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순영시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손으로 직접 산소호흡기를 떼 내었다. 이제 온전히 내 세상이 되었다. 어린 시절 나에게 아버진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아버지를 꺾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며 조용히 칼을 갈았다. 이 세계는 원래 그렇다 혈연으로 묶여있는 관계라도 언제든지 등 뒤에서 칼을 꽂아버리는 그걸 가르쳐준 게 내 아버지였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꾀나 한국조직에 공을 들였다. 홍콩과 마카오보단 늦게 시작했지만 그 성장 속도가 빨랐다. 그만큼 아버지께서 많은 푸시를 해 준 덕분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았다. 그 세력들을 죽이기 위해 한국의 모든 마약 밀거래가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는 와인바를 내 손에 넣는 걸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로마네 콩티 한 잔"
"네 손님- 로마네 콩티... 어.. 잠시만요.."
"거기 두 번째 줄에서 세 번째"
"아...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서 일한 지 얼마 안 돼서.."
"괜찮아요-"
동태를 살피기 위해 손님인척 와인 바를 자주 찾았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바텐더였다. 딱 봐도 어리숙한 게 와인이 목적이 아닌 남자들이 건네는 농담에 눈에 띄게 당황하며 얼굴이 붉어지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오늘도 같은 걸로 드릴까요?"
"그쪽도 한잔할래요?"
"네? 아휴- 이 비싼걸요? 아뇨 전 괜찮아요-"
"내가 사는 거니까 한잔해요-"
"아 사주신다니 그럼 염치 불고하고 한잔할까요?"
와인을 소주 먹듯이 들이키고는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가 귀여웠다. 자기는 아무리 먹어도 와인 맛은 잘 모르겠다더니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는 내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역시 술은 뭐니 뭐니 해도 소맥이 최고라고.
"순영 씨는 소맥 먹어봤어요?"
"소맥?"
"아이~ 역시 곱게 자라 신 티가 나네 소맥도 몰라요?"
"그게 뭔데요?"
"소주랑 맥주를 이렇게 말아.... 아니아니- 섞어서 먹는건데~ 와인보다 열 배는 맛있어요-"
"여주 씨가 그렇게 말하니까 무슨 맛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나중에 제가 사장님 몰래~ 한잔 타 드릴게요-"
나와는 다른 티 없이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녀가 자꾸 신경 쓰이고 눈에 밟히고 보고 싶고 궁굼해졌다. 이런 감정이 난생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나는 내 방식대로 그녀에게 내 마음을 보여주었다. 다행히 그녀도 내가 싫지 않은 눈치였다. 자꾸만 그녀가 욕심이 났다. 온전히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 의지하게 하고 싶었다. 그녀가 다른 외적인 것에 눈을 돌릴수 없게 해야지 나만 바라볼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았다. 원하는 걸 가지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내 방식이었으니까
"얘기 좀 해-"
"나 지금은 너무 피곤한데 내일 얘기하면 안 돼요?"
"오늘 어디서 뭐 하다 왔어? 전화는 왜 안 받아"
"하아... 또 그런다 내가 그랬잖아요 어제부터 요 앞에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내가 그런 거 안 해도 된다고 했잖아-"
"하아.. 순영 씨 오해하지 말고 들어요... 순영 씨 마음은 알겠는데... 솔직히 나 너무 부담스러워요 받는 거에만 너무 익숙해져서 나중에 순영 씨가 없으면 난 어떻게 살아요? 남녀 사이란 게 마냥 좋기만 할 순 없는 거잖아요 만약에라도 우리가 헤어지게 된다면..."
"헤어져?"
"아니.. 아휴- 헤어지겠다는 게 아니라 만약에라고 그랬잖아요-"
"아니 만약에라도 그럴 일 없을꺼야- 그러니까 나가지마"
"하아... 알겠어요 순영 씨 마음대로 해요"
또다시 버림받을까 무서웠다. 나는 그녀만 바라보는데 그녀는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불안했다. 그래서 그녀를 내가 쳐 둔 울타리에 가둬버리고 그녀가 답답해한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척했다.
"여주야 나 좀 봐..."
"네? 아 미안해요 잠깐 딴생각 좀 한다고..."
"내가 앞에 있는데 왜 다른 사람 생각을 해?"
"아니- 난 그런 게 아닌데..."
"여주야 나 사랑하지?"
"네- 순영 씨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그러니까 내 옆에 이렇게 있어줘..."
"순영 씨 왜 그래요? 무슨 안 좋은 일 있었어?"
"아니... 그냥 불안해서... 나 좀 안아줘-"
항상 그녀에게 확인받아야 했다. 그녀는 내 물음에 사랑한다고 대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조금씩 지쳐가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럴수록 난 더 그녀에게 확인받고 싶었다.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상상만 해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만큼은 호시가 아닌 순영이고 싶었는데... 하지만 결국 그녀가 호시를 알게 되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진 건 순식간이었다. 그녀가 결국 내 손을 뿌리치고 울타리를 벗어났다. 그래서 나는 울타리를 더욱 높고 견고하게 지었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를 강제로 가둬두었다. 그녀를 볼 때마다 엄마가 생각났다. 난 그래서 더욱 그녀를 놓아줄 수가 없었다.
버림받았단 사실이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겪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할 거다. 그녀가 이런 날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녀만 내 옆에 있다면....
봐주세용~ |
순영이 시점은 여기서 끝! 음.. 좀 짧네영 하하;;; 제가 설명이 좀 더 덧붙이자면 처음으로 여주에게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사람과 사람이 사랑할땐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고 배운적이 없으니 순영이 나름대로 자신의 방식대로 했을 뿐인데 여주가 자꾸 힘들어 하니까 순영이는 불안했겠죠 근데 그럴때마다 여주 에게서 트라우마로인 자신의 엄마가 오버랩되고 여주가 떠나버릴까 불안해서 그래서 더욱 여주에게 집착하게되고 그런데 아무도 그 방법이 잘못된 거라고 바로잡아 주지 않는거죠 결국엔 여주가 떠나버리자 순영이의 집착은 극에 달하게 되어서 지금의 이 지경까지... 순영이의 내면은 항상 무섭고 불안하고 겁이나지만 상대에게 먼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배웠기 때문에 그걸 티를 내지 못하고 더 독하고 잔인한 말들로 여주에게 상처를 주는거죠...ㅜㅜ 맴찢 다중인격장애 까지는 아닌데... 어찌보면 외면은 독하고 강한 호시인데 내면은 약하고 사랑이 필요한 순영이죠 호시와 순영이의 갭을 표현하고 싶었는뎅... 흐음... 어째 산으로ㅋㅋ
이제 앞으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을 어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해봐야겠어요ㅠㅠ 빨리 부둥부둥 서로 아껴줬으면 좋겠어요 저도ㅠㅠㅠ 우리 불쌍한 수녕이ㅠㅠㅠ 내가 미아내ㅠㅠ
독자 여러분이 기다리지 않게 항상 빠른 연재 하려고 노력중이니 재미있게 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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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