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저 지금 여자친구라고 감정 이입하시고 나오신거죠?"
귀를 의심케하는 대답에 볼펜을 돌리다말고 눈을 휘둥그레 뜨며 순영을 올려다봤다.
그에 순영은 브런치라고 말하고 점심이라고 쓰는 식사후에 마시고있던 커피를 한 번 후 불고 식힌 뒤, 커피 광고마냥 한모금 호로록 마시더니 순진한 듯한 눈동자로 나다를 쳐다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응, 그래서 내장탕하려다 만거야."
...또라이.....
나다는 순영에게 들리도록 한숨을 푹푹 쉬면서 수첩에 받아적었다.
[Q : 여자친구랑 먹고 싶은 음식은?]
"하...."
[A : 내장탕]
[세븐틴/권순영] 10살 연상 네가지 연예인이랑 연애하는 방법 ⓒ 순영이 브런치라 말하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먹는 점심을 몇 번 촬영하고 나니 대충 프롤로그는 끝난 것 같아서 부편한테 다음부턴 어떻게 가는거에요? 하고 물어보려던 나다는 제 머리 위로 툭 떨어지는 꽤 두툼한 파일철에 푸드득 뒤로 물러났다. "악!!!!" "아씨 깜짝이야!!!!!!" "넌 뭐야 이 새끼야!!" "부편이 이거 너한테 주래!!" 제 뒤에 있는 건 같이 깜짝 놀라서 심장을 부여잡고 있는 민규였다. 좀 좋게주면 어디가 막 덧나나? 저 송곳니가 밖으로 더 튀어나와? 이를 뿌득뿌득 갈면서 파일철을 열어봤다. 갓뎀... 이게 뭐지. "이게 뭔.." "그 권순영 질문지라는데? 어제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만 한건데도 그 정도래. 수고." ".....별순별.... 흫, 크킇... 이렇게 열 킇큭큭 열덕을 보여주시다니 후훜... 쿠흐흫... 제가 아주 거하게 보여드리죠.. 끌킄큭...." "부편집장님!! 가나다 미쳤어요!!!" 파일철에 머리를 파묻고 여자답지 않게 낄낄거리는 나다를 보면서 민규는 겁 먹은 듯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사무실 내를 울리는 쩌렁쩌렁한 크기로 고자질을 하고 갔다. 그 소리를 들은 부편은 오징어를 씹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 저 가시나 저럴 줄 알았다. 그러게 민규새끼한테 주라니까." 묘하게 고소함도 묻어있는 듯한 승철의 혼잣말이 나다의 귀로 들어가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플레디스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다. 이거구만? 이름 참.. 탑스타 권순영에게 궁금한 것 한가지씩! 무슨 호구 조사하냐.. 최승철 누가 꼰대기질 없달까봐. 아직까지 반짝거리는 배너를 클릭했다. "역시 권순영. 쩐다 진짜.. 흡..." 이걸 기뻐해야할까. 울어야할까. 하루만 열었던 게시판엔 총 615개의 댓글이 있었다. 별순별님들 권순영 생일로 일부러 맞추셨나. 눈꼬리는 추욱 내려간채 입꼬리만 올라간 기묘한 미소가 모니터에 비춰졌다. "일단... 정리부터 해야겠다." 파일철을 열고 물어볼만한 질문과 아닌 것을 고르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배고팡.. 그러고보니까 오늘 권순영 씨한테 연락 안 했는데. 뭐 자기 스케줄이 있으니까 연락을 안 하는거겠지. 배가 너무 공격적으로 꼬르륵 거리는 걸 변명삼아 나다는 서둘러 점심거리를 사러 밖으로 나갔다. "5800원 입니다." "여기요. 아 핸드폰... 현금이.. 오!! 여기요." 페이로 결제를 하려다 텅 비어있는 잠바에 급하게 뒷주머니를 뒤적였더니 나오는 꼬깃꼬깃한 지폐 두 장이 반가웠다. 도시락 한 개와 음료수 한 개. 단촐한 점심을 들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려는데 앞에 왠 익숙한 차가 서있었다. 분명.. 저건.... 직찍으로 봤던... "가나다 기자님!!! 빨리 빨리 안 뛰어옵니까!!!" "....나 전생에 무슨 죄 지었나." 나라를 구하려다 뒤통수를 친건가.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데... 씨바 이건 최승철도 안 하는거라고.... 별순별 퇴근길 게시판에 올라온 권순영의 차 앞에서 손을 흔들며 소리를 조교처럼 꽥꽥 지르는 순영을 보고 서둘러 달려갔다. 저 주둥이를 막아야해. 하는 다급한 심정으로. "기자님!!! 얼르, 붑." "허억, 헉, 와 진짜... 무슨 수치플 하는거 어디서 배워오셨어요?" 얄쌍하게 눈꼬리를 접고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순영을 보고 입을 막은 손을 천천히 내렸다. 귀엽다. 이제서야 순영의 입에만 머물러 있던 시선이 머리로 향했다. "어!!! 염색했네요!!" "엉. 근데 염색하고도 기자님한테 연락이 안 왔길래 배도 고파서 그냥 회사로 왔어. 기자님은... 나 까먹고 먹으려던 참이었나보네..?" 팔짱을 끼고 나다를 위 아래로 스캔하다 손에 들려있던 봉지에 멈춘 뒤 들려오는 살벌한 목소리에 나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와 염색하니까 진짜 생 양아치같아. 안 그래도 인상 더러운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다는 별순별 우수회원이다. 허둥지둥 뒤로 봉지를 숨기며 껄껄 웃었다. "아유 아니에요. 제 선배가 시킨거라서요." "그래? 그럼 얼른 갖다드리고 와. 그 선. 배. 님. 배고프시겠다." "....네... 저 그럼 점심은..." "나랑 먹어." "네... 에엑--??" 방금 산 혜자 도시락을 못 먹는다는 슬픔에 풀이죽어 꿍얼거리자 바로 들려오는 순영의 대답에 거칠게 고개를 돌리며 반문했다. "어유 생긴건 안 그래도 젊긴 젊은가, 목청도 좋다. 점심 나랑 먹자고." "....우회적으로 엿 먹이시려는건 아니죠?" "응? 아, 그런 걱정은 하지마. 기자도 같은 기자는 알아볼테고. 팬카페에도 공지 떴고. 그리고 일단 나 사생 없는 거, 알지 않아?" 알기야 잘 알습죠. 나다의 걱정스러운 어투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하나 하나 접으며 설명하던 순영은 종지부를 찍듯이 턱을 까딱이며 단언했다. 탑스타와 사생팬은 상관이 많지만 탑스타 권순영과 사생팬은 전혀 관련이 없었다. 처음에 아역배우로 시작했던 순영은 중간에 앨범을 내고 음악방송에 나가기도 했었는데 이 때 아이돌급 외모와 배우의 성숙미가 합쳐진 순영에게 엄청난 아이돌 팬들이 모여들었다. 물론 순영에게도 예외는 없이 사생팬도 같이 끼어들어갔다. 띵- "부편집장님...." "와? 이기 뭐고?" "드세요..." "내 방금 점심 묵었," "그냥 드세요." 띵- "드리고 왔어요." "그래. 그럼 일단 타." 사생팬은 어떻게 되었냐고? 아마 연예인에게 역관광을 당한 첫 사람들일 것이다. 그중 한명을 살살 꼬드긴 후, 사생팬들이 모여있는 톡에 직접 들어가서 역추적을 해서 한명 한명 가족들에게 죄목을 짚어주며 협박했다. 역추적을 한건 우리 나라 유명한 해커라는데 권순영과 절친한 친구란다. 이름이 우지였나.. 암튼 이 사건은 권순영 사생결판 으로 유명해졌고 그 이후로 사생 같은건 없었다. 파파라치가 가끔 붙긴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건 신경 안 쓰는 개썅마이웨이라.. "그러고보니까 요즘은 춤 안 춰요?" "와, 나 춤 췄던 것까지 알아? 기자님 별순별이었으면 우수회원 찍었겠다." 뜨끔. 앨범 활동 할 때, 파파라치가 붙었던 적이 있는데. 하필이면 권순영이 춤에 빠져있을 시기라. 그 기자가 따라다니다 안무를 다 외웠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도 젊었을 때 이야기지... 35살이면.. 슬슬... 운전을 하던 순영은 옆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때마침 올라온 신호에 멈춰서 고개를 돌렸다. "왜 그렇게 측은한 눈빛으로 봐?" "...그냥.. 이제 건강 챙기셔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기자님보단 건강 나이는 훨씬 높을 것 같은데. 기자님 아까 편의점에서 고거 뛰어온다고 헉헉 거렸지?" 평소에 나 시비걸거 생각하면서 사나? 탑스타 아니었음? 탑스타가 불알 친구로 느껴지는 것도 능력이다 싶은 나다는 허허 웃으며 그렇네요 그렇네하고 넘겼다. 때마침 초록불로 바뀌고 차는 부드럽게 출발했다. 출발은 부드러웠는데... 빠앙- "히약!!!" "아! 오 씨팔." "...에?" "나도 사람이야." 아니 그렇다고 기자 앞에서 그렇게 욕을 찰지게 뱉으시면... 저는 기자이기전에 별순별이니까요. 아멘. 운전하면서 욕하는 권순영을 보다니 세상 다 살았군. 흐뭇한 표정으로 의자에 푹 기대는 나다를 백미러로 힐긋거리던 순영은 비교도 안될만큼 흡족한 미소가 번졌다. 기자님은 참 한결같네.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벙한거나 나 좋아하는거나. "기자님 점심 뭐 먹을래?" "어... 국밥 드셔야하는거 아니에요?" "왠 국밥? 아- 어제 인터뷰 말하는거야? 에이, 오늘건 사진 찍을건데 고급진거 먹여줘야지." 사진 찍을건데 왜 고급진걸 먹이지. 뇌물을 먹이겠다 이건가. 그나저나 대충 체계는 알고 있구나. 그와중에 고급진거라는 구수한 말투가 웃겨서 키득거리자 순영은 머쓱한 듯 멀쩡한 머리를 헤집었다. "고급진게 뭔데요? 큽.." "음... 초밥?" "초밥? 초밥? 비쌀텐데..." "괜찮아. 기자님 배 터지도록 먹을 수 있을정도는 되거든. 거기 핸드폰 좀 꺼내줄래. 거기에 주소 적어놨어." 순영이 힐끔 가르킨 곳을 보자 정말 아저씨 나이가 맞긴 맞는 듯 차 손잡이에 걸쳐둔 코트 안주머니에서 폰이 나왔다. 순영이 말하는대로 비번을 누르고 들어가자 익숙한 창이 보였다. 나다의 입에서 어? 하는 의문이 터지자마자 순영도 생각이 난듯 곧바로 한 손으로 핸드폰을 뺐으려 팔을 뻗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거 제 인스타..." "......" "탑스타 맞죠? 인스타 아이디는 또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는데.. 일반인 인스타 둘러 볼 시간이 있으신가봐, 꺅!!!" 급하게 차를 돌려세운 순영때문에 순영을 향해 폰을 흔들던 나다는 앞으로 빠르게 쏠렸다. 안전벨트 안 맸다가 권순영 차에서 죽는 것도 나름 나쁘진 않겠어.. 하며 끝까지 순영에 관해서만 낙관적인 생각으로 눈을 질끈 감았는데 어깨와 허리가 든든히 고정되어 있었다. "어...." "줘. 내가 찾을게." "네." 순영은 나다의 허리를 감고있던 손만 푸른 뒤 오른쪽 어깨는 계속 고정한 채로 핸드폰을 뒤적였다. 어깨에 올라가있는 다부진 손이 나다는 영 어색해서 큼큼 헛기침을 했지만 내려가지 않았다. "다시 넣어놔." "넵." 초밥집을 다 찾고나서야 어깨에 있던 손이 내려갔고 순영의 핸드폰이 다시 안주머니로 들어가면서 잠깐의 헤프닝이 끝났다. "그리고 차 타면서 안전 벨트도 안 매는 어른이 어딨어? 아무튼 애야 애." 딸칵- "출발한다." 핸드폰을 넣고 차렷자세로 딱딱하게 굳어있는 나다의 앞으로 순영의 손이 한번 슥 오가더니 경쾌한 결합 소리와 함께 차가 움직였다. "내가 생각을 잘못 했네. 기자님이 촉은 좀 좋아졌어." "네?" "아니야. 그리고 인스타에 다이어트한다고 글 좀 올리지마. 다이어트한다고 하는거랑 먹고싶은거 사진을 올려놓으면 어쩌라는거야." 궁시렁거리는 순영의 말을 듣고 한참 멍해있던 나다는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내곤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렸다. 생각났다. 어제 다이어트한다고 찡찡거리는 글과 같이 올린 초밥 사진. - 원래 제 연재 속도는 이것보다 느린데 말입니다. 시험이 오늘 끝나서 오늘까지는 시간이 좀 괜찮네요. 그런데 다음화부터는 현저히 느려질 것 같다는게 제 생각(찡긋) 그리고 암호닉 신청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저 암호닉 좋아하는건 또 어떻게 아시구드류ㅠㅠㅠ 답글은... 제가 최대한 달아드리려고 했는데... 어디까지 딱 끊기가 애매해서 제가 딱 답글다는 날(글쓴 당일이나 올리고 들어온 날?)에 댓글을 써주시면 제가 거기까진 어떻게든 달게요. 그렇다고 12시 지나고 땡하고 그러진 않을거에요. 어디까지나 제 체력이 힘을 다 할때까지만. 암호닉 신청은 꼭 댓글 앞에! []안에 넣어서 해주세요! 저 못찾을 확률이 있어요.. 암호닉♥ 숭늉, 너야, 당근, 봄봄, 아이닌, 기차, 최봉구, 너누리, 뭉구뭉구, 최허그, 너달, 쿱승철, 무리 가나다 씨 사랑합니다.(작가의 농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