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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준]너와 바다   

   

   

   

   

   

파도소리가 잔잔히 울린다. 가무잡잡한 발등 위까지 모래가 넘실거렸다. 한 걸음, 두 걸음. 옥색의 물빛이 발목 위까지 차올랐다. 종인은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갑갑했던 마음 속에 평온이 찾아든 것이 얼마만인가.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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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은 쉴 새 없이 바빴다. 증권가는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시세는 변하고, 주가는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고, 팽팽한 긴장감은 사그러들 날이 없었다. 종인은 많이 지쳐 있었다. 진한 분을 바르고 치대는 여사원들도, 밤이면 시작되는 술자리도. 종인은 그저 평범한 서울의 20대 후반 남성이었을 뿐이다. 서울로 대학을 가기 위해 상경했를 적만 하더라도 그는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서울은 달랐다. 서울에선 모두가 서울 대학을 나왔고, 서울 회사를 다니며, 자신을 대단히 여겼다. 종인의 심장은 점점 올가미 속으로 숨었다. 스스로를 옥죄고, 힘들어 했다. 그러자 회사도 종인을 옥죄이고 동료조차 숨 가쁘게 했다.    

   

   

   

   

   

   

   

그래서 종인은 여수로 떠났다. 회사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떠나 왔다. 모래알과 물결이 훤히 보이는 민박에 짐을 풀고, 그렇게 밤바다를 걸었다. 어릴 적 생각이 났다. 깊고 시퍼런 바다가 무섭지 않았던 어린 시절. 그리고 항상 옆에 자리했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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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준면은 바다에 갈 적이면 종인의 목을 간질이곤 했었다. 까슬까슬해, 너 이러다 뒷목 엄청 탄다.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저를 타일렀었다. 항상 그렇게 어른스럽다가도, 푸른 바다에만 가면 저보다도 어린 아이가 된 듯 했지. 준면은 바다가 끝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바다를 통하면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배를 타면 아버지를 찾으러 갈 수 있다고.   

   

   

   

   

   

그리고 준면은 열 여덟의 겨울, 소금기 많은 땅을 떠났다. 새 아버지가 생겨서 서울로 간다고. 네 아버지를 찾겠다면서, 너에겐 그럼 푸른 바다가 있어야 하잖아. 종인은 그 말 한마디를 목 밖으로 뱉어내지 못했다. 그 때, 종인은 어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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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어올린 양복 바지가 어느새 물에 젖었다. 10년 쯤 전엔 교복 바지를 둘둘 걷어 올려 놀았지. 준면의 단정하고 고왔던 모습이 자꾸만 종인의 눈자 위를 어른거렸다. 너는, 지금 무얼 하고 있니.   

   

   

   

   

   

   

"저기요, 얼른 들어 오세요! 그러다 지옥 갑니다, 예?"   

   

   

   

   

   

어설픈 오해였지만 종인은 웃지 않았다. 익숙한 미성이었다. 걸쭉한 사투리가 주 언어인 시골에서 유일하게 종인아, 하고 간지럽게 불러주던 네 목소리. 준면아. 준면이니? 종인은 뒤를 돌았다.   

   

   

   

   

"아, 진짜. 생각 잘 하신 거에요, 진짜로.. 번듯한 직장 다니시는 것 같.. ㅇ..."   

   

   

   

   

종인의 눈에 담긴 준면은 물빛이었다. 비록 항상 깔끔했던 머리는 부슬부슬하고, 다리엔 생채기가 가득해도 준면은 여전히 고왔다. 다시 바다로 돌아왔구나. 준면이 답했다. 응, 종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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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면의 집은 소박했다. 어촌에 널린 푸른 지붕의 집은 아름답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지만 편안했다. 종인을 옥죄이던 올가미가 한 올씩 벗겨지는 듯 했다.   

   

   

   

준면은 이따금씩 평상 위에 앉아 줄이며, 알 수 없는 이것 저것을 다듬었다. 전처럼 곱고 화사한 모습은 아니지만 헤지고 헐렁한 옷을 입고 팔뚝을 걷어 부친 모습은 명랑하기 그지 없다. 가끔 밥 먹어! 하고 등짝을 내리치기도 하고, 밥을 남긴다며 타박 주기도 했다. 모든 것이 종인을 진정시켰다. 항상 눈이 시뻘개질 떄 까지 밤을 새고, 술을 마시던 그 시절과는 달랐다. 꿈이라도 꾸는 듯 했다. 어쩌면 정말, 그리던 너와 바다에서 만나는 이 순간이 모두 꿈은 아닐까.   

   

   

   

준면은 배를 탄다고 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두 해 전에 이곳으로 내려와 작은 배를 구해 바다로 나간다고 했다. 십 대, 푸르렀던 시절 푸른 바다를 꿈꾸던 너는 정말로 푸른 삶을 사는구나. 네 소원을 이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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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안 일어나? 너 자꾸 이러면 나 작업하러 못 나가, 어? 일어나면 밥 차린 거 먹고 설거지까지 다 해   

알았지? 나 나간다."   

   

   

   

   

드르륵. 종인은 누런 종이를 덕지덕지 붙힌 문이 닫히자 눈을 떴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웅크렸던 몸을 뻗었다.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만 파아란 벽지가 붙여져 있었다. 자면서도 바다 생각을 하는구나. 종인은 눈을 감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자야지. 자고 일어나면, 준면이 제 눈 앞에 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종인은 다시 잠들었다.   

   

   

   

   

   

   

   

   

   

종인의 맘을 옥죄던 올가미는 어느새 녹은 듯 사라졌다. 대신 찌그러지고 웅크려있던 종인의 작은 마음에, 푸른 바다가 생겼다. 푸른 지붕의 집도 세워졌다. 그리고 그 곳에, 준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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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뭔가 아련해요ㅠㅠㅜㅜ준면이가 돌아온 ㅇㅣ유는 뭘까요ㅠㅠㅠㅠ잘 보고갑니다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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