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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빈x세훈]화분  

  

  

  

  

  

홍빈은 화초에 물을 주었다. 푸릇한 잎이 어느새 빼꼼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그 크기를 키워 간 것이 벌써 반 년째다. 오늘도 많이 커 줘서 고맙다. 홍빈은 나직하게 웃고는 다 마신 커피 잔을 내려놓고 베드 위로 나른히 늘어졌다. 유여한 봄의 햇살은 향이 깊은 각성제마저도 무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창가 사이에 걸린 해가 일렁거린다. 그리고 가려진다. 아, 나만의 태양. 세훈아.  

  

  

  

  

  

"...으, 아.."  

  

  

  

  

"왜 그래, 훈아. 무슨 일 있어?"  

  

  

  

  

  

  

  

홍빈이 말을 알아 듣지 못하자, 세훈은 목에 걸린 수첩을 펼치곤 재빨리 펜을 놀렸다. 어색하게 포즈를 지어 찍은 사진이 다닥다닥 붙어 손때 묻은 수첩. 세훈의 보물 1호였다.  

  

  

  

  

"네로가, 밥을 안 먹어?"  

  

  

  

  

  

초롱대는 눈으로 홍빈의 답만을 기다리던 세훈이 잽싸게 고개를 끄덕였다. 잔뜩 뾰루퉁 한 표정이 볼 만 하다. 안 봐도 뻔한 일이다. 또 사료를 불려 주는 것을 잊고는 제가 주는 밥만 먹지 않는다며 삐진 것이겠지. 홍빈은 웃으며 그런 세훈의 머리를 헝클이곤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세훈은 말을 하지 못했다. 선천적 장애였으나, 어렸을 적 열악한 환경 때문에 수화 조차 배우지 못했다고 했다. 홍빈이 처음 세훈을 만났을 때, 사실 홍빈은 작은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그 곳에 들렀었다. 하지만 홍빈은 제 어깨만큼 오는 사내 아이의 손을 붙들고 그 곳을 나왔다. 그때도, 오늘처럼 볕이 넘쳐 흘렀지.   

  

  

  

  

  

  

"..아, 아..."  

  

  

  

  

  

홍빈이 사료를 불려 주자 그제서야 조금씩 먹기 시작하는 네로를 보며 세훈이 멍하니 네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곤 홱 고개를 돌려 이거 맞죠? 세훈이 잘했죠? 하는 눈빛. 처음 만났던 날의 기억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  

  

  

  

  

  

  

그 날, 홍빈이 안내를 받고 고아원 속 아이들의 주거 공간을 열자마자, 홍빈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세훈이었다. 방 구석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홍빈은 그 순간의 시선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멋진 형아는 누구에요? 어디서 왔어요? 하는 아이의 호기심과 순수하고 맑은 빛. 홍빈은 지금도 생각한다, 저는 세훈의 그 빛에 끌렸던 것이라고.  

  

  

  

  

사실, 홍빈은 세훈을 입양한 입장이었다. 단 한번도 아들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아홉 살 차이는 적어 보이기도, 때론 많아 보이기도 했다. 허나 홍빈은 알고 있었다. 세훈을 처음 봤던 그 순간부터, 제 감정은 연애 감정이었던 것을.  

  

  

  

.  

.  

.  

  

  

  

  

세훈은 네로와 한참을 투닥거리며 노는 듯 하더니 함께 이불도 깔지 않은 바닥에서 고릉대며 눈을 붙였다. 세훈이 네로를 닮았다며 좋아하는 고양이 담요를 덮어 주곤 세훈의 앞머리를 쓸었다. 윤기 있는 머리칼이 흩어지며 보들대는 이마가 드러난다. 홍빈의 손이 차례로 움직였다. 갸름한 눈, 오똑한 코, 작은 입술. 입술에서 홍빈은 한참을 머물렀다. 투박한 엄지로 매끈한 입술을 조심스레 쓸었다. 언젠간 이 입술에 입 맞추는 날이 오겠지. 잔잔히 호선을 그리던 입꼬리가 더욱 큰 호선을 그렸다.  

  

  

  

  

  

  

홍빈은, 창가의 화분이 다 자라면, 바로 그 날. 세훈에게 고백하기로 했다. 화분 안의 새싹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오래 전 죽어있던 화분이 세훈이 온 날 이후로 연둣빛 싹을 내더니,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싹이 떡잎을 내보이고, 그 크기를 더할수록 홍빈의 마음도 함께 자랐다. 화분에 물을 주고 있으면, 홍빈의 마음도 함께 적셔졌다. 언젠가 화분 속의 싹이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면, 제 사랑도 꽃을 피우겠지.   

  

  

  

  

  

  

"아, 으우..!"  

  

  

  

  

  

홍빈을 허리에 감겨지는 체온에 뒤를 돌았다. 졸음과 투정이 가득 섞인 얼굴. 그렇게 안으면 나 떨리는데, 세훈아.  

  

  

  

  

  

  

  

"언제 깼어? 배는 안 고프고?"  

  

  

  

  

  

  

노란 봄빛 아래에서 가장 맑은 빛을 내는 내 사람. 내 세훈아. 도대체 넌..  

  

  

  

  

  

  

"하여간, 언제 자랄래 너."  

  

  

  

  

  

  

.  

.  

.  

  

  

  

  

  

  

네 사랑은 언제쯤 자랄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폰으로 쓴 거라 어색한 면이 없잖아 많을 겁니다.. 처녀작부터 퓨전이라니ㅋㅋ나름 참 잘 어울ㄹ..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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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홍빈세훈은 처음보는건데 겁나잘어울리네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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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홍빈x세훈 이라는 말에 우와 우와, 하면서 왔는 데 평소에는 예상치 못한 둘의 어울림에 털썩 했어요. ㅠㅠ아 좋은데요? 진짜 보면서 세훈을 생각하는 홍빈이를 보면서 자동으로 엄마미소 지으면서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진짜 너무 좋아요. 홍빈이의 마지막 말 또한 너무 좋아요, 세훈이의 사랑이 얼른 자라기를 바라며. 잘 읽고 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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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신세계다!!겁나 좋다ㅠㅡㅜ이런 분위기 사랑합니다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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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홍빈세훈이라뇨? 헐? 아니 이런..!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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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봉힌센빠이랑 우리데후니ㅠㅠㅠㅠ
잘어울리네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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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이런 글을 이제야 보다니..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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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대박이다ㅏㅏㅠㅠㅠ내 최애들로 되있다ㅓㅍㅍㅍ퓨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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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홍빈이 오빠미가 완전....설렘을 퍽ㅋ발ㅋ 시키네요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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