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93143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비내림 전체글ll조회 338


비가 아주 많이 내리고 있었다.  

정말로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던가 하늘 위 짖궂은 누군가가 일부러 퍼붓고 있는 것처럼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장마와 무더위도 끝나고 조금 선선해지고 상쾌하던 날씨에 갑자기 쏟아진 비는 눅눅함을 머금고 있었지만 그정도야 별것 아니었다. 

나는 그녀를 만날 즐거움에 들떠있었고 우산속에서 비가 머리위를 두드리는 소리는 찰박거리는 발소리와 어울려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냈다. 그래, 좀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빗줄기는 어느새 드문드문 가녀려져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비에 젖은듯이 물기가 가득했다.  

그녀가 입을 벙긋거리며 무어라 말하고 있었지만 내 귀는 좀처럼 그 소리를 잡아내지 못했다.  

내 귀는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빗소리에 온 집중을 기울이고 있었고 내 눈은 그녀의 입모양으로 그 뜻을 해석해보려 애쓰고 있었다.  

비가 귀를 타고 흘러 들어온 듯이 귀가 먹먹해졌다.  

온 몸을 타고 흐르며 먹먹함을 전하던 빗물은 어느새 두 눈으로 차올라서 눈앞을 뿌옇게 만들었다.  

그녀의 젖은 얼굴에도 빗물이 흘렀다.  

그녀의 젖은 얼굴이 안타까워 손을 뻗어보았지만 손바닥에 닿는 것은 우리 사이의 공백, 그 사이를 가득 매운 빗소리뿐이었다.  

내 손이 버석하게 마른채로 제자리로 돌아오자 빗소리도 완연하게 그쳤다.  

그래, 이제서야 그녀가 한 말이 들렸다.  

두눈에서 흘러내려 빗물이 빠져나가고 나서야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와닿았다.  

하지마. 이미 다물린 그녀의 입을 막고싶었다. 말하지마. 그만 말해. 듣고싶지 않아.  

그녀는 어느새 비가 그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 쪽이 아니야. 비가 오는 곳은.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비내림  1
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지금 비오고있는데..좋네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