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나 왕따야_
01
고등학교 입학식이다.
모두 처음보는 아이들 뿐이다.
한사람 빼고.
"야 쟤 되게 예쁘다."
"예뻐?저게?"
"예쁜거...아냐?"
"그래...예쁘지...근데 난 쟤 별로야."
"왜?"
"쟤 중학교 때 부터 유명했어~"
"예쁜걸로?"
"야~이쁜건 내가 더 유명했어~"
"아무튼 뭔데~?"
"쟤 남자들한테 꼬리치고다녀."
"뭐어?"
"도벽도 약간...있는듯..."
겨우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 애 때문에 망했다.
쟨 중학교 때 부터 날 괴롭혀온 애다.
내 시선을 느낀걸까.
금세 내 쪽을 바라본다.
"짜증나게."
짜증나...?
짜증 나야 할 쪽은 오히려 난데.
그 애가 내쪽으로 다가온다.
"성이름."
"어...?"
"너 나 알지."
"알아...성...성수연...같은 반이었잖아..."
"그만 좀 쳐다봐."
"응?"
"그만 쳐다보라구~짜증나니까."
"..."
"친구도 없는게..."
그러곤 뒤돌아 가버렸다.
한참을 멍하니 서있는데
각자 배정된 반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
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모든 아이들은 짝이 있었다.
나만 빼고.
빈 자리에 가서 앉아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하...
재수도 없지...
"아 짜증나~"
"왜?"
"성이름...같은반이야..."
...왜저래.
옆에 인기척이 느껴져 바라보니
어떤 남자애가 있었다.
"어..."
"자리 있어?"
"아니...그건 아닌데..."
"앉는다?"
"응?"
"이미 앉았어."
"아..."
"안녕."
"안녕..."
"너 이름이 뭐야?난 민규야!김민규."
되게 잘생겼다.
"난...성이름..."
민규라는 아이가 알겠다는듯 고갤 끄덕이고 핸드폰을 만지다
갑자기 아!하며 날 돌아본다.
"응?"
"너 왜 혼자야?"
"..."
"왕따야?"
이런걸 이렇게 해맑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처음봤다.
"헐...대박 진짜 왕따야?"
"..."
"내가 상처를 건들인거야...?"
응.
"아...아니야..."
"그래~친구는 사귀면 되는거지~그럼 나ㄹ..."
그때 뒷문이 쿵 하고 열리더니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야!김민규!"
누가봐도 양아치같은 무리들이 내쪽으로 왔다.
아니
정확히는 김민규 쪽으로.
"너 왜 혼자있냐~"
"혼자 아닌데."
"뭐?아...쟤?"
"응."
"뭐냐~김민규~"
"닥쳐 권순영."
남자애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하...
부담스러워.
"예쁘다."
뭐?
"뭐라고?"
"예쁘다고...저 여자애."
"이야~전원우~"
그 남자아이들 무리는 전원우라는 아이를 툭툭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뭐래...시끄럽게."
김민규...
더는 같이 있기 싫어서 화장실로 피신할까 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운도 없지.
그렇게 내 앞자리는 온통 남자들이였다.
한숨만 푹 쉬고있는데
내 앞에 앉아있던 한 남자애가 갑자기 뒤를 돌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이름이~난 순영이야~"
"아...안녕...."
"권순영 앞 좀 보지?시끄러."
"재수없어...김민규...이름아!재수없는 애랑 짝지 하지 말고 원우랑 짝지해."
"시끄러워...앞에 보라고."
민규는 순영이를 한대 툭 치곤 앞으로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 민규를 무시하고 순영이는 계속 날 보며 말을 걸어왔다.
"무시해...김민규 관종이야..."
"하핫..."
"너 나 어색하지."
"..."
"괜찮아...내가 너한테 친한 척 많이 할꺼니까."
"응...?"
"부담스럽지?알아~그러라고 하는거야."
"..."
여자애들의 시선이 좀 따가웠지만...
정확히 말하면 성수연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친구가 생긴것 같은 기분에 썩 나쁘지 않았다.
"악!"
"이름아~너 아프라고 한거 아닌데~"
아무도 없는 교실 안.
순영이가 날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놔..."
"어디갈껀데~나랑 놀자고~"
"제발...좀..."
"난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이러는거잖아~"
"필요없어!"
"어~이름이...지금 나한테 소리친거야?"
순영이가 날 밀듯이 손목을 놔버려서 난 그대로 뒤로 넘어져버렸다.
"어떡해~아프지?일으켜 줄게~"
"꺼져."
"뭐?"
"꺼...꺼져."
"이름아...지금 나보고 꺼지라고 한거니..."
"..."
"내가 너랑 많이 친해지고싶은거 알지~?"
"..."
"알지?"
"..."
"아냐고."
"응..."
"내가 너한테 잘해주려고 하는건데..."
"..."
순영이가 내 눈을 맞추려 허릴 숙였다.
"이름이는 나랑 친해지기 싫은가봐?"
"..."
"싫어?"
"..."
"싫냐고."
순영이가 날 때릴듯 손을 높이 들었다.
그때 뒷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뭐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