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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 에일리언








"오늘 중국에서 전학을 온 친구가 있어요. 어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했나?"
"네."
"그래서 한국어도 잘하고,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지만 어려운 점이 많을거예요.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세요, 알았죠?"

네에-. 반 아이들은 전혀 거리낌없이 대답했다. 쳇, 지랄. 그러나 민석은 한 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픽 웃었다. 중국은 지랄하네. 엑소 플래닛인가 뭔가에서 와놓고, 지랄이다 아주. 민석의 비열한 표정을 본 루한이 온화하게 웃으며 입모양으로 '티내지마 지구인'이란다. 근데 또 민석은 말 잘 듣는 강아지마냥 표정을 푼다. 본인도 그 이유는 잘 모른다. 이상하게 조련당하는 기분이다. 

"자, 그럼 저기 맨 뒷자리에 비어있는 자리에 앉자."

아, 정말 더럽게 안 도와준다. 민석은 자신의 뒷자리에 착석하는 루한을 힐끗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이면 뒷자리다. 저를 뒤에서 얼마나 부려먹고 놀려먹을려고. 앞으로 최대한 학교에서 모른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치는 민석이였다.

"야."

그런데 루한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민석을 부른다. 

"……뭐."

요는 붙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때문에.

"나 교과서 없잖아."
"근데."
"…같이 봐야할거아니야."
"근데."
"아 존나 눈치가 좀 있어봐라."

루한이 건방지게 한 쪽 고개를 삐딱하게 세우고 말한다. 민석은 기가찼다. 자신의 옆에 있는 짝이 왜그러냐며 고개를 돌린다. 민석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쩌라고."
"짝한테 말해서 자리 좀 바꾸라고 해."
"…아, 싫어요."

민석의 입이 툭 튀어나왔다. 루한과 같이 앉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짝은 제가 참 좋아하는, 아니 많이 많이 좋아하는 반장이였다. 그것도 제가 2년째 짝사랑 중인 여학생이였다. 겨우 겨우 짝이 됐는데 저 잔소리 쟁이 외계인과 자리를 바꾸라니. 죽어도 싫다. 

그러나 민석이 거부한다고 해서 포기할 루한이 아니였다. 루한은 일단 큼큼,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입꼬리를 예쁘게 끌어올린다. 마지막으로 민석의 옆에 앉아있는 참한 여학생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린다. 그 모습마저 굉장히 인터넷 소설 스러워 토기가 올라올 지경이였다.

"아…응?"

여학생이 멍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는, 할렐루야가 울려퍼진다. 별로 관심도없었던 전학생의 표정이 너무나 은혜로워, 입을 다물지 못한다. 민석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아, 시바.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다. 이럴줄 알았으면 제가 말하는건데.

"미안한데, 내가 교과서를 안가지고 와서."
"…아, 어?"
"오늘 하루만 자리 바꿔주면 안될까?"
"어,어?"

늘 차분하고 잘 웃는 반장이 저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하……. 민석은 한숨을 내쉰다. 저 이계인 새끼를 어떻게 할까.

"어? 아, 괜찮지. 내,내가 뒤로 가면돼?"
"어, 아니야. 불편하잖아. 내가 여기, 이 친구랑 같이 볼테니깐 너는 뒤에서 공부해."

반장의 얼굴에 아쉬움이 퍼진다. 루한이 정말 미안하다는듯 눈 한쪽까지 살짝 찡그리며, 부탁해-라 말했다. 하, 지랄. 민석은 기가찼다. 부탁해-래. 저 처 죽일놈의 외계인.

"고마워!"

루한이 해맑게 웃으며 반장의 손을 직접 가져와 두어번 흔들며 악수한다. 기가찬다. 민석은 정말 짜증나는 인간이라며 속으로 그를 몇 번이고 패죽였다. 그러나 정작 루한에게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루한은 여유롭게 아무것도 들지 않아 깃털처럼 가벼운 가방을 들고 앞으로 온다. 반장의 볼은 여전히 발그레-하고 물들었다. 민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대단하시네요."
"그러게, 내가 기회를 줬을 때 잘해야지."

루한이 가볍게 웃으며 민석의 책상에 있던 교과서를 끌어 가져온다. 민석은 저놈의 분홍색 머리를 다 뜯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두발 자유보다는 두발 검사 강화를 외치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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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준면과 중국인













전학생을 보겠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던 녀석들은 거의 물러간 상태였다. 처음에는 난리를 치더니, 좀 보다가 질렸는지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루한이 이 반에서 가장 튄다. 자연이라고 생 구라를 쳤지만 분홍색 머리에, 얼굴도 굉장히 특이하게 잘생긴 편이라, 참 튄다. 그것은 같은 집에 동거하게 된 민석도 마찬가지였다. 루한의 옆모습을 힐끔힐끔 훔쳐보던 민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 아주 숨겨왔던 나의 마음을 보여주게 생겼다.

"뭘 봐."

루한이 입모양으로 물었다. 선생님은 앞에서 열심히 수업중이시다. 민석은 고개를 설레 설레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루한이 또 민석을 툭툭 친다. 아, 왜요. 민석이 짜증스럽다는듯 눈을 부라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루한이 또 입을 동그랗게 말며 말한다.

"반함?"

지랄 똥. 민석이 제 검지를 들어 귀부근을 뱅뱅 돌리며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어디 아프세요? 

"그럼, 반함?"

루한의 검지 손가락 끝이 뒤를 가리킨다. 민석은 그의 손 끝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가 기겁한다. 아, 미쳤어요? 루한이 킥킥대며 민석의 어깨를 툭 친다. 너 은근히…샤이보이다. 민석이 붉게 달아올랐다. 저 눈치빠른 외계인이 제가 반장에게 관심있다는 것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물론, 이 반에 있는 모두가 눈치채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는 민석이였다. 

"많이 좋아하나보네."
"……그래서 뭐요."
"부정도 안하고 짜식, 남자다잉?"

루한이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민석의 어깨위로 손을 올린다. 아, 좀. 치워요! 그러자 루한이 시러잉~하고 어깨를 턴다. 헐. 민석이 정색한다. 님, 어깨를 왜 털어요. 유노윤호세요?

"내가 도와줘?"
"……."
"어,어? 도와줘?"

루한이 제 어깨로 민석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한다. 아주 가지가지하네, 유노루한.

"말해봐, 도와줘?"

뚱해있던 민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루한이 피식 웃는다. 알았으-도와주지. 민석은 괜시리 붉어진 볼을 쓱쓱 긁었다. 이계인에게 걸린 것이 좀 못미덥긴 하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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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오랜만에 너희 집 가자."
"아, 싫어."

어깨죽지에 들러붙는 준면을 떼어낸 민석이 귀찮다는듯 밀대로 바닥을 닦는다. 저 빙구같은 김준면이 집에 온다는 것은 대놓고 광고하는 것과 같다. 까딱 잘못하면 굉장히 곤란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게다가 루한은 이제 집에 온지도 겨우 이틀 지났다. 혼자 살던 민석이 루한과의 생활에 다 익숙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준면을 데리고 온다니. 가뜩이나 힘든데 사서 고생을 할 필요가 있나. 민석은 절대 안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아, 왜에. 나 오늘 돈도 많이 가져왔다고."
"야, 너는 엄마가 뭐라고 안하시냐? 맨날 처 가져와."
"좋으면서."

사실 좋지만. 네 돈이지, 내 돈이겠냐만은. 민석은 그래도 안된다고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꺼져, 미친놈아.

"어? 전학생."
"…안녕."

루한이 또 뇌쇄적인 표정으로 준면을 응시했다. 준면이 해맑게 웃으며 손을 짤짤 흔든다. 

"우리 집 갈래?"
"……어?"

아직 친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소리야. 라는 표정으로 저를 응시하는 준면을 향해 씨익-하고 한 번 웃어준 루한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준면의 표정이 멍,하다. 민석이 혀를 끌끌 차며 준면의 뒷통수를 딱 소리 나게 때렸다.그러자 현실로 돌아온 준면이 왜 때리냐며 땡깡을 부린다. 그러나 가소롭다는듯이 웃는 민석이였다.

"가자, 우리 집."
"…안돼!"

미쳤어? 민석이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루한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엷게 웃는다. 아, 정말 즈려 밟아주고 싶은 외계인이다.

"왜 네가 안된대?"
"아, 안돼."

쟤네 집이 우리 집이라고, 멍청한 새끼야. 민석은 간절한 눈빛으로 준면을 응시했다. 그러나 눈치 더럽게 없는 준면은 좋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 미쳤어. 민석은 뒷통수를 잡으며 한숨을 잔뜩 내쉰다. 어딜가나 눈치없는 새끼는 존재한다. 하필이면 자신의 절친이 그런 넌씨눈이였을뿐이고.

"그래, 가자!"
"……아, 돌았나 진짜."

루한이 씨익 웃으며 브이를 그린다. 뭐가 좋다고 웃어요, 웃긴. 민석은 살포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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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아, 너 오늘따라 엄청 말이 없다."
"……어."
"어디 아프냐?"

준면의 손이 민석의 이마를 집는다. 민석은 굉장히 똥씹은 표정으로 앞서나가는 루한의 등짝을 응시했다. 저 인간은 분명히 외계인이 아니라, 악마일거다. 제게 시련을 주려고 보낸, 악마.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다. 뭘 자꾸 의미심장하게 웃어. 한국 드라마를 어디서 많이 보고 오셨나. 민석은 한숨을 내쉰다.

"근데, 이 길 되게 익숙하다."

당연히 익숙할 수 밖에. 제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 민석의 표정은 여전히 똥을 씹고 있다.

"어? 여기 너네 집 아니야…? 같은 곳인가?"

같은 곳일리가 없잖아, 병신새끼야. 민석은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다. 루한은 여전히 여유롭게 콧노래를 부르며 빌라 계단을 올라간다. 참 해맑다.

"뭐야, 전학생이랑 너랑 같은 빌라 살아?"
"……."

아니야, 아니라고 시발놈아. 아니야!!! 민석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민석이 이런 총체적 난국에 부딪혀 괴로워하고 있을 때 어느새 세 사람은 집에 도착했다. 준면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어…? 란다. 루한이 해맑게 웃으며 또 검지와 엄지를 부딪혀 딱, 하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지는 그 순간 사라졌다. 준면은 마치 동상이 된 것처럼 얼어붙었다. 민석은 힘없이 허공을 응시했다.

"…민석아, 이거 뭐야?"
"몰라, 미친놈아."

민석은 한숨을 내쉰다. 외계인 새끼의 계획을 대충 눈치 챈 민석은 무심한 얼굴로 비밀번호를 띡띡, 눌린다. 차악 하고 돌아가는 기계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두 사람 모두 안으로 들어섰다. 준면이 운동화를 대충 벗어던져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를 따르던 민석은 또 칼같이 쭈그려 앉아 신발응 정리한다. 그런데 루한의 신발이 없다. 아 이 시발 이계인새끼가……. 민석은 재빨리 안으로 들어선다.

"……헐."

혹시나가 역시나. 루한은 제게 두번째로 보였던 그 모습 그대로 적절히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며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눈도 감고, 두 손을 성스럽게 모았다. 마치 만화 캐릭터 같았다. 민석은 한숨을 내쉰다. 자랑 좀 작작하라고, 외계인 새끼야. 정말 골 때리는 외계인이다. 

"뭐, 뭐야 이게?"
"몰라, 시발."

될 대로 되라지. 민석은 한숨을 내쉬며 루한을 응시했다. 루한은 여전히 성스럽게 기도중이다. 이 참에 아주 개종을 하시지? 잔뜩 성이 난 민석은 더 화가났다. 루한이 신발도 벗지 않고 외계인 코스프레를 하고 앉아있다. 

곧 저 새끼가 저 놀이를 끝내면 분명히 이 깨끗한 거실바닥에 신발자국이 선명하게 그려지겠지. 민석은 벌떡 일어나 루한의 등짝에 강력한 스매싱을 날렸다. 내려와, 내려와 이 미친놈아. 한참 놀이에 빠져있던 루한이 악 소리를 내지르며 내려온다. 역시나. 바닥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이 미친 이계인 새끼야, 꺼져, 꺼지라고!

"아 왜 때려. 지금 분위기 좋았는데."
"그건 니 착각이고."
"반말하지마라."
"그럼 방 빼라."
"……아, 거 참."

루한이 허허 웃으며 제 교복 자켓을 턴다. 준면은 여전히 멍청하게 서있다. 이 상황을 이해하느라 머리가 굉장히 복잡한 모양인지 눈만 멀뚱 멀뚱 뜨고 있다. 

"…헐."
"야, 너랑 다르게 놀라주니까 기쁘다."

루한이 해맑게 웃으며 준면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쳤다. 준면은 멍하니 루한을 아래 위로 훑어보았다.

"중국인이라며."
"사실 아니야. 나 겁나 외계에서 왔어."
"……뭐야?"
"뭐긴, 외계인이지."
"지,진짜 외계인?"
"어."

루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민석과는 다른 뿌듯함이 느껴졌다. 

"막 날라다니고 그래요? 막 소,손가락 끼리 부딪히면 그게 인사고!"
"……뭐?"

얘 몇년생이야. 루한이 고개를 돌려 민석에게 물었다. 민석은 동갑이지, 뭘 물어-라며 걸레로 바닥을 반짝 반짝 하게 닦았다. 오자마자 집안일 중이다.

"근데 민석이랑 아는사이예요?"
"어, 이틀전부터."
"주,중국인이 아니고?"
"아, 그렇다니까."
"어쩐지 한국어 너무 잘하더라……."
"근데 외계인이다보니까 여기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있잖아, 중국인이라고 했어. 사실 제 3외계어가 중국어였거든."

이유가 그거였어? 굉장히 단순한 이유다. 민석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젓는다.

"…우와, 우와!!"

민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박수를 터트리던 준면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루한이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무엇이 목적일까, 저 놈의 외계인. 민석은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슬리퍼를 찍찍 끌고 나갔다가 다시 나타난 루한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아닌 캔맥주와 온갖 안주였다. 돈은 또 어디서 났는지 알 수 없지만, 대체 고등학교의 신분으로-물론 그의 나이가 스물 네살이고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비주얼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어떻게 사왔을까. 한참 텔레비전을 시청 중이던 준면과 집을 정리하고 있던 민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루한을 응시했다. 

"…어떻게 사왔어요."
"염력."

……뭐? 민석이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나 루한은 귀찮다는 듯 손사레를 치며 테이블 위에 맥주와 안주들을 잔뜩 늘어놓는다. 루한이 말한 그 '염력'이라는 것이 사실 알바생에게 몰래카메라가 고장난 것 같다고 밑밥을 깔아놓고 조심스럽게 맥주를 옮겨다 튄 것이지만, 그 사연을 알리 없는 민석과 준면은 어째서인지 조금 기뻤다. 의외로 순수하기 그지없는 두 사람이였기에, 술을 본격적으로 마셔본 경험이 없다. 조금 두근거린다. 어른들이 마시는 술이라는 영역에 슬며시 발을 들여놓는다니. 외계인도 은근히 쓸만한 곳이 있구나, 싶다.

"그 엑소…플래닛인가 하는 곳에도 술이 있어요?"
"있어."
"아,그래요?"
"있지. 술 이거 지구인이 따라한거야. 너희 모르냐? 그 오이디푸스인가, 하는 애. 신화에 나오는 애 말이야. 와인의 신. "
"디오니소스겠지."

민석이 캔맥주를 따며 말했다. 병신 아니야? 외계인이 그것도 모르냐. 

"아무튼, 그거. 걔 사실 진짜 실존 인물이야. 걔네도 우리 고향의 저작권법 위반으로 걸려서 겁나 유명해졌잖아. 신화에도 남았다. 그거 나 학교 다닐때 시험문제 나왔어."
"맞춤?"
"틀림."
"…어후, 그것도 틀리냐."
"닥쳐 김민석."

위반으로 걸렸는데 유명해졌다는게, 무슨 말이야. 준면이 의아한 얼굴로 민석을 응시했다. 한참 루한과 티격태격하던 민석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있어, 그런게. 나중에 설명해줄게. 뭔가 석연치 않았지만 대충 넘어가는 준면이였다. 

"야, 준멘이. 오징어 구워와."
"네?"
"구워."

루한이 오징어를 준면의 얼굴에 던지며 말했다. 뭔가 자존심이 상했지만 상하지 않는 이 애매한 기분은 뭐지. 준면은 머리를 긁적이다 오징어와 쥐포를 챙겨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도대체 김준면이는 왜 데리고 와서 이러는거예요? 예에?"

민석이 영 불만이라는 듯이 루한에게 말했다. 그러자 루한은 하, 이 새끼 내 마음을 너무 모르네-하고 한탄을 뱉으며 민석의 귀를 가까이 가져온다.

"모르겠냐? 솔직히, 절친한테는 미리 알려두는게 좋다고. 그리고 조력자가 있어야 할거 아니야, 조력자가."
"조력자?"
"그래. 일단 네가 성공할라면 고등학교때부터 열심히 해야겠냐, 안 해야겠냐."
"……그래야겠죠."
"그러니까 지금 밑밥까는거라고. 저 세기말 냄새나는 준면이랑 같이 열심히 해봐야지. 그리고 준면이 돈도 많다면서."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겁나 오늘 돌아다니면서 정보 좀 모아봤어."

수업시간 땡-치자 마자 튕겨 나갔던게 이 이유였나. 아까 보니까 운동장 나가서 축구만 열심히 하는 것 같더만. 뭐, 아무튼. 일리가 있는 말이기에 대충 넘어가는 민석이였다. 

"아무튼 준멘이를 잘 끌어땡겨야해, 알간?"
"……뭐, 알겠어요."

어째서인지 석연치 않지만, 일단 믿어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수긍하는 민석이였다. 다 생각이 있지 않겠는가. 그 유명한 저작권 협회에서 나온 사람이였다니, 뭐.

"다 구웠어요."
"오, 준멘이 역시 못하는게 없네~"

알랑방구를 뀌며 표정을 싹 바꾸는 루한의 모습에 잠시 어이가 없었던 민석이였다.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할까. 배우해도 되겠어.




벌써 시간은 자정을 가르켰다. 거의 졸도 직전으로 누워 있던 민석은 겨우 겨우 눈을 떴다. 루한은 팔팔했다. 무슨 놈의 외계인이 술은 엄청 세다. 생각보다 술이 약했던 민석은 어질 어질한 머리를 소파에 기대고 겨우 정신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러니까…내가 말이야, 왕년에…"

준면은 여전히 세기말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루한은 그래 그래, 너 잘났어-하고 되도않는 맞장구를 치고 있다. 이게 뭐죠, 이게 성공을 위한 길인가요.

"…아, 이 외계인 새끼야…니가 다 치워라-"
"아 반말하지마, 지구인 새끼야. 그리고 나 외계인아니라고. 우리 고향에서는 내가 내계인…"
"아, 닥치라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저 놈의 외계인. 민석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머리를 처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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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홍홍내가지금부터랩을 한다
만두짱
감사합니다!!ㅎㅎ

초반에는 연재텀이 짧을 겁니다. 오타 지적, 실수 지적 모두 감사합니다.

내용 안에서 사용되는 드립들은 모두 드립일 뿐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댓글 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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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앜ㅋㅋㅋㅋㅋ 이거 뭐야ㅋㅋㅋㅋ 소재 신선해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 세기말 냄새나는 준면이....하..에...돈만 많은...참 좋은 조력자가 되겠네여 돈이 많아서ㅎㅎㅎ 루한이 학교에까지 분홍색머리를 하고간건가여?ㄷㄷ대다나다 너ㅋㅋㅋㅋㅋㅋㅋ 우유향으로 암호닉 해도될까여?ㅎㅅ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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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감사합니닼ㅋㅋㅋㅋ네 암호닉은 계속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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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첨부 사진작가님ㅜㅜ취향저격...☆탕탕탕......★너무좋아요ㅜㅜ작가님의깨알같은드립도너무좋고루민이도너무좋고준면이도너무좋아여ㅜㅜㅜㅜㅜㅜ엉엉ㅜㅠㅠㅜ그런...ㅇ...의미로..........암호닉신청되나요...??된다면루한부인으로신청할래요ㅜㅜ아진짜ㅜㅠㅠㅠ저런루한이좋아요멍청이돋는루한이..♡작가님제사랑을받고암호닉도받으세여사랑해여진ㅅ심,,,,,(의심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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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조심스럽게신알신도하고사라지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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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아 감사합니다..저같은 취향인 분들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예요ㅜㅜ코에 계속 사랑해주세용~제 사랑도 받으시구요! 암호닉은 계속 받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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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홍홍내가지금부터랩을한다에요!! 신알신와서 달려왔어요!ㅋㅋㅋㅋ 민석이랑 루한이 어떤 일을 계기로 행쇼하게 될지 궁금하고ㅋㅋ 준면이도 너무 귀엽고 그르네욯ㅎㅎ 잘보고 갑니다! 작가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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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ㅎㅎㅎ감사합니다ㅎㅎ 루민의 행쇼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용~감사합니다!! 스..스릉흡느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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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허허헣....저도... 사..사탕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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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작가님ㅜㅜㅠㅠ달려왔어요ㅠㅠㅠㅠ역시 기대를저버리지않네요엉엉엉ㅇ진짜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재도 너무 신선하고 준면이가 새로 등장하면서 더 재밌어질것같아요ㅠㅠㅠㅠㅠ다음편도기대할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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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ㅜㅜㅜ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해용ㅜㅜ이 마음 다 표현할 길이ㅜㅜ사랑을 받으세요!!뿅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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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만두짱이에요 ㅋㅋㅋ 빛이나네요드립 ㅜㅜ 아 근데 반장누굴까요ㅜ 루한 겁나 머리좋네요 다른픽보다 능글거려서 새로워요 담편기다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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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만두짱님! 걱정 많이 했는데 감사합니다ㅜㅜ반장은..아마 차차 공개되겠죠?ㅎㅎ 네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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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앜ㅋㅋㅋㅋ오늘도 재밋네요 ㅋㅋㅋㅋㅋㅋ 준면이 등장ㅋㅋㅋㅋㅋ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좋은글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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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헐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었다니 그래도 뭐 결국은 루한이랑 행쇼하는 과정의 일부로 지나가겟죠ㅋㅌㅋㅋ준면이에게 외계인이란거 밝혔네요 민석이와 다르게 호응해줘서 좋은가봄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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