야씨, 힘내, 라고 말하곤 사라진다. 도경수는 어차피 내가 알아서 할텐데 괜한 참견이다.
백현아
왜
백현이 넌 내가 싫어?
도경수는 또 쓸데없는 말을 한다. 나는 뭐라고 대답할지 잠깐 생각한다. 나는 도경수의 풀죽은 모습이 좋지만,
아니 난 너 안싫은데
상처받는 건 싫으니까, 이번만 봐주기로. 나는 무심히 말해주곤 냉정히 고개를……,
돌리려고 했는데, 도경수가 내 말에 너무 환하게 웃는 바람에.
젠장,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