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망상] 계속 이어지는 스토리 망상 2 <두번째, 그리고 연애의 시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1/3/513bb20c4ea8ec1b7d0a019de783cf95.jpg)
"됬어, 또 주정 들으려고. 근데 너 남자 친구랑 같이 온 그 기성용 인가 뭔가 하는 사람 알아?"
"성용씨? 알지. 우리 남친 회사 본부장이라더라. 그 날 내 남친이랑 같이 왔을텐데 왜? 괜찮은 것같아? 자리 한 번 주선해줘? 남친 상사기는 한데 워낙 성격이 좋아서 평사원들이랑 잘 어울린대. "
"워낙 성격이 좋아? 글쎄 난 잘 모르겠든데. 알겠어, 일단 끊어."
성격이 좋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하네. 예의는 개뼈다구로 팔아 먹었드만.
컴퓨터 앞에서 쓸 스펙이 없어 텅텅 빈 자기소개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학 안 하고 학자금 대출 받아서 빨리 졸업 하면 뭐해.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 같아 애꿎은 타자기를 손으로 툭툭 건드리는데 적막을 깨는 벨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바닥에 끌리는 무릎이 다 늘어난 잠옷 바지를 느리게 추켜 올리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휴대폰을 받아 드는데 딱딱한 여자의 목소리에서 너무나 달콤한 문장이 흘러 나온다.
ㅇㅇㅇ님 1차 서류 심사 통과입니다 2차 면접 준비해주세요.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도 모르게 전화를 끊고 질끈 묶고 있던 머리를 풀고 미친 듯 헤드뱅잉을 했다.
"오예!!!!!!!!!!!!"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은 아니였지만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회사였다.
이리 되나 저리 되나 똑같지 하는 심정에 배짱 두둑히 서류 심사를 넣어 봤는데 합격이라니 합격이라니.
전산 오류가 아닐까 가슴 졸여봤지만 2차 면접 심사 준비가 먼저라는 생각에 컴퓨터를 껐다.
1주일 뒤 면접이다 아자아자!
"소비자들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이 우수하고 서비스가 신뢰할 만하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반면에 회사 자체에 대한 기업 이미지는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보실 수 있겠습니까?"
넥타이를 목 끝까지 끌어올린 머리 벗겨진 임원의 질문에 난 또박또박 차분하게 준비한 답변을 했다.
임원들도 만족한 것 같은 미소를 지었고 나도 그에 답해 미소를 지었다.
면접에서 면접관 한 명 한 명의 눈을 마주치며 말을 자신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데 마지막 한 사람에게는 그러지 못하겠다.
미소를 짓기도 싫고, 짓지도 못하겠고, 지어지지도 않는다.
회사에 면접을 보겠다고 애절한 눈으로 앉아있는 나를 얼마나 가소롭게 쳐다보는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그럼 ㅇㅇㅇ 씨 이만 나가보세요.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
1주일 전에 잠깐 동안 스쳐 지나간 남자. 그리고 지금 나에게 행운을 비는 남자. 기성용 당신 왜 자꾸 나랑 엮이는건데.
★이대훈★
![[국가대표망상] 계속 이어지는 스토리 망상 2 <두번째, 그리고 연애의 시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4/5/445ddeeb642a86f0dea6efe36af11d8f.jpg)
학기 초의 소문이 루머였다고 판명나면서 이대훈은 다른 이유로 아이들에게 회자되는 인물이 되었다.
사람의 이중성은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게이라고 그렇게 진저리를 치며 피해다닐때는 언제고 지금은 이대훈과 친해지고 싶어 안달난 애들이 줄을 서면 단과대 세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이대훈이 좋은 의미 혹은 나쁜 의미로 아이들 입에 오르내리던말던 사실 그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라면 이대훈이 나에게만, 오직 나랑만 같이 다닌다는게 문제지.
"대훈아, 중간고사 다가오잖아. 이거 내 필기노트인데 너 저번 시간에 빠진 것 같아서 참고하라고 빌려줄게."
"받을까?"
이대훈 주려고 아마 새로 산 예쁜 노트에 옮겨 적은 모양이다.
그 정성을 내미는 애 앞에서 그런 걸 나한테 물어보면 나는 받아줘라고 해야 하잖아.
받아줘야지……. 라는 내 말과 동시에 냉큼 필기노트를 받아드는 이대훈.
덕분에 노트를 건넨 여자 애의 얼굴에는 심술이 덕지덕지 붙었다. 아, 나 미움 받는 거 싫다고.
"너 진짜 이제 나랑 따로 다니면 안돼? 너 저번에 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고딩 때 동창들이랑 노는 거 보니까 낯 가리고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던데. 나 말고 이제 우리 과 딴 애들이랑 놀면 안될까?"
"왜? 나 싫어?"
"네가 싫은 게 아니라 너랑 다니면 내가 난감해져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고 너랑 말하는 게 제일 좋은데 어떡해……."
난 이대훈이 저렇게 입술을 쭉 앞으로 빼고 신발코를 땅에 콩콩 찧으며 머리를 푹 숙이면 아무 말 못하고 그냥 뒤돌아서 버린다.
내가 입을 떼고 말을 할수록 이대훈에게 말려드는 느낌이다.
나름 냉정하다고 친구들 사이에서 얼음 공주, 얼굴이 공주는 아니지만 나름 얼음 공주였는데 이대훈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 지을 때도 있고 어쨌든 내가 나 같지 않은 때가 많다.
이대훈이 남동생 같아서 나도 모르게 챙기는 것 같기도 하고.
"어? 비 온다! 나 우산 있으니까 같이 쓰자."
엄마가 아침에 우산 챙기라고 할 때 챙길 걸.
이대훈의 우산에 머리만 살짝 집어넣고 걷는데 내 어깨를 끌어 안아 우산 속으로 내 몸을 끌어 당기는 이대훈.
갑작스런 행동에 뿌리치지도 못하고 발걸음만 주춤되는데 그걸 본 모양인지 내 손에 우산을 쥐어 준 이대훈이 저만치 앞으로 뛰어간다.
"야!!! 네 우산인데 네가 써!! 나는 그냥 책 쓰고 가면 돼!!!"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던 이대훈에게 문자가 왔다.
너 블라우스 입었잖아. 내가 비 맞으면 되지^ㅇ^.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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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갔다.
괜찮다, 내가 안 괜찮다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내 캐리어까지 끌고 앞서가던 태환씨가 내 걸음에 맞춰 장난스럽게 문워크를 춘다.
체격과 맞지 않는 의외의 귀여운 모습에 내가 웃자 태환씨가 따라 웃는다.
눈웃음의 품격이 꽤 높다.
"ㅇㅇ씨는 왜 한번도 남자를 못 사겨봤어요? 되게 인기 많을 것 같은데."
"정말요? 저 진짜 그런 말 처음들어봐요. 항상 남자 선배나 동기들이 저보고 남자같다, 선머슴아다 그런 말만 한다니깐요."
모태 쏠로라는 말은 넣어둘 껄 그랬나? 이 나이 먹을 때까지 남자 한 번도 못 사겼봤다는 소리에 눈이 커지던 태환 씨의 모습이 아직 아른아른하다.
자기도 여자 사겨본 지 몇 년 됬다면서 그거나 그거나 라고 합리화를 해 봐도 난 모태 쏠로…….
젠장.
속으로 욕을 곱씹으며 도착한 한국인 숙소의 모습이 상상속의 숙소와 비슷해 자꾸 배실배실 웃음이 새어나온다.
빨간 벽돌로 지어 올린 벽에 그 벽을 타고 흐르는 담쟁이. 그리고 벌레????!!!!!!!
"끄아아아아악!!!!!!!!!!"
담쟁이를 만지던 내 손을 타고 오른 애벌레에 손을 덜덜덜 털며 왜 같이 움직이는 지 알 수 없지만 제 멋대로 흔들고 있는 엉덩이와 머리와 그에 산발이 되는 머리카락.
나도 내 상황을 알고 있지만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애벌레에 촉감에 채연이라도 된 듯 미친 듯 몸을 털어대자 주위에 서 있던 프랑스인들이 환호를 한다.
전 지금 춤 추는 게 아니라고요!!!!!!!!!!!!
"ㅇㅇ씨, 가만히 있어봐요. 제가 도와줄게요."
태환씨의 목소리에도 주체할 수 없는 몸짓에 나도 웃겨서 웃음이 나려는 찰나 뒤에서 나를 확 끌어 안은 태환씨가 손에 있던 애벌레를 떼 저 밖으로 날려버린다.
상황은 종료됬고 벌레는 없지만 난처하면서 부끄러운 상황에 태환씨 품에서 나와 춤을 췄던 척 숙소로 들어가니 그 앞에 서 있던 마담이 달려와 볼키스를 한다.
나 이제 부끄러워서 여기 못 살아…….
"아까 ㅇㅇ씨 되게 웃겼던 거 알아요? 프랑스 사람들은 박수치지 ㅇㅇ씨 표정은 울기 직전이지. 정말 대박이였어요."
"아까 그 장면은 잊어주세요."
"귀여웠는데요 뭘."
무심하게 여자 말에 불을 지를 말을 뱉어놓고 자기 방으로 드가면 다란 말입니까?
혼자 군고구마 처럼 익어버린 볼을 두드렸다. 쫙쫙. 거의 때렸다.
정신차리자 너 너무 남자에 굶주렸어.
★구자철★
![[국가대표망상] 계속 이어지는 스토리 망상 2 <두번째, 그리고 연애의 시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7/b/47b683250dddd05e934894cd4c587467.jpg)
"구자철이 그래서 너 받아준대?"
"야, 너 디지고 싶지? 조둥아리 내가 꼬매버리기 전에 다물자 응?"
식당을 그냥 폭파시켜 버릴까 보다.
밥 먹는 내내 앞에 있는 친구라는 녀석도 구자철 고백 이야기.
앞 테이블, 옆 테이블, 뒷 테이블 다 내 얘기다. 정확히 말해주면 구자철이 나를 받아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내가 그렇게 된 게 말이 꼬여서 그렇게 된거라고 몇 번 말하냐? 그래, 구자철이 혹여나 나를 받아준다고 치자. 아니 지가 뭔데 날 받아주고 말아. 어쨌든 그렇게 된다해도 내가 구자철 싫거든? 완전!"
"어……, 너 뒤에……."
"뭐? 내 뒤에 그렇게 잘나신 구자철님이라도 있……푸풉!!!!!!"
뒤를 돌자 고개를 쭉 내밀고 입이 닿을 뻔한 거리에 있던 구자철 때문에 입에 넣고 있던 요구르트를 구자철 얼굴에 다 뱉어 버렸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얼굴 들이대고 있으랬냐?
살짝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입고 있던 와이셔츠 끝으로 얼굴을 닦아 주는데 여기저기서 환호성 야유가 터져 나온다.
사귄다고 광고하지 말라나 뭐래나.
어이가 없어져 웃고 있는 구자철의 이마를 뒤로 쭉 밀고 나가려는데 이 썩을 놈의 구자철 뒤로 나의 사랑 청용 남신이 미소를 짓고 있다.
"자철이가 네가 한 고백 받아준대."
"야, 그걸 왜 네가 말하냐? ㅇㅇㅇ, 이 구자철님께서 네가 한 고백 불쌍해서 받아주기로 했다."
뒤에 구자철 말은 들리지 않고 나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청용 남신의 목소리가 내 귀를 녹였다. 내 귀에 캔디.
이청용과 처음으로 나눈 말이 구자철 놈의 대한 이야기라는 게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청용 님이 나만을 위해 입을 여신건데 이런 들 어떠하리, 저런 들 어떠하리.
"야, 왜 대답이 없어? 안 기뻐해? 내가 너 받아준다니까?"
"닥쳐 좀."
아직 내 귓가에 청용 님 목소리가 남아있단 말이야.
구자철 니 놈의 목소리가 지금 내 귀에 낄 군번이 아니거든?
닥쳐라는 내 말이 세긴 셌던 모양인지 멍해진 구자철이 밥도 받지 않고 식당을 나갔고 나도 청용 님과 살짝 눈 인사를 하고 식당을 나섰다.
행복에 찬 표정으로 잔반을 버리고 교실로 올라가려는데 계단 앞에 비장한 표정으로 선 구자철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뭐야, 안 비켜?"
"나 네 고백 절대로 안 받아준다. 고등학교 생활 내내 나한테 고백 했다고 차인 애로 낙인 제대로 찍혀 봐."
"그러든지."
"팁 하나 주자면 청용이는 고백했다가 차인 애들을 제일 싫어해. 불쌍해서 너무 구차해보인다고 하던가?"
무서운 새끼, 내가 청용 님 찬양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말을 툭 던지고 지나쳐가는 구자철의 팔을 잡아 돌리고서 가식적인 샤방 미소를 지으며 구자철의 손을 잡았다.
"청용 님은 그럼 친구랑 사겼던 애는 어떻게 생각하시는데?"
"나 중학교 때 사귀던 애가 어쩌다 청용이랑 친하게 되서 둘이 사겼는 적이 있긴 하지. 마침 나도 그 여자애한테서 마음이 떠날때로 떠난 상태여서 우정도 지켰고."
"그런 일화가 있었음 진작 얘기하지 그랬니. 자철아, 아까 내 거친 언행은 용서해줄래?"
그리고 자철아 우리 오늘부터 1일이다♡
체리마루입니다@.@
집에 컴터도 고장나고 해서 이번 편을 적는데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들었어요 흐엉
하지만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을 위해 학교 마치자 마자 글을 썼답니당...
이번 편은 급하게 써서 기대에 못 미칠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다음 번에 컴터가 정상화되면 다음 편은 좀 더 좋은 퀄리티로 빨리 달려오겠습니다
1편에 답글 달아주신 좋은 님들! 읽어주신 좋은 님들!
다들 감사드려요
제 글은 이어지는 글이라 주제를 댓글로 못 남겨 아쉬운 분들 소재를 남겨주세요
예를 들면 다음 편 대훈 편에 술게임 넣어주세요 이런 댓글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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