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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킬 전체글ll조회 828 출처
옛날 옛적, 아무도 관심이 없는 무인도가 있었다. 그 흔한 잡초도 없이 황량한 무인도에 발을 들이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아무도 무인도를 살펴봐주지 않았다. 아니, 사실 무인도에게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천에 생명의 씨앗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싹을 틔웠으며, 온 몸을 형형색색의 꽃 치장으로 둘렀으니, 한때 살아있음을 맘껏 느끼던 무인도는 행복할 법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인도가 가장 소중히 하던 것은, 제게 자주 오던 어린 소년이었다. 외롭던 저의 몸에 푹 파묻혀 무료함을 달래주고, 마치 제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는 듯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저의 마음 곳곳을 어루만져 주는 그 소년이, 나는 참 좋았다. 그래, 무인도는 행복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인근 동네에 소문이 돌았다. '저 무인도에 보물이 묻혀있대!' 사람들은 모두 무인도에 찾아 갔다. 무인도는 기뻤다. '모두 나를 보러 찾아 왔구나!' 무인도는 두 팔 양껏 벌려 사람들을 맞이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을 안아주는 무인도의 품을 거절했다. 그저 욕심에 찬 발들로 꽃들을 짓밟고, 날카로운 삽으로 그의 육신을 파 내리고, 여기저기에 생채기들을 남겨갔다. 며칠 뒤, 금덩이들이 발견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더 챙겨가겠다며 서로를 짓밟았다. 사람들이 금을 가져간지 한달 뒤, 사람들이 다시 찾아왔다. 무인도는 매우 기뻤다.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다시 찾아와줬구나! 역시…….' 하지만 무인도는 채 말을 끝내지 못하였다. 이미 돈에 눈이 멀어버린 인간들은 닥치는대로 나무를 베어가고, 꽃을 뜯어갔다. 이제 무인도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불에 탄 재들만이 그를 괴롭혔다. 그가 그토록 좋아하던 소년마저 더이상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심장을 뺏겨버린 무인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국뷔] 김태형 표류기 01 

 

Written by_ 라킬 

 

 

적막만이 감도는 방 안에서 소년이 조용히 종이를 구겼다. 바보 같아. 무인도는 바보였다. 끝까지 사람들을 맹신했으며, 또 어리석게도 맹신을 배신으로 보답 받았다. 그 모습이 너무도 바보같아서, 소년은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도, 무인도와 저는 너무도 닮아있었다. 

 

소년이 막 고등학생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엄청나게 불어버린 빚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목을 매어 자살하셨다. 우리 자랑스러운 아들, 드디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없는 살림에 중국집에 데리고 가셔서 난생 처음 먹어보는 자장면을 사주셨던 것을, 소년은 아직도 잊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죽음은 소년에게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와 그를 잠식했다. 그러나 소년은 씩씩하게 견뎌냈다. 모두가 그를 칭찬했다. 그래서 소년은 더욱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아니, 소년은 괜찮아야만 했다. 모르는 척 하고 있지만 다들 뒤에서 저에 대해 씹어 내리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들에게 더욱 당당해 보이려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했다. 학교를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투자했다. 그러나 그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몇 푼이 되지않아, 소년은 잠자는 시간 마저 줄여가며 몸을 놀렸다.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소년에게 동경의 대상이 생겼다. 그리고 그 동경의 대상은, 소년이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미 짝사랑의 상대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체육 시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하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소년은 생각했다. 그에게 안기고 싶다. 그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에겐 제 모든 것을 주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무인도는, 아니 소년은, 정말 괜찮을 것 같았다. 

 

질이 낮은 동급생이 시비를 걸어왔다. 너희 아버지 뒤졌다면서? 그것도 혀 내밀고? 으, 더러워. 소년이 그에게 덤벼 들었다. 소년의 억센 주먹이 비아냥거리던 얼굴에 하나 둘 꽂혔다. 윽윽거리던 동급생은 이내 소년을을 짓뭉갰다. 싸움을 밥먹듯이 하던 그와 소년은 이미 주먹질에서 부터 차이가 컸다. 밑에 깔려 쉴새없는 주먹질에 괴로워하던 소년은 이내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소년은 괴로웠다. 하지만 이번에도 참아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 자신이 무너져 버릴 것 같았기에. 

 

학교 폭력. 한마디로 말해 그 일이 있은 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저 만만하게 보였기에, 제가 그들의 타겟이 된 것 뿐이었다. 어김없이 인적이 드문곳에 끌려가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이를 악물고 저항을 했으나 돌아오는건 커다란 쇠 파이프로 제 복부를 가르듯이 쿡쿡 찔러오는 추태 뿐 이었다.  

 

"눈깔 제대로 안 떠? 이 새끼가 어디서 개 눈깔을 하고 노려 봐?" 

 

"……치워, 씨발아." 

 

소년이 바로 제 얼굴 앞에 위치해 있는 이름 모를 남자의 얼굴에 침을 찍 뱉어 내었다. 이 새끼가! 격분한 음성의 남자가 쇠 파이프를 머리 위 까지 쳐들곤 그대로 집어 던지려 했다. 소년이 체념한 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분명 이번 상처는 만만치 않으리라, 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소년은 그 커다란 둔기로 맞기 직전에도 곧 생길 큰 상처 때문에 빠져나갈 피같은 돈이 더 걱정되는 듯 한숨을 크게 쉬었다. 때릴거면,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쳐. 이 개새끼야……. 소년이 막 목 끝까지 차올랐던 말을 꺼낼 참 이었다. 그 순간, 소년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챙강- 

 

그리고 그 여린 소년의 눈 앞에는, 저의 바로 옆에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진 쇠 파이프와, 땅 바닥에 고갤 쳐박고 개처럼 빌고 있는 조금 전의 그 난폭한 남자, 그리고…… 무인도의 심장……이 있었다. 

 

"괜찮아?" 

 

꿈을 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친 곳은 없어?" 

 

현실이 참 지독히도 야속했다. 꿈 마저도 괴롭기 짝이 없었다. 이 무슨 희망고문이란 말인가? 꿈에서까지도 이토록 괴로워야만 하다니, 소년은 절망했다. 지금 이 상황이 꿈이라면, 당장 깨 버렸으면 좋겠다. 현실보다도 절망스러우니 말이다. 

 

"손이 차가워, 너." 

 

"……헉!" 

 

꿈이 아니었던 말인가? 지금 제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와, 귀에서 울리는 상상만 했었던 그의 달큰한 목소리. 또 무엇보다도…… 저를 녹이기라도 할 듯한 그의 눈빛에 소년이 몸 둘 바를 몰랐다. 

 

"너 얼굴 빨개졌다. 이름이 뭐야?" 

 

무려 그가 저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만으로도 달큰함에 취할 것 같은 현기증을 느낀 소년이 손을 벌벌 떨었다. 대답을 하는 목소리가 마치 제 목소리가 아닌 것 처럼 붕 떠있었다. 

 

"김……태형." 

 

"태형이? 난 전정국이야. 편하게 정국이라 불러." 

 

네 이름은 이미 알아. 태형이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을 꾹 삼켰다. 좋아. 혹여 제 심장 박동이 정국에게 들리기라도 할까 애써 침착히 대답한 태형이 이내 교복 바지에 묻은 모래들을 툭툭 털어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실로 올라가자 태형아. 점심시간에 데리러 갈게. 4반, 맞지? 몇 초간 마주친 그의 눈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심해와 같았다. 그의 짙은 눈동자는 밤 바다의 하늘에 별이 콕콕 박힌 듯 아름답고 또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저 눈동자는 과연 제게 무엇을 말해주려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태형은 그저 눈 앞의 달콤한 사과에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했다. 오늘 처음 본 저를 왜 이토록 챙겨주는지는 모르나 지금 태형에게는 눈 앞의 사과, 즉 정국의 데이트 신청 아닌 데이트 신청이 더욱 중요했다. 먼저 올라가. 난 이따가 올라갈게. 말할 때 습관 처럼 나오는 눈웃음이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두 소년을 비추는 태양도 눈이 멀어 버릴 듯이 밝았다. 두어번 고개를 주억거린 태형이 걸음을 비틀거리며 천천히 발걸음을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지켜보는 정국의 표정이 오묘했다. 

 

 

안녕하세요 라킬입니다! 닉네임을 변경한 후 처음 뵙는 연재작이네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주제에 염치없지만 김태형 표류기를 연재하는 동안 암호닉을 받습니다. 친하게 지내여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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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국뷔 너무 이뻐요 ㅜㅜㅜㅜㅜ ♡ 시작 도입 부분이 진짜 톡톡튀네요.... 그 동급생 진짜 나빳엉... 혀내밀고 죽었다매가 뭐야... 이거 팬픽 잘됐으면 좋겠다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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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킬
어ㅓ잌후 여기 큰 절 올릴 곳 없나요 사랑해여 아이시떼루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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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암호닉 [슈기]로요
분위기괜찮고 국뷔는 당연히 바람직하고 아이거참 혼인신고서가.. (주섬주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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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킬
어ㅓ잌후 절 가지세요 전 언제든 시집 갈 준비가 되어있답니다 (조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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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허허참..새색시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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