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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y Silk - Jessi J

 

수능 준비 하느라 한동안 못 보던 친구들과 회포를 풀던 자리가 전구 하나 달려있는 포장마차에서 클럽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강 날까지는 아직도 좀 남았고 성인이 된 이상 우리에겐 걸릴 것이 없었기에 어른들의 밤 문화를 즐겨보자는 마음에서 간 건데 아직도 얼굴에 남아있는 어린 티 때문에 여자들한테 추파를 던져도 바람 맞기 일쑤였고, 안주값도 갓 사회에 발을 딛은 초년생들이 지불하기엔 비싼 가격. 게다가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이 여럿임에도 불구하고 나한테만 계속 들어오는 부킹 제의 덕에 혼자 식은 땀 뻘뻘 흘리고 있을 때 무대와 멀리 떨어진 구석 자리에 혼자 멍하니 앉아 두리번 거리고 있는 여자애가 눈에 띄었다. 언뜻 보면 남자애라고 착각할 만큼 짧게 친 머리지만 옆에 가부키 배우처럼 화장을 떡칠한 여자애보다도 하얗고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하게 생긴 것이 가발만 씌우면 요새 나오는 걸그룹들 뺨도 한 번 때려볼 수 있을 거 같은 외모라 한참을 고민하다 빈 속에 안주 없이 냅다 맥주만 들이붓는 친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이 형님이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테이블 쪽으로 발을 옮겼다.

 

한 걸음 떼는 게 왜 이리도 어려운 지, 속으로 교가를 불러가며 힘들게 여자애 앞에 섰는데 뭔가 다르다. 몽롱하게 풀려있는 눈에 두 치수 크게 입은 듯한 와이셔츠, 꼭 자기 입술 색 마냥 붉게 물들인 머리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빠지는 게 없다 생각했는데 제일 중요한 그게 없다. 그게. 큰 옷에 가려져 그런 건지는 몰라도 초등학생처럼 납작한 가슴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김이 빠져서 한숨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럼 그렇지, 내가 제대로 하는 게 몇 개나 되겠어. 그래도 그것만 빼면 완벽한 여자였기에 말을 걸기 위해 반대편에 앉았는데 쿵하는 소리와 함께 그 빨간 머리의 여자가 테이블 앞으로 엎어져 버렸다. 그래놓고 엉엉 목 놓아 울면서 하는 말이 야이, 차서누 나쁜 노마..! 니가.. 니가.. 씨이발.. 씨이발.. 거리는데 지나가던 웨이터고 손님이고 다들 날 개새끼 보듯이 본다. 아니 시발 내가 울린 게 아니거든요? 아무 죄도 없는 난 오해 받고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씨이발과 차서누인지 뭔지 계속 웅얼거리고 있는 여자를 일단 들쳐업고 나왔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려대서 꺼내보니 친구의 전화다..

 

여보..

야 공찬식 너 그렇게 안 봤는데 너 이 새끼 너 좀 적극적이다?

세요.. 그런 거 아니니까 알아서들 먹고 들어가.

아니긴 뭐가 아냐. 아 이 자식 부끄러워 하는 것 좀 봐라.

 

뭐가 그렇게 웃긴 지 자기네들끼리 낄낄대는 친구들의 전화를 끊고, 오해가 산불 번지듯이 크게 번져 나가는 것을 직감한 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이 여자를 내 집에 가둬놓기로 결심하고 택시를 잡아탔는데 이 여자 이번엔 미친 건지 자꾸 내 볼을 붙들고 뽀뽀할려고 난리다. 미칠려면 곱게 미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데 나 원 참.. 어쩌다 이런 여자한테 걸려선. 하다 하다 지친건지 또 다시 새근새근 곤히 잠든 여자를 가만히 내려다보니 속눈썹도 긴 게 술주정만 좀 얌전했으면 좋은 관계로 만나보자는 말도 했을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집 앞에 도착해서 깨우지 않게 조심스레 안고 내려 침대에 눕혔는데 아, 분위기가 좀 이상야릇하다. 물론 자고 있는 저 여자는 이 야릇한 느낌을 느끼지도 못하고, 어째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때 이 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 빼곤 이 안에 들어온 여자는 처음이기에 괜스레 떨려오는 가슴을 부여잡고 혹여나 침대에 술냄새가 밸까봐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천천히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렸다 근데 문제는.

 

아 씨발..?

 

설마, 설마, 설마. 머릿속이 설마로 가득 채워져 가는 것을 느끼며 그 '여자'가 입고있던 바지 버클을 풀고 떨리는 손으로 벗겨냈는데 내 상상 속 레이스 달린 분홍색 속옷이 아닌 우리 아빠나 입을 법한 트렁크 팬티가 안녕하이소~하면서 고개를 내밀었다. 아, 가슴이 빈약해서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없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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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깐 찬식이가 너무 소심해졌네요ㅋㅋㅋㅋ 원래 제가 좋아하는 건 순둥순둥한 진영이랑 능글맞은 찬식이인데

철부지 진영이 책임지고 다니느라 고생하는 찬식이도 귀여울 거 같아서 그냥 쭉쭉 써내려 갔는데 망글이 나왔어 이고 모야..☆★

사실 이건 웃기라고 쓴 버전이고 조금 수위 있는 버전은 나중에 메일링이나 할까 고민중이에요ㅋㅋ 공영 흥해라s2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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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은 공영으로 좋은 글을 쓴 좋은 분이시네요 아 글잡에 비포글이 올라오다니;;;;;;;;;;;;;;;그것도 공영으로;;;;;;;;;;;;아 사랑해요;;;;;;글잡에서 오랜만에 보는 공영이라 막 좋아서 땀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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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비포픽이 글잡에 올라오다니ㅠㅠㅠㅠㅠㅠ정말 오랜만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이가 진영이를 여자로 오해했군욬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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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비포픽 뒤에서 부터 보고 있는데 재밌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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