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안개꽃
“ 야, 오늘 몇 일이냐? ”
“ 몰라, 핸드폰은 장식이냐. ”
나와 같이 너도 시간개념이 참 없구나… 라고 생각하고 핸드폰의 잠금화면을 보았다.
ㅡ 2012년 6월 9일 오전 11시 20분
벌써 너와 내가 사귄지 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고, 곧 4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4년… 참 그 긴 세월들을 빠르게 지내왔다.
나는 너의 앞자리에 마주앉아 지난 4년을 회상한다.
03, 4년간의 회상 上
그렇게 너와 사귀고 난지 두어달 쯤 지나고 나서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되었고, 자주는 아니지만 너와 나는 아주 가끔 서로의 집에서 경기를 보기도 했다.
여러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들려오면 우린 우리의 일처럼 아주 좋아했다. 서로를 부둥켜 안고 난리법석도 아니지.
우리는 서로 ‘ 국가대표 ’ 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열일곱 청소년들이 였고, 너와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할 뿐이였다.
나는 열 살 때, 지금 코치님을 처음 만났다. 그 땐 나는 그저 코흘리개였을 뿐이고 코치님도 젊음 넘치는 이십 대 중반이였다.
나는 지금 서른 살을 훌쩍 넘어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코치님을 보고있다. 코치님은 어엿하게 자란 수영선수를 보고 있는 것이고.
그는 항상 올림픽 기간이 되면 더욱더 강도가 센 훈련을 시킨 걸로 기억한다. 혼자 감정에 북받쳐 오른다 해야하나.
이 강도 높은 훈련을 너가 견뎌낸다면 너는 비로소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한지가 7년 전.
“ 다음 런던올림픽 때는 너를 티비에서 볼 수 있길! ”
“ 아~ 코치님도, 진짜! ”
“ 화이팅! ”
무더운 어느 한 여름 오후 11시 20분. 코치님과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길. 나에게 귀여운 포즈로 ‘ 화이팅! ’ 이라고 외치는 코치님.
코치님은 갈수록 나이를 거꾸로 드시고 계신다. 바지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울리길래 핸드폰을 확인해 보았다. 전화 진동이였다.
‘ ♥대훈♥ ’
기쁜 마음에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호흡을 골랐다. 통화버튼을 눌렀다.
“ 여보세요? ”
ㅡ 어디야?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어, 걱정되게.
“ 아 방금 훈련 끝나고 집에 가는 중이라… ”
ㅡ 어? 지금 이 시간에 돌아다니는 거야?
“ 아니, 집에 가고 ㅇ… ”
뚝-
내 전화를 그대로 꺼버리는 너였다. 그 순간에야 만큼은 너가 미웠다, 참 미웠다.
“ 야, 앞에 이쁜 학생! ”
헥헥대며 숨을 고르는 너. 아까 미웠던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내가 밤길에 나쁜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걱정해서 단숨에 이까지 나와준 너.
너에게 고마웠다. 한편으로는 처음엔 이렇게 좋아하다가 한순간에 권태가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너 앞으로 밤에 나 불러. 핸드폰은 장식이냐? ”
“ 너도 훈련해야되고 바쁘잖아. ”
“ 난 훈련 일찍 끝나는데? ”
“ 몇 시에 끝나? 사랑때문에 네 꿈 포기하는 거 안 보고 싶다, 나는. ”
“ 나 10시 30분? 대신 새벽훈련 하는데! ”
제발 너는 네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네가 사랑하는 여자를 못 보면 가슴이 아플지라도 너는 여자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그 꿈을 포기하지 말란 말이다.
“ 집에 잘 들어가고! ”
“ 많이 늦었으니까 너도 일찍 들어가봐. ”
너가 떠나는 뒷 모습을 보고 대문을 열려고 했지만 너는 떠나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그냥 우물쭈물 가만히 서있었다.
꼭 선생님한테 혼나서 변명하려고 하는 아이처럼 말이다.
“ 할 말있어? ”
“ 나, 너 한번만 안아봐도돼? ”
내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나를 너에게로 가둬버리는 너의 품은 따뜻했다.
한 여름이라 덥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포근하고 따뜻했다, 너는.
| 요술봉휘리릭 |
3편이 왔네여ㅎㅎㅎ!! 와 웰컴투망글월드!!
암호닉 받고 있구여! 다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여... 뿌잉..
다른 국대망상글도 쓰려구여.. 빙의글이라고 해야되나 이것도...
암튼 오늘은 할 얘기가 딱히 업쩌여.. 다들 사랑해여♥
노인님 콩순이님 깡통님 KH님 대훈이님 챙챙님 마뇽님 샤넬님 연두님 열무김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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