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툭, 깨뜨리기 전에 난 이미 깨질 만큼 깨졌다. 껍데기 안에 멍든 살이 고여 있지만 난 감각이 빠르다. 당신이 나를 지목하기 전에 내가 이미 당신의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번들번들 때에 찌든 미끄럼틀. 당신이 이리저리 퍼뜨리기 전에 난 이미 퍼질 만큼 퍼졌다. 껍데기를 빼앗기고 바닥에 감염되었지만 난 용서가 빠르다. 허기진 새벽 프라이팬을 꺼내놓고 부산을 떨더니 기념품 가게를 지나 드라마촬영장을 기웃, 새로 산 접시에 눈물을 촛농처럼 쏟고 계절의 네거리에 겨우 당도하지만 아래로 굳은 손가락, 너는 포크로 진화하지 못한 시간의 갈팡질팡. 휴지통에 버려진 상반신과 하반신을 용접하고 난 변신이 빠르다. 진짜 내 몸은 껍. 데. 기. 털갈이 하듯 비워낸 내장을 새로 끼우기 위해 당신이 잘근잘근 씹기 전에 난 이미 씹을 만큼 씹었다. 땡볕에 익은 반숙의 살덩이를 개랑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 두 개의 혀. 당신이 지글지글 지지기 전에 내가 먼저 지질 만큼 지졌다. 짖을 만큼 짖었다. 이민하 / 개랑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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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왤케 이뻐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