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대] 첫만남 번외 ep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c/8/7c8c0bc6483b5de80f2385efd48083b8.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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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 High high
첫만남 번외 ep1.
W.기성용대는사랑이다
**
" 기성용! 진짜… "
" 왜,또 뭐가 문젠데? "
" 야, 이 자식아! 내가 침대 분명히 가져오라고 했는데. "
아니,침대가 하나면 되지,뭘 굳이 두개나.나를 관음증 걸린 변태처럼 아래 위로 흝어보며 실실 웃어대는 기성용의 꼴을 보자니 어이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미친 놈,
지가 공부를 할거야?뭘 할꺼야.필요 없다고,한개면 된다고 했던 책상은 가져와야 된다고 부득부득 고집을 피워서,결국 k.o했는데 책상을 놓자니,침대를 둘 자리가 없어서
그냥 책상 치우고자고 했더니 싫다고 난리도,그냥 난리가 아닌 난리를 쳐댄다.아니,그럼 내가 니 같은 변태랑 계속 같은 침대를 쓰라고?변태,머릿속에 그런것만 들어서는.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서 승질을 돋구는 기성용을 보자니 내 앞길이 참 기대가 된다.이런 애랑 어떻게 같이 살지….
" 그냥,같이 자자니깐. "
" 야,내가 니가 무슨 짓을 할줄 알고 "
" 거참,쪼잔하게 구시네. "
" 뭐? "
" 너 옛날에 우리 집이나,너네집에서 잘때 침흘리고,코 골고 나 신경도 안쓰고 잤거든?왜 이제와서 난리야,"
소,솔직히 코는 안 골았다.침도 안흘렸고.아니,진짜 침 흘렸나…그때 살짝 침 자국이 남았던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에이씨,몰라.정말 침을 흘렸나 안흘렸나 과거를 회상하는
나의 모습에 기성용은 뭐가 그렇게 웃긴지 허리를 부여잡고 웃어댄다.자식아,니 거짓말 친거지.아니거든,진짜 침 흘렸거든.내가 거짓말 하겠냐.넌 충분히 거짓말 할 자식이야.
자기말엔 한치의 거짓말도 없다는듯 내게 자부하는 표정으로,고개를 끄덕거리는 기성용을 보자니 이번엔 어이없는 웃음이 아닌 진짜 웃음이 터졌다.아,우리 뭐하냐.저번에 그
진지한 모습 어디갔냐고,웃는 내 모습에 기성용은 책상위에 놓여진 짐들을 치우다 나를 보며 씩 웃곤 말했다.내가 그렇게 좋아?엄청 좋아하네.…지랄.
*
그간 나와 기성용 사이에,엄청난 변화는 아니지만 그래도,꽤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기성용의 청혼을 받은날,음.그니까 날짜로 따져보면 벌써 2달전이네.그 날에 만났던 자철
청용커플.기성용,그 얍삽한 자식이 꼬투리 잡았다고 그 두 선수 앞에서 사귀는 사람 있냐느니,별 난리 다 치는 바람에 둘다 아닌척 하다가 지금 살짝 인정한 상태라고 한다.
기성용 말로는,자기를 믿는 두 선수들과 아름다운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꾸려갔다고 하나,정확히 1달전 내게 새벽에,울며 기성용 좀 말려달라고 전화왔던 이청용 선수의
전화를 받고는 전혀 믿지 않고 있지만.뭐,어쨌든.
두번째 변화는,기성용과의 동거다.기성용 말대로 하면,어머님이 동거 얘기를 꺼내셨고 거기에 동의한 부모님이 둘이 합쳐라,하셔서 지금 이 꼴이 난것 같은데.원래 동거를
했더라면 1달전에 했어야 했지만,왕 소심 삐짐쟁이 기성용이 내가 자기꺼 아이스크림 먹었다고 삐지는 바람에,싸워서 이제야 합쳤다.나쁜놈,콘 아이스크림 하나 먹었다고
정색을 하는 바람에 나도 같이 싸우고 바락바락 소리 지르고 싸우다가 우리 모습 발견한 어머님이 니네 끝내라,이 한마디에 무슨일 있었냐는듯 화해했지만.역시 어머님…..
대망의 세번째 변화는,아빠와의 관계 호전이다.사실,그때 아빠와 술 마신 날 이미 아빠는 반쯤은 인정을 해주셨다고 했다.근데,이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 아빠도 마음
복잡한거 정리하셔야 되고,나도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어서 어머님도 독일 다시 가셨겠다, 거의 한달 반 가량 기성용 집에서 머물어서 아빠의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바로
어제 전화가 오셨다.기성용과 함께 뵜음 한다는 내용의. 그래서 지금 빨리 짐 정리하고 가야 하는데 기성용 이 자식이….
" 용대야 "
" 어? "
" 이거,사진은 어디다가 둘까. "
" 뭔 사진? "
" 우리 저번에 찍은 사진 말이야. "
문득,드는 아빠의 생각에 멍하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데,나의 정신줄을 잡게 해주는 기성용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사진 어디다가 두는게 좋을까,뭔 사진.
사진이라고 했는데 무슨 사진인지 몰라,의자에 걸터앉아 웃으며 사진을 보는 기성용쪽으로 가,몸을 숙이고는 사진을 봤다.어,이거 우결때 찍었던 단체사진이네.오랜만에
유진이도 보고 싶고,다 보고 싶다.다들 행복하게 잘 나왔네.나도 전염이 된건지,이제는 기성용 웃음과 같은 맹구같은 웃음이 툭툭 튀어나온다.얼마나 심했음 남 디스 잘
안하는 재성형이 맹구 같다고 했으니,말 들어볼것도 없다.뒤에서 등치도 큰게 애기 두명 팔에 걸치고 실실 웃고 있는 폼이 웃겨,사진을 가르키며 말했다.기성용, 좋댄다.
" 뭐가? "
" 이거봐,니 무슨 맹구냐.눈 없어지는것 좀 봐. "
" 왜,잘만 생겼네. "
" …성용아,너 양심은 개 줬니. "
뭔 개소리야.사실을 말한건데.기성용은 정말 양심따위 개 밥으로 줘버린듯 하다.물론,말하면 키도 크고 성격도…음,뭐.이정도면 엄청 나쁜건 아니니까 패스,덩치도 있고
얼굴도 잘생겼다고 난리 치는 사람 때문에 기성용 잘난건 이미 알았지만 자기 입으로 당당히 말하니,저렇게 재수가 없을수 없다.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너 이런 말
모르냐.그게 무슨 상관이야,잘난 사람이 어깨 피고 살아야지,멍충아.그래,너 좋겠다.너무 잘나서 좋겠다,필 어깨도 많고.
" 우리 용대 어떡하냐, "
" 또 뭘. "
" 우리 용대 가뜩이나 필 어깨도 없는데 "
" ? "
" 잘난 나 때문에 안그래도 없는 어깨 더 움츠러 들겠다. "
이 자식이 진짜,아련한 표정으로 내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위로 해주는 기성용 때문에 제대로 혈압이 올랐다.뭐,내가 못난이 난쟁이인지 아냐.저 동정심 가득한 눈빛은 뭔데.
근데,더 짜증나는게 기성용은 장난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위로 해주는것 같아 안그래도 구겨진 얼굴이 신문지 구기듯 처참이 구겨졌다.어쭈,기성용 손 안내려놔?
싫은데,어깨에 올려진 손을 내리라는 말에 실실,웃으며 고개를 젓는 기성용에게 어금니 꽉 깨물고,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차분히 말했다.성용아,손 좀 내려주겠니.
착하게 말하는 내 말투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래야지,하는 기성용을 보니까 진짜 어이없음.무슨 개새끼 훈련도 아니고,나 무슨 개과천선?이런거야?
첫만남
written by.기성용대는사랑이다
*
" 나,넥타이 좀 골라줘. "
" 니가 알아서 입어,패션감각 좋은 기성용씨가 알아서 고르시죠. "
" 아, 삐졌냐,쫌생아? "
" 쫌생이? 기성용 이 자식이, "
아까 그렇게 나를 개 훈련 시키듯이,행동할땐 언제고 또 내 도움 필요하니까 삐져있는 내 옆에 슬쩍 다가와서 넥타이 몇개를 내밀곤 내게 말했다.넥타이 좀 골라주라.
왜,얼굴도 잘생겼고 하니까 모든 넥타이 다 어울리겠네.니가 골라서 해,맨날 부탁할때만 착한척,눈웃음 실실 흘리는 기성용 꼴이 얄미워 넥타이를 내민 손을 탁,치우자
지가 더 툴툴 대면서 조용히 말을 뱉는다.쫌생이….쫌생이?쫌생이?나 부려먹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쫌생이다,뭐다 지랄이야.이게.옛날엔 나 삐지면,삐졌어 용대야?
하면서 풀어줬으면서,이제 부모님 허락도 맡았겠다.어디 도망 못가니까 좀 마음대로 부려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나 보지,기성용 다 부셔버릴꺼야.
" 기성용 진짜 짜증나, "
" 그니까 넥타이 골라주라니까 그게 어렵냐 "
" 뭐,니 행동을 생각해봐.내가 고분고분 웃으며 성용아 이거해,이럴수 있겠냐? "
" 뭐,내 주변에 결혼한 친구 있는데 걘 맨날 부인이 넥타이 챙겨주고 그런다더라. 넌 아침에 나 일어나면 넥타이는 무슨,신경도 안쓰면서. "
아,그럼 그 여자랑 결혼하던가,너 왜 나랑 살려고 하냐?그리고 우리 스케줄이,저녁 운동 제일 마지막 팀이라 집에 오면 밤 12시가 넘는데 새벽 네시반에 일어나서 운동
가는 너를 잘 다녀와,하면서 드라마 여주인공 처럼 앞치마 매고 요리하고 뭐 뽀뽀하고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거야,지금?지가 아침 8시 넘어서 가든가,나한테 지랄.
얘는 무슨 환상이 이렇게 많아….나를 노려보는 기성용에 나도 질 수 없다,기성용을 노려보며 말했다.그럼 니가 그 여자랑 살던가,
" 그럴까? "
" 그래,맘대로 하시든가. "
" 아오,이용대 진짜.니 변했다? "
" 뭘 변해,변한건 니지 "
" 내가 뭘? "
아,지겹다.또 결국 여기까지 왔네.맨날 싸우는 레파토리가 똑같다.뭐 가지고 싸우면 꼭 마지막에 나오는 얘기는 변했단 얘기,이건 드라마나 현실이나 똑같구만.
근데 기성용 얘는 내가 뭐가 변했다고 난리인지,내가 지말 들어주면서 개과천선도 하고 있는데.기성용의 말에 그냥 비웃는게 아니라,어이없어서 웃었는데 기성용은 내게
정색하며 말했다.웃냐?웃음이 나와?이 새끼가 진짜…어이없어서 웃은거다!뭐,웃는것도 니 허락 맡아야 되냐.내 모든게 미운건지 행동 하나하나,꼬투리 잡으며 말하는
기성용의 행동이 짜증나서 웃던 얼굴을,확 정색하며 말했다.그럼 니는 뭐가 그렇게 짜증나서 정색하는데.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다고.
" 니가 넥타이 안 골라 줬잖아. "
" 맨날 잘만 고르던게 왜 이제와서 난리야. "
" 다른 부부들은 이렇게 한다니ㄲ… "
" 야! "
뭐,!나의 소리치는 목소리에,자기도 열불을 내며 소리를 지른다.아니,우리가 다른 부부들 모방해야 되냐?그냥 정답게,알콩달콩 살면 그게 부부지.뭐,꼭 아침에 뽀뽀해주고,
또 뭐야.넥타이 매주고 그래야지 부부도 아니고.부부는 꼭 일심동체,이딴 구식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나를 단정지으려고 하는 기성용의 행동에 한숨이 다 나온다.우리
첫날부터 이러는데,우리 앞에 놓인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려고…진짜 막막하다.아직도 내게 화가 덜 풀린건지 부부는 항상 서로 상호작용을 해야되고,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뭐 이딴식으로 중얼거리는 기성용을 쳐다봤다.아는 말 다 튀어나오네.야,됬고 난 싫거든.니가 알아서 해.
" 아,이용대! 너 진짜 나랑 싸우고 싶어? "
" 그러던가! 그리고 내가 넥타이 매줘야 되냐?니는?그럼 니는 나 밤에 왔을때 왜 쳐자고 있어?어? "
" … "
" 웃긴 새끼네.너가 자는건 오케이고 내가 자는건 무슨 사형감이야? "
그건…내 말에 할 말이 없는건지 기성용은 입을 꾹 다물었다.저거 봐,꼴에 자존심은 있는지 화난 표정은 여전히,지울 생각이 없다는 듯 보였다.어이없어 기성용,
맨날 12시에 들어오면 자고 있어서 내가 이불 덮어주고,혼자 밥 차려먹고.또 배고플까봐 가끔 일찍 일어나서 샌드위치도 싸주고 했는데.다른 여자들과 나를 비교하며
몰아세우는 기성용의 행동에 병신같이 눈물이 찔끔 나왔다.아,이용대 병신….그런 내 모습에 자존심은 굽히기 싫은지,다가오진 못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기만
하는 기성용이 짜증나 옷도 입었겠다,대충 가방을 들고는 기성용을 째려보고 말했다.됬다고,그럼 그 여자들이랑 살아,나쁜 놈아.
" 야, 이용대… "
" 그래,미안해.다른 여자들처럼 못해줘서 "
" …야, "
" 너야말로 변했거든.나도 피곤하고 힘든데,그래도 해줄만큼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
" … "
" 아 됬어,내가 미안해.그만하자.나 먼저 간다.우리 집으로 와. "
내 차 타고 가,집을 나서는 나를 다급히 부르는 기성용의 목소리를 무시하고는 집을 나왔다.아,짜증나.웃으면서 집 가려고 했는데 또 기분 다운 됬다.솔직히,내가 여자가
아니라 여자처럼 닭살돋는 짓은 진짜 못하겠는데,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비교를 하다니.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비굔데.기성용 나쁜 놈.계속 생각나는 기성용의 목소리에,
짜증나 머리를 거칠게 헝크리곤 머릿속에 여섯 글자를 새기며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기성용 개새끼,
*
" 왜,전화 안받았어. "
" 몰랐어, "
" 아까는 있잖아, "
" 아니,우선 들어가자.우리 늦었어,나중에 얘기 해. "
택시를 타고 아파트 앞에 도착했는데,기성용도 내가 나가고 바로 출발한건지 내가 내리자마자 뒤에 차를 세우곤 집으로 들어가는 내 팔을 잡았다.얘기 좀 하고 들어가자,
개놈,얘기는 무슨.이미 기분 상할대로 상했는데,됬어,새끼야.온갓 욕을 퍼부어주고 싶지만,그랬다가는 내 얼굴을 잘 아시는 동네 주민분들이 미친놈 처럼 쳐다볼것 같아
튀어나오려는 욕을 꾹꾹 눌러담았다.우리 부모님 뵙기로 한 시간 30분 지났어.나중에 얘기해,내 싸늘한 표정은 처음 본건지,나를 당황스럽게 쳐다보는 기성용의 팔을
손으로는 치우고는 올라가,열쇠로 문을 열고는 집으로 들어갔다.엄마,아빠.저 왔어요.
" 엄마,아빠 저 왔어요. "
" 아들!오랜만에 보는것 같다. "
" 네,엄마.거의 한달 반정도 못 뵌거니까.…아빠 저 왔어요. "
" 그래,잘왔다.성용이는, "
" …뭐,알아서 오겠죠. "
부모님 앞에서는 티 안내려고 했는데,기성용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표정이 굳고,말이 틱틱 튀어나가는건 어쩔수 없는 생리현상인가 보다.알아서 오겠죠,툴툴 거리며 말하는
내 목소리에 부모님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내비치셨고,내 목소리를 들은 기성용도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어머님,아니 장인어른,장모님
이라고 해야 하는건가요,조심스레 웃으며 말하는 기성용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또 짜증난다.착한척 하기는,니의 실체를 다 까발리면 이번엔 아빠가 니 멱살 잡으실거야.
웃기고있네,코웃음치고 조용히 비웃으며,거실로 향하는 내 모습에 부모님은 엄청 당황스러우신건지 어찌할줄을 몰라하셨다.장인어른은 무슨,지금 이혼 분위기인데.
" 하…하,우선 성용이도 앉아.다리 아프겠다, "
" …감사합니다. "
" 용대는 잘 있었어?성용이랑 뭐하고 지냈어? "
거실에 털썩 앉는 내 모습에,엄마는 내 옆에 기성용을 앉히셨다.떨어져,기성용.조용히 내뱉는 나의 말에 기성용은 상황을 파악한건지,순순히 옆으로 떨어져준다.그니까
평소에 이렇게 배려하면 가시가 돋는것도 아니고.평소라면,엄마가 가지고 오신 과일을 서로 포크로 찝어주며,물론 부모님 앞이라 살짝 가식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무튼
난리를 겠지만,오늘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곤 자기 과일만 입에 쑤셔넣었다.맛있네,내 손으로 직접 먹으니까.그렇게 한참 말도 안하고 과일만 먹는데,한숨을 내쉬던 아빠는
우리를 보며 픽 웃으시곤 말씀 하셨다.뭐 하고 지냈어,
" 그냥 뭐… 괜찮게 지냈어요. "
" … 아!,아파 "
" 왜그래,성용아? "
" 하하,아니에요 장모님.그냥 저도 뭐,잘지냈습니다. "
장인어른은 개뿔,좋아 하시네.아빠의 질문에 사실대로 까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그랬다간 옳다구나 하고 우리를 갈라놓으실것 같아,아직은 뭐…기성용이 밉긴
하지만 거기까지는 가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최대한 행복하단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뭐,괜찮게 지냈어요.근데,기성용 이 자식은 내가 아침도 안 챙겨주고,
앞치마도 안 매고,그딴게 완전 불만이었는지 입만 꾹 다물고 있었다.야,야.얼른 대답해라.당최 입을 열 생각을 안하는 기성용의 옆구리를 꾹,꼬집으면서 어금니 깨물고
조용히 말했더니,꼬집는 내 손길에 나를 쓱 노려보던 기성용은,옆구리를 살살 매만지며 말했다.저도,뭐.잘 지냈습니다.
" 그랬다니 다행이네.우선 저녁 먹을래? "
" 주신다면 감사히 먹겠습니다. "
" 그래그래,사실 오늘 우리가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서 빨리 가야 되거든. "
" …아, "
" 근데 이 사람이,할 말이 있다고 해서.밥 먹고 우선 가고,나중에 또 오면 제대로 밥 차려줄게.미안해. "
" 아니에요,엄마.바쁘시면 어쩔수 없죠. "
그래그래,또 와서 얘기 많이 하자.티비보고 있어,나와 기성용을 흐뭇하게 보시며 말씀하신 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가셨다.도와드릴까요,하며 말하는 기성용의 목소리에
됫다고 고개를 저으시더니,불고기를 하시는듯 매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티비쪽으로 몸을 틀어,조용히 티비를 보시는 아빠를 쓱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렸는데 누군가
내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누구긴 누구겠어,이렇게 서슴없이 남 몸 만질 애는 딱 하나지.자연스레 표정을 굳히곤 왜,하자 기성용은 실실 웃으며 내게 더 가까이 밀착해왔다.
이게 미쳤나,옆에 아빠 계시는데.그런 기성용의 행동에 손을 살짝 꼬집고는 조용히 말했다.너,왜 친한척인데.
" 삐졌어? "
" 뭔 상관이야,신경 쓰지마.지금 웃음 나올 상황도 아닌데 웃고 난리야.옆으로 떨어져. "
" 아,왜그래.용대야,화 풀어. "
아까 변했다느니,얼굴 빨개져서 화 낼땐 언제고 이제 와서 용대야,는 무슨.됬어,이 이중인격아.내게 밀착해서 내 손을 뒤로 슬쩍 잡는 기성용의 손을 아프게 탁 쳤더니,
소리가 너무 컸는지 아빠는 놀란 얼굴로 우릴 쳐다보셨다.무슨 소리야.아,아니에요.모기가 날라다니나…내 손을 잡은 기성용의 손을 치우고는 모기를 잡는척,손을 이리
저리로 휘두르자,아빠는 고개를 끄덕이시곤 티비에 집중하셨고,그런 내 모습이 웃긴건지 기성용은 큭큭 ,거리며 웃음을 참았다.지금 누구 때문에 이런 꼴 보이는건데,
야,떨어지라고.떨어질 생각이 없어보이는 기성용을 노려보곤,옆으로 떨어졌는데,얼레.이 새끼가 떨어지면,다시 붙여온다.미쳤나,아빠께 진짜 뺨한대 맞아야 정신차릴래.
" 좋게 말할때 떨어져라,진짜. "
" 아,화 풀면. "
" 내가 왜,니 사과안해?맨날 닥치고 화 풀라고 하면 내가 응,하고 풀거라 생각해? "
" 아,진짜.지금 자세히 말 못하니까 나가서 사과할게,화 풀어. 응? "
" 우선 떨어져, "
" 아,용대ㅇ… "
" 떨어지라고! "
맨날 화내면,입 부터 막고 화풀라고 말하는 기성을 보자니 문득,기성용 머릿속을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 단순할수 있는거지,맨날
얼렁뚱땅 넘어가니까 싸우면,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반복하는거지.내 생각을 이해한건지 나가서 얘기해,하며 말하는 기성용을 보며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했는데,근데 진짜 떨어지라니깐.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슬쩍 내 허리에 손까지 두르는 기성용 때문에 체온이 몇도 더 올라가는 기분이다.치우라고,안간힘을 다해 허리에
두른 손을 치우려 노력했는데 안 떨어진다.얜,무슨 축구를 손으로 했나.결국,나를 보며 약올리는듯 화를 부추기는 기성용의 행동에 폭팔해,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떨어져!
" 무슨 일이야? "
" 아,그게…아,모기가 자꾸 붙어서 짜증나서…그래서 그랬어요. "
" 그런거야?용대야,들어와서 식탁 세팅 좀 해줄래? "
" 네,엄마. "
그니까,내가 좋게 말할때 하지 말랬지.진짜 기성용이랑 있으니까,없던 성질 폭풍 생성된것 같다.벌떡 일어나서 소리지르고 나서는 생각이 났다.아,망했다.내 목소리가
엄청 컸던건지,내 행동에 기성용은 벙찐 얼굴로 입을 떡 벌리고 나를 쳐다봤고,아빠도 티비 보시다 깜짝 놀라신듯 음소거 까지 하시곤 나를 보셨다.무슨 일이야,거기다
요리하시던 엄마도 부엌에서 달려나와 다급히 외치셨다.아,쪽팔려.성질 좀 죽일걸…모기 때문에 그런거에요,신경 쓰지 마세요.어색하게 웃으며 팔을 쓰는 내 행동에
기성용은 풋,웃었고 나는 엄마의 부탁을 듣자마자,부엌으로 달려갔다.기성용 때문에 무슨 창피야,그러고 보니까 기성용 때문에 당한게 많다.저건 애인이 아니라 웬수야.
" 여기다가 세팅하면 되죠? "
" 응,국도 먹을 거니까 수저도 올려놓고. "
" 네, "
" …근데,이런거 물어봐도 되려나. "
물어봐도 되나,하실 말씀이 있으신건지 나를 쳐다보시며 말을 망설이는 엄마에게 웃으며 말했다.물어보실거 있으시면 물어보셔도 되요.내 말에 입을 떼던 엄마는 말하기
그런 내용인지 아니다,하시며 불고기를 조리하셨고,그런 엄마의 행동에 고개를 돌리고는 수저를 놓는데,뒷 쪽에서 다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궁금해서 가만히 못있겠다.
뭐 때문에 저러시는거지…,말씀 하세요.놓던 수저를 잠시 식탁에 올려놓고는 엄마를 쳐다보자,엄마는 웃으시며 말했다.너,성용이랑 싸운거지.
" 네? "
" 성용이랑 싸웠지,깨소금이 흘러 넘치던 애들이 오늘은 아니니까 궁금해서,이런거 물어보는거 아닌가?주책이다,나도 "
" 아,아니에요.싸운건 아니고,음.그냥.사실 조금 다투긴 했는데,심각한건 아니에요. "
" 왜 싸웠는데? "
"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요.양보하고 해야 되는데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어려워요. "
그런거였어?심각한건 아니고?우리가 많이 심각해 보인걸까,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시는 엄마께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심각한거 아니에요,금방 풀릴거에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인거 알지,성용이가 좀 미운 구석이 있더라고 해도 너가 용서해줘,그래도 귀엽잖아.엄마의 말씀에 작게 픽,웃었다.사실,밉기도 엄청 미운데
귀엽기도 귀엽다.화 풀어준답시고 애교 부리는것도 그렇고,뭐.내가 잘한것만은 아니니까.이렇게 싸워봤자 좋을거 없긴하고,그렇다고 헤어질것도 아니고.내가 배려하지,
뭐. 안도감 섞인 한숨을 쉬시던 엄마는 외치셨다.용대아빠,성용아 밥 다 됬어.와,엄마의 말씀에 아빠와 기성용은 부엌으로 와 의자에 앉았고 난 놓던 수저를 마저 놓았다.
" 용대도 얼른 먹어라, "
" 네,아빠. "
" 성용아,용대는 잘 먹으니까 괜찮은데 너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맛 없더라도 맛있게 먹어줘야돼. "
" 하하,장모님도.어머님이 만드신건 다 좋아요. "
친화력 하난 끝내준다.어째 나보다 엄마랑 더 친한거 같은 느낌이 드는건 기분탓일까,엄마를 보며 환하게 웃던 기성용은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맛있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잘 먹기도 엄청 잘먹네.씨에프 찍는 것도 아니고,엄청 잘 먹는 기성용의 모습을 넋 놓고 보다가,정신을 차리곤 고개를 들었을때,반대편에 앉은 엄마는 나를 흐뭇
하게 보시며 입 모양으로 말 하셨다.사위로 합격,하시며.이제,진짜 양가 허락 맡은건가?엄마의 기분좋은 표정에,슬쩍 웃었더니 내 웃음에,옆에 앉은 기성용은 나를 무슨
일 있냐는듯 뚫어져라 쳐다봤다.기성용,고기 잘먹네.나한테 전염됬냐,나를 쳐다보는 기성용을 보며 씩 웃으며 수저위에 고기를 올려두곤 조용히 말했다.맛있어?
" 어? "
" 맛있냐고, "
" 어,어.너도 얼른 먹어. "
" 그래야지. "
갑자기 변한 내 모습에 기성용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와,수저위에 올려진 고기를 번갈아 쳐다봤다.뭐,독이라고 탔을줄 아냐.장식품 아니라 먹으라고 올려놓은 거니까
얼른 먹어.턱짓으로 고기를 가르키자,기성용은 당황해하더니 금새,표정을 바꾸곤 씩 웃으며 나를 따라 조용히 말했다.고마워,잘 먹을게.진짜 단순하다니깐…이런 애한테
사과 바라는것도 웃긴거고,무튼 지금만 행복하면 된거니까.나중에 언제 또 싸울지는 모르지만,현재만 생각해야지.장모님 너무 맛있어요,엄마께 외치고는 내가 준 고기를
맛있게 먹는 기성용을 엄마와 웃으며 쳐다보는데,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시던 아빠는 입을 떼셨다.성용이네 집에서 지내면서,같이 좋은시간 많이 보냈어?
" 음, 연습하느라 많이 같이 있진 못했는데 그래도 뭐,재밌게 보내려고 노력했어요. "
" 다행이네,자고로 같이 있어봐야 이해심도 생기고,더 잘 알게 되는거야. "
" 네, 알아요. "
" 아빤,너 그렇게 보내고 마음이 좀 불편했어. "
사실,저도 많이 외롭고 불편했어요.아빠를 진지한 눈길로 쳐다보자,그런 내 눈길에 아빠는 슬쩍 웃으시더니 말씀 하셨다.성용아,그때는 미안했다.너가 용대랑 나랑 용대
엄마한테 말하러 온날 말이야.죄송하실거 없으세요,그때 제대로 말씀 못드려서 제가 더 죄송했습니다.아빠의 말씀에 기성용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부정했다.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시는 엄마는 또 그날 일이 생각 나신건지,붉어져 오는 눈가를 손등으로 쓱 닦으셨다.엄마,왜 우세요.울지 마세요.제가 죄송한 일이에요,
" 진짜 나이를 먹었나,주책이다.미안해 성용아,용대야. "
" 아니에요,장인어른,장모님.당당히 말씀드리지 못한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
" 아니다,용대야.아빠가 널 보낸건 너가 싫어서 그런거 아니라는거,알고 있었음 좋겠다. "
" …네,저도 알아요. "
" 생각이 많아서 그랬던거고,이제는 응원해 주기로 했어.둘이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그래도 지금처럼 잘 이겨낼거라 믿는다,아빤. "
다 너희 엄마 덕분이야,너 엄마가 나를 얼마나 설득했는지.내가 이 사람이랑 결혼 안했음,어떻게 됬을지 모르겠다.엄마의 어깨를 살짝 껴안으며 웃으며 말씀하시는
아빠의 모습에,엄마는 창피하신건지 얼굴이 빨개지셔서 웃으시는데,싫지는 않으신듯 보였다.두분다 아직 신혼이시라니깐,부모님의 모습에 웃는데,기성용의 시선이 느껴
졌다.…살자,어?기성용이 뭐라고 한것 같은데 앞 얘기를 못들어서 다시 묻자,그런 나를 보며 기성용은 말했다.우리도 행복하게 잘 살자고.…뭐,그래.그러자.부모님처럼.
*
" 미안해,이렇게 불러놓고선 밥만 먹이고 보내고. "
" 아니에요,바쁘신데 어쩔수 없는거죠. "
" 이해해줘서 고마워,다음주나 다다음주에 제대로 집 정리 되면 집들이 하렴. "
" 네,엄마 "
조심히 들어가,싸우지 말고.알겠어요,엄마.부모님은 손을 흔드시고는 광주에 있는 동반모임에 가신다며 차를 타고 먼저 가셨고,멀어지는 차를 한참 보는데 기성용은 내
등을 툭 치며 말했다.우리도 가자.기성용의 말에 슬쩍 웃고는 기성용 차에 탔다.와,우리 진짜 이제 같은 집으로 가는거지.응,뭔가 꿈 같다.난 너랑 이렇게 될지 몰랐는데.
우리 깡통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거지.와,진짜 별거 아닌거 갖고 인연이 생기고 그러는거구나.깡통 아니었음,아예 모르는 사이로 지냈겠다.기성용 인마,넌 나한테 진짜
고마워 해야돼.내가 깡통 너 머리에 맞추는 바람에 우리 만난거니깐.내 말에 기성용은 웃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원래 우린 만날 운명이었어.
" 뭔 소리야,그건 "
" 운명이란게 있잖아,그치? "
" 응,그렇지. "
" 우린 만날 운명이었어,깡통 덕분에 일찍 만나서 좋긴 하지만 어떻게는 만날 운명이었겠지. "
기성용의 말에 김이 빠져,의자시트에 몸을 기대고는 웃으며 말했다.무슨,우리 완전 다른 종목인데 만날 가능성이 있겠냐.난 솔직히 그때 만난것도 완전 신기한거 같은데.
기성용은 나의 말에 뭔가 곰곰히 생각하는듯 보였다.또 무슨 쇼킹한 얘기를 꺼내려고,저렇게 진지한거야.가끔 쟤가 저러고 있으면 무섭다니까.기성용이 또 무슨 말을 할까,
기성용만 쳐다보는데, 기성용은 그런 내 눈빛에 씩 웃으며 말했다.어떻게든 만났겠지.그니까 그 어떻게가 뭔데,
" 뭐,선수촌에서? "
" 선수촌? "
" 너가 배드민턴 하는데,바람이 불어서 공이 내 쪽으로 와서 맞춘다거나. "
" 뭐? 참나, "
" 아님, 역으로 축구 하는데 너가 맞는다거나.이런식? "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한다,기성용의 말에 콧방귀를 끼고는 웃으며 기성용을 쳐다봤다.진짜라니까,그렇게 만나서 인연으로 연결되는 사람들 꽤 있어.그렇긴 한데, 우리가
더 참신하고 웃긴다,그치.웃으며 말하는 내 목소리에 기성용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를 출발시켰다.기억 새록새록이다,그땐 진짜 왕재수덩어리라고 생각했고,저런 애랑
다시는 엮기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누가 여기까지 올줄 알았을까.엄청 오래된 일도 아닌데,괜히 추억같고 문득 그리워진다.어두워진 밖을 바라보며 추억을 회상하는
내 모습에 기성용은 말을 아끼다가,조용히 말했다.우리 장보고 들어갈까,이사해서 먹을거 라면 밖에 없는데,좀 그렇잖아.
" 그러지 뭐,마트도 있으니까.내일 아침으로 김치찌개나 먹을까? "
" 그래,그거 좋다.그럼 두부랑 참치 고기 이런것만 대충 사면 되겠네. "
" 응,그러겠지. "
기성용의 말에 대꾸하고는 내 손을 쳐다보았다.약지에 끼어져있는,반짝거리는 반지가 눈에 보였다.반지를 살짝 빼서 안을 보자,반지 안쪽엔 이니셜이 새겨져있었다.
KSY,그리고 LYD라고.싸우다가 문득 이 반지를 보면 왠지 알 수 없는 느낌에 화를 누르게 된다.이 이니셜 때문인가,기성용 이 자식 이걸 노리고 이런 반지 준건가.계산
적인 놈일세,기성용은 반지를 쳐다보는 내 모습에 픽 웃으며 말했다.이뻐?보고보고 또 보고,질리지도 않냐.
" 질린다고 하면,뭐 더 사주게? "
" 그건 아니고, "
" 푸핫,뭐야.그냥 맨날 봐도 느낌이 달라. "
" 막 다른 반지 끼고 있는거 아냐? 그래서 그런거 일지도, "
혹시,딴 사람이랑 또 반지 끼는거야? 기성용 저거 의심병 도졌네.나를 보며 장난스레 실실 웃는 기성용을 보며 말했다.어떻게 알았지,내가 좀 인기가 있어서….
진짜?이용대 이거,아무대도 못가게 잡아둘까.나를 음흉하게 쳐다보는 기성용의 옆구리를 가볍게 찌르고는 안전벨트를 풀렀다.됬거든,나오기나 하시지.빨리 장보고 가자.
내 말에 기성용은,가방을 가지고 차에서 내렸고,뭐 많이 살것도 아니라서 마트에 있는 작은 바구니를 들고는 마트 안으로 들어왔다.들어가자 마자,고기 코너가 보이길래
잘 됬다,싶어 그 쪽으로 가는데 가는 내 모습에 기성용은 나를 잡더니,어딘가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왜그래?저기 보이지,
" 어디? "
" 저기 유제품 코너 쪽, "
" …어,보여.근데 왜? "
" 저기 앞에서 서성거리는 미친 놈들 보이지, "
딱 걸렸어,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실실 웃는 기성용의 모습에 한심스럽게 쳐다보고선 말했다.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미친놈이라니,내가 말 버릇 고치라고 했지.
내가 모르는 사람한테 그랬겠냐,아는 사람이니까 그렇지.아는사람?아는 사람이라는 말에 다시 그 쪽을 쳐다봤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서,누군지 모르겠다.누구지,
누군데.대답을 재촉하는 내 목소리에도 기성용은 그냥 씩 웃으며,핸드폰을 꺼내 어딘가 전화를 하려는듯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뭐하냐니깐,말해봐.
" 새끼들,이런데서 또 만나네.진짜 운명인가 "
" 뭔 소리야,누군데. "
" 이청용 구자철.이런데서 만날줄이야,둘이 아니라더니 장도 보러오고,살림 차렸구만. "
" 헐,확실해? "
헐,또 만나네.근데 얼굴도 안보이는데 어떻게 알아.내 말에 기성용은 거만하게 나를 내려다보더니 말했다.저 모자,축구선수들한테 뭐 특별제작으로 준거거든.그리고 저 옷
운동할때 봤던곳이고.저 운동화도.와,기성용 진짜…너 탐정 하면 잘 하겠다.그런건 언제 그렇게 쳐다보냐.벙찐 내 등을 쓱 쓸던 기성용은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대고는 누구
에게 전화하는듯 보였다.여보세요,자철이냐.구자철 선수한테 전화했구나.기성용을 쳐다보고는 두 선수 쪽을 쳐다보자,구자철 선수는 이청용 선수한테 조용히 하라는듯
입가에 손을 가져다댔다.아,웃겨.다 보이는데 뭐하냐 두선수.그런 모습에 기성용도 웃긴건지 실실 웃으며 말했다.너 어디야?집이야?
" 어디야,자철아? "
[ 어,어디긴.자,잠시 마트 나왔어,왜 인마 ]
" 그냥,혼자 왔어? "
" 으,응.빨리 끊어! 나 장봐야돼 "
" 알았어,나중에 봐 "
구라까긴,혼자는 개뿔.구자철 선수와의 전화를 끝낸 기성용은 섬뜩하리만큼,씩 웃으며 두 선수들 쪽으로 걸어갔다.뭐해.뭐하긴 두 새끼들 거짓말 한거 혼내러가지.
혼내긴 무슨,지금 가면 우리둘 장본것도 들키고 별로 좋을거 없을거 같은데…이미 우리 둘이 그런 관계인걸 눈치 챈것 같긴 하지만,무튼.내 말에 기성용은 걱정하지 말라
는듯,고개를 젓고는 내 팔을 잡고 두 선수 뒷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진짜 어쩌려고,쉿.조용히 해.
" 기성용,이 새끼 진짜 무섭다니까.이럴때 전화해. "
" 그니까,신경쓰지 말자.우리 뭐 살까,자철아? "
" 우선 우유랑,요플레 사야지. "
어우,닭살.자철이래… 뒷쪽으로 오자 두 선수 목소리가 다 들린다.둘이 그렇게 안봤는데,애정 표현 오질나게 하는구만.닭살 돋는 팔을 쓱 쓰다듬고는 기성용을 보자 ,
기성용은 사람 한명 죽일 기세로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워,워,진정해.자철이는 무슨,둘다 꼴깝떠네.내 목소리에 기성용은 조용히 읊조리더니 심호흡을 쉬었다.
우리 이제 가자,무섭다. 기성용 언제 찾아올지 몰라.둘은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며 유제품 코너를 빠져나가려고 했고,그 모습에 기성용은 씩 웃더니 내 팔을 잡았다.
진짜 부르게?응,저 두새끼들 확 그냥.걱정스러운 내 눈초리에 기성용은 고개를 작게 끄덕거리고는 두 선수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미안해,지금 나타나서.자철아.
" 그치,미안해해야… "
" … "
" …청용아,지금 누가 , "
" 그니까… "
구자철 선수는 기성용의 목소리에,심하게 공감 간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다 이상한걸 눈치 챘는지 이청용 선수와 눈빛을 주고 받았다.뭐야,누가 지금…두 선수는 두렵다는
표정으로 동시에 뒤를 돌았고,애석하게도 뒤에는 두 선수가 그렇게 피하고 싶어 했던 기성용이 씩 웃으며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기성용의 출현에,두 선수는 놀란건지
두 눈을 크게 뜨고는,멍하니 서있었고 그런 두 선수에게 기성용을 천천히,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둘이 신나게 장 잘보네,
" 자철아, 우리 뭐살까?친구끼리 참 낯간지럽게 말 잘한다.청용아. "
" …기성용 그,그게 "
" 왜 떨어,내가 뭐라했어?둘이 장 보는거 보기 좋다고. "
" … "
" 지랄들을 한다, "
기성용은 싱글벙글 웃으며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다가,표정을 확 바꾸곤 정색하며 말했다.지랄들을 한다,진짜. 나까지 오금이 저리네,말리고 싶은데 그러다가 내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그냥 가만히 바구니만 만지작 거렸다.미안해,아니 숨기려고 한건 아니었는데.구자철 선수는 당황스럽다는듯한 표정으로 사과를 했고,그런 모습에
기성용은 나를 잡은 팔을 살짝 놓더니 말했다.몇년 친군데 나한테 뭐?다 숨기더니 이렇게 열심히 장을 보고 있어.여기 내 새집 앞인건 알지?
" 어, "
" 나쁜 새끼들, "
" 미안해 "
" 됬고,너네 일로와.오늘 우리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자. "
손을 까딱이며,정색을 하는 기성용이 오랜 친구라 해도 무섭긴 무섭나 보다. 둘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고,그걸 놓칠 기성용이 아니지.기성용은 자부하던 그 긴 다리로,
두 선수에게 빠르게 달려가 목덜미를 잡고는 웃으며 말했다.어딜 도망가,니네 딱 걸렸어.새끼들아,
" 거기 둘다 스탑 "
" … "
" 니네 다 죽었어. "
***
* 작가의 말 * |
안녕하세요,진짜 오랜만에 뵙네요 ㅠㅠㅠ 죄송해요 ㅠㅠ 빨리 번외 써야 했는데 똥줄만 태우게 했네요 ㅠㅠ 아시는 분들은 아시듯이,지금 성용자철 팬픽도 연재중이고 또 막상 번외 쓴다 해노코선 할말이 없어서 미루다가 지금 쓰네요 ㅠㅠ 막상 썼는데 내용은 별로고 ㅠㅠ...그래도 우선 마무리 지어야 하니까 1편 정도 번외 더 쓸거구요.시즌2는 일요일,아님 월요일부터 시작할게요.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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