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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D E N A M E A L I E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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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타닥, 타자기 소리가 그의 방에 울려퍼진다. 그의 속도 타닥 타닥, 타들어간다. 자체 마감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기때문이였다. 독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이 황금 같은 업뎃 시간을 어겨서는 안된다. 자꾸만 인중에 차오르는 땀을 닦은 민석은 곧 모니터에 빠져들어가기라도 할 기세로 집중 하고 있다.
이번 '슈밍밍'작가가 내는 새로운 신작은, 감히 야심차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만큼 민석의 두 어깨도, 두뇌도 굉장히 몰두하고 있다. 마치 실제 프로 작가가 된 것처럼 심오하고, 새롭다.
사실 민석은 지금, 팬픽을 쓰고 있다.
누구 팬픽이냐고 물으신다면, 그의 벽면에 걸려있는 포스터를 한 번 보라. 아이돌 그룹 KM이다. 열명의 멤버들이 사이 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싱긋 웃고 있는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다. 그렇다, 민석은 아이돌 그룹의 팬이다. 팬덤에서 그렇게 환영을 받는다는, 남성팬. 일명 남팬. 그것도 모자라 팬픽까지 적는 남팬.
닉네임 슈밍밍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석이 내는 이번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 KM의 멤버 형들이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 초능력자 외계인이라는 것. 그냥 외계인이 아니라 저 먼 우주의 EXO PLNET이라는 곳에서 와 한국에 정착하고, 가수로써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어떻게보면 유치하다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슈밍밍, 아니 민석은 자신이 있다. 자신의 필력을 믿기에 이 난해한 설정도 잘 풀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그의 어깨는 그 마음만큼 잔뜩 힘이 들어가있다. 어서 올리고 싶어 미치겠다.
타닥 타닥, 여전히 그의 손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타닥 타닥, 그의 속은 여전히 타들어간다. 팬픽 작가 슈밍밍의 밤은 이토록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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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작권
"아우…"
눈을 떴다. 머리가 아프다. 벌써 오후 두시. 어젯밤을 하얗게 불태운 탓에 늦잠을 자버렸다. 토요일이라 상관은 없지만, 오후 두시라니 제 스스로도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석은 머리를 쓱쓱 매만지고, 배를 쓱쓱 긁으며 밖으로 나왔다. 집은 여전히 반짝 반짝 빛난다. 학교때문에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민석의 집은 의외로 깔끔했다. 그의 성격 탓이였다. 어릴적부터 먼지 한올 용납하지 않는 성미때문에 어머니가 많이 고생을 하셨더랬다. 그래서인가, 자취한다고 했을때 박수도 짤깍 짤깍 치시면서 얼른 꺼지라고 돈을 쥐어주셨다. 그만큼 그는 깔끔하다. 누가보면 전직 청소부인줄 알만큼.
부스럭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석은 분명히 부엌의 중심에 있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있는데 이 소리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석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간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거실 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주변을 살피던 민석의 눈이 어느 한 곳에 정착한다. 소파에 무언가가 앉아있다. 게다가 제가 아껴먹으려고 둔 마늘빵을 야무지게 처 먹고 있다. 도둑인가. 한 쪽 손에 자연스럽게 들린 리모컨과, 빠르게 돌아가는 채널.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민석은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재빨리 머리를 굴린다.
머리는 또 왜 저렇게 분홍색이래. 얼굴은…잘 보이지 않는다. 안경이 없는 탓이다. 민석은 볼을 긁으며 거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민석은 낮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세요."
"왁!"
뭐야. 소파에 누워 아저씨마냥 있던 남자가 깜짝 놀란다. 민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자 그 남자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올려다본다. 이건 또 뭐하는 새끼야. 민석은 난감해졌다. 집 주인이 와서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데 패기 넘치게 빤히 쳐다만 본다니.
"아."
란다. 빤히 보다가 아, 란다. 민석은 여전히 의아한 눈으로 남자를 응시했다. 남자는 갑자기 엄지와 검지를 부딪히더니 사라졌다. 헐,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사. 민석은 입을 동그랗게 말고 놀랐다. 굉장히 놀라지는 않았다. 아주 조금 놀랐다.
그리고 다시, 민석이 정신을 차렸을때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주위에는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었다. 굉장히 소소한 바람이였다. 민석의 몸이 살짝 시원할 정도. 그리고 남자는 눈을 감고, 두 손을 엄숙하게 모으고 서있다 이내 제자리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너 뭐하세요, 지금. 민석이 멍하니 남자를 응시했다.
"…누구시냐구요."
"루한."
제 이름을 말한 남자는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마늘빵을 입에 집어 처넣었다. 루한이 뭔데, 인간아. 민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허 웃었다.
"루한이 뭔데요."
"내 이름인데."
"……여긴 제 집인데요."
"네 집인거 알아. 그래서 온건데."
무심하기 그지없는 남자의 얼굴. 루한은 여전히 마늘빵을 우걱 우걱 처먹고 앉아있다. 제 집인 것을 알면서 왔다니, 이건 또 무슨 뻔뻔함이래. 민석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일단 도둑은 아니다. 도둑이 집 주인이 나와서 누구냐고 묻는데 무심하게 앉아 마늘빵이나 처먹고 앉아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뭐하는 사람일까. 루한? 루한. 굉장히 산뜻한 이름이다. 그리고 들어본적 없는 이름이다. 외국 사람인가. 그러나 한국어 발음이 과도하게 좋기때문에 딱히 외국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뭐하는 사람일까. 도대체 어떻게 이 집 안으로 들어온걸까. 의문이 잔뜩 피어나는데 할 말이 없다. 루한의 멍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말문이 턱턱 막히는게, 머리 속이 하얘진다고 해야하나.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다. 도대체 왜 뇌쇄적인 표정으로 서프라이즈를 보고 있는 건데. 놀라운 이야기들 유혹이라도 할 참인가.
"저기요."
"아, 왜."
"여기 제 집이라구요. 왜 오셨냐구요."
"아, 나 그 뭐지? 아, 그 엑소 플래닛인가, 거기서 왔어."
"……예?"
뭐래, 이 새끼가. 웬 정신병자 벌레가 제 집에 기어들어왔나. 어젯밤 그렇게 열심히 갈긴 팬픽 속에 나오는 엑소 플래닛에서 왔단 말인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민석은 평온을 되찾았다. 그리고 팔짱을 딱, 끼고 허허 웃어주었다. 어디서 약을 팔아, 이 아저씨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내가 그거 어제 팬…"
조금 부끄럽다.
"팬…프히익에 쓴건데. 정신이 아파요? 네?"
"팬프히익은 또 뭐야. 팬픽이겠지. 그것때문에 온거야."
"…예?"
"그것때문에 온거라고. 너네들이 또 함부로 갖다 쓴 바람에 파견된 사람이라고. 난 엑소 플래닛 저작권 협회에서 나온 사람이야."
"……네에에?"
민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을 양쪽으로 벌리고, 놀라워했다. 아, 귀야……. 루한이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제 귀를 후빈다.
"아, 존나 한번 말할 때 알아들어라."
외계인인데 무슨 한국말을 이렇게 잘한데요. 민석은 멍-해졌다.
"…이,이해가 되겠어요?"
"말하자면 긴데, 지구인들이 하도 우주인들 지식을 가져가서 함부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저작권 협회가 생겼어. 니네 고조할머니 옹알이 하기도 더더더더 전에. 알았냐? 내가 거기서 나왔다고. 이번에 네가 엑소니 뭐니 그걸 팬픽에다가 갖다쓰는 바람에 온거고."
"…아니, 사소한거잖…"
"그게 문제야. 우리의 지식이 사소한데 쓴다는게 문제지.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지식을 가져간 인간들을 잘되게 도와주는거야. 저작권의 형태가 가장 유명하고 빛나게 만들어 주는거. 그게 우리 고향에서 말하는 저작권이라는거지. 지구하고는 좀 달라."
"……고향?"
"엑소 플래닛. 우리 고향."
여전히 루한은 무심한 얼굴로 마늘빵을 씹어 먹었다. 그러니까 루한의 말은, 지구에서 엑소플래닛이나 다른 별들의 지식을 함부로 사용하면, 저작권법 위반이 되는데 그 위반을 막기 위해서 그 지식을 사용한 사람들을 잘 되게 도와주는 거라는 말인가. 이게 뭐야. 민석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차라리 루피가 쉬폰 원피스를 입는다고 해라.
"위반을 하면 잘되게 도와준다는 말이 이해가 안가요."
"…아, 존나. 한 번 말할 때 알아들으라니까."
"……그 쪽 같으면 한 번에 이해가 되겠어요?"
"뭐, 그렇긴 한데…그래도 알아들으라고."
무슨 억지야. 민석이 어이가없다는 얼굴로 루한을 응시했다.
"우주에서는 저작권이 지구하고 좀 달라. 지구인들은 우주에 지들 밖에 없는 줄 알잖아. 그래서 좀 똑똑한 우리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저작권법 위반할 뻔 하는 걸 도와준다는거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서 자기 권리를 주장해봤자 지구인들이 놀라기밖에 더하겠어?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뜨게 해주는거지. 지구에서 보편적인게 되게끔 만들어주는거야. 저작권자가 억울하지 않게. 유 가릿?"
"……아."
깨달음의 탄성이 터진다. 민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요, 그래서 나한테 왔다는 얘기예요?
"어."
"…그냥 팬픽에 잠깐 나오는건데?"
"아, 몰라 나도 솔직히.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거지. 솔직히 그 사소한데 쓰이면 안되는 소재라서 어쩔수 없이 온거야."
"…왜 안되는데요?"
"우리 플래닛 신변노출이라고, 임마. 와 진짜 하다하다 그런것도 상상하나 싶더라. 그 사소한데에 이런 거대한 비밀을 쓸 줄이야."
루한이 참 대단하다며, 엄지 손가락을 펼쳐들어 내보인다. 민석이 조금 우쭐하며 픽, 웃자 난데없이 루한의 손이 날아온다. 칭찬한거 아니야, 병신아.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데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너하고 나하고 사는거지. 너 성공할 때까지."
"……헐."
"헐은 무슨."
민석은 재빨리 계산에 들어갔다. 저 외계인 새끼가 우리 집에 살면, 식비다 뭐다해서 이만 저만이 아닐텐데. 알바라도 뛰어야하나. 그래도 성공시켜준다는 말에 혹하긴 하지만……. 영 찜찜하다. 외계인이 아니라 그냥 정신병자가 아닐까.
"정신병자 아닌데."
"…마음도 읽어요?"
"아니, 그냥 네 표정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아……."
"아는 무슨."
루한의 손이 또 찰싹, 이마를 때린다. 아, 왜 또 때려요! 그냥, 네 이마가 참 때리기 좋게 생겼어. 루한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사람을 열받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럼 혹시…막 능력같은 것도 있어요?"
"있지."
"뭔데요?"
"염력인가? 뭐 그런거. 별로 쓸데도 없어."
…헐, 초능력이 쓸데없단다. 민석이 말이되냐며 에이, 하고 웃었다. 그러자 루한이 정말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것이라며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다.
"근데 한국어는 왜이렇게 잘해요?"
"…아 겁나 학교 다닐때 제 2 외계어였어."
"제, 제 2 외계어…?"
"우리가 따라한거 아니다. 너네 한국 사람들이 제 2외국어라고 따라한거지. 아, 이게 바로 저작권법의 한 예야. 지금은 보편적으로 퍼졌지만 예전에는 어떤 인간이 한 번 쓴말이라고 하더라고. 그 사람은 교육감이 됐다고 들었지만."
"우,우와!"
"우와는 무슨. 너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좋은거 아니예요?"
"아닌데. 비켜. 진실인지 거짓인지 봐야함."
이상한 외계인. 뇌쇄적인 표정으로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하는 이상한 외계인. 어쨌거나 저쨌거나 자신의 성공을 도와준다는데, 기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민석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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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아까 소파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왜 없어진거예요?"
"처음에 너 놀래켜주려고 기다렸거든."
"네?"
"아 겁나 지구인들은 그런거 좋아한다며. 막 외계인들 우주선 타고 부앙-하고 나타나는거. 그래서 기다렸는데 미친놈이 오후 두시가 뭐야…겁나 처자요."
"……아."
굉장히 소박하다. 민석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상하게 미안해진다. 루한은 옆으로 널브러져 여전히 시선은 텔레비전에 고정되어있다. 사실 겉모습으로는 외계인지 사람인지 구분도 안간다. 그 염력이라는 것이 진짜 있기는 한건지, 정말 외계인지 궁금한 것이 많은 민석이였지만 루한의 표정을 보면 질문도 잘 나오지 않는게 사실이다. 뇌쇄적인 표정으로 텔레비전만 보고 있는 루한을 보면 말도 안나온다.
"…물어볼거 있으면 지금 다 물어봐라. 나중에 귀찮게 하지말고."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루한이 눈을 살짝 민석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지.지쨔요?"
흥분한 민석이 받침을 잃어버렸다. 루한이 피식 웃는다. 그의 힘없던 몸이 위로 튕겨졌다.
"…물어봐."
"막 나이 많고 그래요? 막…구천살 이런거?"
"개소리 하지마. 나 닥터 후 아니다."
"……그럼 몇살인데요?"
"인간들하고 똑같아. 스물 네살."
"아, 그래요?"
"어. 100년 살다 가는 인생이지, 똑같이."
"우와…그렇구나. 지구인하고 비슷한게 많구나……."
"당연하지."
루한이 픽 웃는다. 민석은 그렇게 신기한지 연신 감탄에 감탄을 한다.어째서인지 좀 흐뭇한 것 같기도하고. 루한은 새삼스럽게 자신의 출신성분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말하고 보니 자랑스럽다.
"근데 염력이라는게…정확히 어떤 능력이예요?"
민석의 얼굴에 기대감이 퍼졌다. 루한은 입맛을 쩝쩝 다시다가, 손가락 끝을 움직여 휴지를 들어올렸다. 민석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난다. 루한은 한숨을 내쉬었다. 별로 좋은 능력도 아닌데……. 요즘들어 엑소 플래닛 사람들의 초능력들도 조금씩 퇴화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굉장히 쓸모가 없다고나 할까. 엑소 플래닛에는 염력 말고도 수력, 결빙 등등의 여러 능력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간다. 인간으로치자면 얼굴에 난 점이라고나 할까. 태어날때부터 생긴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고, 쓸모없다. 자신의 능력만해도 그랬다. 도대체 이걸 어디다 써먹니.
"…들어올리는게 끝이예요?"
루한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별로 반갑지는 않다, 얘. 그냥 태어날 때부터 있었을뿐이야.
"엄청 큰 것도 들어올릴 수 있어요?"
"…몰라, 4년전에는 들 수 있었는데 요새는 하도 안 써서."
사실 스무살 때까지는 자주 썼다. 제 능력에 제가 놀라서.
"그럼 나중에 이사할 때 좋겠다."
"지랄. 그냥 이삿짐 센터 부르세요."
…돈 아깝게 왜 그래요. 그냥 좀 들어주지. 민석이 입맛을 쩝접 다신다. 거 참 까칠한 외계인이다.
"아, 맞다! 우주선은요?"
"…시바, 진짜 그 이티 감독새끼랑 닥터후가 애들 다망쳐놨어. 유에프오 그딴 거 없어. 존나 그냥 워프한다고. 스타트렉 안봄?"
"아 그래요? 스타트렉은 아직 안봐서……."
"너 빈털털이로 워프 당하기 싫으면 질문 그만해. 묻는거 징하게 많네."
자기가 먼저 물어보라고 해놓고. 까칠한 외계인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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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 끓여와라."
"…그런 것도 알아요?"
한참 노트북을 가지고 시름하던 민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루한이 여전히 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에서 수입해온 것이 얼마나 많은데. 빨리 끓여와라. 루한이 엄지 발가락으로 민석의 통통한 궁둥이를 툭툭 쳤다. 아, 잠깐만요. 이것만하고. 팬픽쟁이 그만 쓰고 끓여오라고, 일요일엔 니가 요리사. …아, 외계인새끼. 민석은 툴툴거리며 노트북 창을 닫는다. 결국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무슨 외계인이 아니고 이계인이 왔나봐, 완전 아저씨 같아.
어느새 루한이 뜬금없이 들이닥친지 하루가 지났다. 사실 하루밖에 안됐지만 십년 정도 같이 산 형같은 느낌이 드는 민석이였다. 과연 저를 어떻게 성공시켜줄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신경쓰이는 것은 건방진 외계인 새끼의 존재감이였다. 너무 자연스러운 저 행동, 그리고 말투. 정말 외계인이 맞긴 한 것일까. 제 앞에서 염력이니 뭐니 하는 쓸데없는 능력도 보여줬고, 신분증도 보여줬지만 영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였다.
그래도 일단 시기를 두고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지금 밖으로 내몬다면 저 게으른 외계인은 굶어죽다 미라로 발견될지도 모르는 노릇이였으니. 의외로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민석은 한숨을 잔뜩 내쉬며 짜파게티 스프가루를 털어넣었다.
"자."
"……반말하지마. 존나 외계에서도 나이 서열 철저하다."
"요."
……시바, 까칠한 외계인새끼. 민석은 또 복수를 다짐한다.
"오, 잘 끓이네~"
"괘,괜찮아요?"
"어, 완전."
루한이 검은 소스를 입에 묻혀가며 엄지를 추켜세운다. 민석은 또 내심 뿌듯해져 오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루한의 앞에 앉았다. 루한은 열심히 짜파게티를 씹어 잡수신다.
"야 너 완전 이쪽으로 나가라. 완전 잘 끓이네."
"아이, 뭐 그렇게까지…"
민석이 허허 웃으며 뒷머리를 매만진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 시다바리 잘 하라고."
"……뭐요?"
그럴줄 알았지. 민석의 표정이 확, 굳었다. 루한이 해맑게 웃으며 민석의 머리를 잔뜩 헝크린다. 행동과 말이 일치가 안된다. 저 남자, 아니 저 외계인은 입만 안 열면 굉장히 괜찮은데 말이다.
"아, 맞다. 네가 다니느 학교가 어디더라?"
"…학교요?"
"어, 너 고딩이잖아?"
"그렇죠."
"고1?"
"고2요."
민석은 한숨을 내쉬며 루한의 수저가 지나가고 난 뒤 참혹함만 남음 그릇을 싱크대로 가져가 물을 틀었다. 이러다 정말 시다바리 될 기세다.
"아무튼, 나도 거기 갈거니까 그렇게 알고."
"…외계인이 학교를 왜 다녀요."
"아, 외계인 아닌데~ 내 눈에 니가 외계인인데~난 내계인이야~"
설거지를 하던 민석의 눈이 돌아간다. 저를 놀려먹고 벗겨먹으려고 퍼질러 앉아 있는 루한이 보인다. 아오, 저 이계인새끼. 하여간 엄청 깐죽댄다. 정말 대단한 이계인 새끼다.
"아무튼 앞으로 너랑 쭉-같이 생활할거니까 잘 부탁해."
"……아오, 진짜."
"뭐?"
"아녜요……."
성공이니 뭐니 하는 그것만 아니였으면, 그냥 내다버리는건데. 민석을 한숨을 깊게 뱉으며 그릇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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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현실반영된 부분도 있고..안된 부분도 있고ㅜㅜ
부족한 실력이기때문에 이렇게 조심스럽게..올립니다ㅜㅜ
사실 ㅋㅋㅋ올려야지 올려야지 하고 계속 생각했지만.너무 병맛이랔ㅋㅋ쿠ㅜ
또 첫연재라 걱정이 많이 되지만! 올려봅니다.
응원부탁드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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