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권순영은 사랑입니다.
-야, 자냐?
-자?
-자냐고
...이건 또 무슨 집착이람.
구남친 버전도 아니고, 자냐는 말로 막 잠에 빠지려던 나를 진동 폭탄으로 깨운 녀석은 단순히 카톡만으로는 그칠 생각이 없는 모양인지, 이내 전화를 걸어 왔다.
이걸 씹어, 말어.
*
"넌 여자애가 왜 이렇게 손이 차냐, 늘."
"하루 이틀이야? 그러려니 해."
"어디 아픈 거 아냐? 입원도 했었고..."
"이게 누굴 병자로 알아. 아, 주물럭거리지 말라고!"
"아, 아! 그만 좀 때려! 하여튼, 여자애가 힘만 세가지고."
차갑게 언 내 손을 녹여 준다며 제 손으로 내 손을 덮고 있던 녀석은 장난을 친답시고 손을 조물댔다가 한 대 얻어 맞고서야 얌전해졌다.
노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리는 게 꼭 병아리 같아서 웃음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며 손을 움직였다. 당연스레 따라오는 네 손 또한, 어미를 쫓는 병아리 같았다.
그러게 뭘 그렇게 만지작거려. 괜히 투덜거리면서도 손을 다시 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따뜻하잖아.
*
"아, 좀 가."
"싫어, 잘 거야."
"내려가서 자, 새끼야. 좁아."
"말라빠져가지고 좁긴 뭘 좁아. 자리 존나 남는구만."
"...아, 그럼 돌아 눕던가!"
"나 너 재우러 온 거거든?"
...누가 봐도 네가 자러 온 것 같거든?
*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도저히 감이 안 잡혀서 눈만 도륵도륵 굴렸다.
그냥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자, 틈 사이로 불쑥 들어온 손이 시야를 가렸다.
"야."
"......"
"너 오늘 생일인 거 까먹었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오빠가 쏠게.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에 결국 피식 웃어버리자, 뒤에서도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저를 웃겼다고 뿌듯해 할 얼굴이 눈에 선해서, 다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싸우고 짜증내도 너밖에 없네, 권순영.
*
"정신 좀 차리고 다녀, 좀. 제발."
"...아니, 그,"
"매번 사람 들었다 놨다 하는 거 지치지도 않냐? 네 몸도 내가 챙겨야 돼?"
"...야, 권순영."
"이건 나 없으면 어쩌려고, 진짜."
*
"넌 진짜 여전하다."
"뭐가."
"졸업하고서도 연락 한 번이 없냐, 왜."
"내가 몇 달씩 연락 다 씹고 잠수 타는 게 한두 번이냐?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무심히 던지는 말에 다소 짜증스레 머리를 흩트리는 손길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묵직한 한숨을 내쉰 녀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럼, 뭐."
"보고 싶었어."
"......"
"그런 말이 듣고 싶었던 거라고."
안녕하새오 정석이애오 많이 늦었조... ㅎ 죄송합니다.
기다리시는 분들 별로 없었을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잠수만 타는 것 같아서 급하게 에피소드를 약간 추가한 맛보기를...
네, 차기작 주인공은 순영이에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늘 구상 다 엎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레절레)
실화가 들어간 에피소드들을 조금 넣어보려고 생각하다 보니 원래 구상했던 것들이랑 부딪치는 게 넘나 많더라구요. 나이도 정하기 힘들고 스타트 끊는 방식도 고민되고...
그러니까 밤새 다시 콘티 짠 다음에 새로 써보는 걸로 ㅎ
다음 글은 사랑인 남사친 순영이로 돌아오겠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컴을 붙들고 글을 쓰도록... 네... 꼭... 오늘 안으로 올릴 수 있도록...
정 못 올리겠다 싶으면 조각글이라도 쪄오도록 할게요 죄송해요... 8ㅅ8
혹시 보고 싶다 하는 거 있으시거나 나이 몇 살이면 좋겠다 하시는 거 있으시면 추천해주셔도 좋아오 저랑 사담하셔도 좋아오 사랑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