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안먹으면 우리집에와서 먹고가라]
어느날 뜬금없이 최승현선배에게 온 카톡이였다 최승현선배는 나랑 꽤친한선배였다 사실 처음엔 겉모습만보고 살짝 쫄았지만 굉장히 멋지고 까칠하지만 인기도많고 특히 요리실력이 엄청 뛰어나서 여자들이 안꼬일래야 안꼬일수가 없는 선배였다 한창 돈이궁해 밥을 굶고있었는데 꽁짜밥이라니 너무좋아서 바로 답장을 해버렸다
[우와 정말요 갈께요]
마침 승현선배네집 근처에있어서 시간이 오래걸리지않았다 초인종을 누르고 선배! 저예요! 작은승현이- 라고 하자 덜컥 문이열렸고 환한미소로 날반겨주었다 무뚝뚝한선배라 미소보는건 굉장히 어려운일인데,. 내가 우스겟소리로 헐 형?웃었어요? 카메라!카메라! 하고 오바를떠니까 미소를 살짝머금으며 식탁이나가라고 등을 떠밀어주었다 히히 꽁짜밥이다
맛있는냄새가 솔솔- 올라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잘먹겠습니다-하고 와구와구먹었다 아침밥도 못먹고 나온지라 음식에 집중하고있었는데 내머리위로 뜨거운시선이 느껴졌다 눈을 살짝올리니승현선배가 식탁위에 얼굴을 기댄채 지긋이 쳐다보고있었다
나는 승현선배를보고 장화신은고양이에 나올법한 표정을지었다 표정을 지어주니까
"맛있냐"
라는 묵직한 승현선배목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로우톤인 목소리가 듣기가좋았다 남자답고
"맛있네요 흐흐"
그러더니 나를 더 지긋이쳐다보다 씨익- 웃는것이었다 이 미소에 안넘어가는 여자없지 캬- 멋있네
그런데 나를 더 미치게한건 승현선배 입에서나온 말이었다
"좋네"
조,좋네? 나는 순간 좆같네 라고하는줄알고 당황했었으나 좆같네가 아니라 좋네였다 좋네.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일어서더니 설거지준비를하러 주방쪽으로 저벅저벅- 발걸음을향했다 내얼굴은 사과같이빨개져 고개를 들지못하였다 설거지를 하는 선배의 등을 보면서 약간의 두근거림도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승현선배가 전역한지 얼마안됬으니 게걸스럽게먹는게 자기 군인생각이라도 날까 마치 밥 빨리 못먹냐는 선임보는것같았다 아무튼 꽁짜밥맛있었네-
그렇게 나는 유유히 승현이형네 집을 빠져나왔다 배가부르니 콧노래가 절로나오네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에 도착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뭐하지 그렇게 학교를 두리번거리던중 지용이형과 혁수형을 만났다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고있던 형들이 너무 반가웠다 나를 보았는지 혁수형이 씨익 웃어보였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지용이형도 나를 쳐다보며 씨익 웃어준다 혀엉들! 반갑게 달려가자 기관지가 안좋은 나를 위해 담배를 꺼주는 두형들, 정말 착한형들이야
"하아..하아..아이고힘드네"
"체력이 완전 병신이네 병신이야"
..말은 이렇게 해도 정말 착한형들이다 아밥먹고뛰어서 배아파서 그러거든요! 라고 발끈하자 혁수형이 의아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밥? 너 돈없어서 밥 못먹는다고하지않았냐?"
"아 승현이형이 밥먹으러 오라고해서..흐흐 꽁짜밥먹었지요"
내가 승현이형을 언급하자 혁수형과 지용이형이 놀라표정을 짓는다 최,최승현이? 널 초대했다고? 이형들이 왜그러실까..
형들얘기를 들어보니 쫌 충격적이었다 15년지기인 자기들도 최승현네 집가기는 힘들다며 나에게 최승현네집은 어떻게들어갔냐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승현이형이 초대하는건 혁수형과 지용이형뿐이었다니 나는 나름 선택받은것같아 뿌듯했지만 뭔가 알수없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최승현
이승현이 간후 나는 허탈하게 설거지를 하였다 이 판다같이 얍삽한새끼 밥만처먹고 훅 가버리냐 아오 생각할수록빡치네 나는 하고있던 설거지를 내팽겨쳤다
아오진짜 설거지 할맛안나네
이승현 병신 개새끼 눈치를 줘도 못받아먹네 집에는 권지용이혁수빼곤 안부르는내가 너를 왜불렀겠냐고 둔팅아 내가 아무사람한테나 시간을 쓸것같냐? 내가 너를왜초대했는데! 왜 너를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는데! 아오진짜 눈치없기로는 세계최강이지진짜 이승현은 꽁짜밥만 계속 쳐먹더니 다먹고나선 히히- 선배잘먹었어요 전 강의가있어서 이만- 하며 능구렁이같이 학교로 떠났다
어휴- 설거지를 끝내고 소파에 털썩앉았다 이승현..이승현..정말.. 귀여워 다음엔또 무슨 핑곌대면서 너를 부를까 고민하고있다 언젠간 니가 내맘을 알아주길 바라며-
이만활 토태로 쓴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