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째 찬열은 같은 꿈만 꾸고 있다.
몇시에 잠들었는지 어떻게 어디서 잠에 들었는지 등 이유를 불문하고 계속 찬열을 찾아왔다.
그 꿈은 마치 진짜 같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떠보면 그 꿈은 현실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찬열의 배게는 축축해있었다.
햇빛도 좋고 구름 한점없이 파란 하늘의 어느 날
백현은 찬열이 놓고간 서류를 가져다주려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백현과 찬열은 동거를 하는 사이였다.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둘은 남들의 욕과 이상한 시선에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사랑했다.
백현은 찬열을 생각하면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아 시간이 조금밖에 안남았네" 백현이 찬열생각을 하다가 택시잡는것도 깜빡 잊고 있었다.
서둘러 택시를 잡고 찬열의 회사로 향했다.
길은 평소보다 막혔다. '늦으면 어쩌지 일에 차질 생기지 말아야 하는데..' 백현이 발만 동동 굴렀다.
기사 아저씨께 조금 빨리 가달라고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U턴하는 곳에서 옆쪽에 오던 차를 보지못해 그대로 택시와 충돌하고말았다.
택시 앞쪽이 모두 찌그러져버렸고 볼품없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백현은 다른 차와 부딪히는 충격때문에 택시 앞좌석까지 튕겨나가버렸고 기사 아저씨도 바로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찬열은 온다던 백현이 오지 않자 슬슬 걱정이 되었다. 서류따위는 이미 관심 밖이었다. 백현이 보고싶었다.
그 때 찬열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변백현씨 보호자 맞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누구세요?"
"OO병원인데요 환자분이 교통사고로 많이 다쳤어요 보호자가 싸인 해주셔야 수술 들어갈수 있거든요 빨리 와주세요."
그 순간 찬열의 머리는 핑 돌았다가 하얗게 질렸다. 쓰러질것 같았지만 재빨리 회사를 나와 병원으로 차를 끌고 갔다.
백현의 수술 결과는 참혹했다.
결국 그 날 백현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찬열은 아무 생각도 나지않았다. 한동안은 멍을 때리며 이게 무슨상황인가를 생각하려 애썼다.
하지만 정신차려보니 찬열은 백현의 장례식장에 있었다.
분명 사진에서의 백현은 환하게 웃고있었지만 더 이상 웃는 백현을 볼 수 없었다.
그 날 이후로 찬열은 매일 술을 마시며 폐인처럼 지냈다.
눈을 감아도 떠도 백현의 모습만 그려줬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낼 수는 없었다. 하늘에 있는 백현을 위해서라도 자신은 떳떳하게 잘 살아서 백현곁에 가야한다고 찬열이 생각했다.
그 날 부터였다. 매일 백현의 꿈을 꾸었다.
백현은 찬열의 꿈에 찾아와 울고있는 찬열을 아무말 없이 안아주었다. 등을 쓸어주고 머리카락을 살살 만져주며 울고있는 찬열을 달랬다.
찬열이 울음을 그치고 백현을 똑바로 보려고 하면 항상 꿈에서 깼다.
꿈은 항상 선명했다. 마치 진짜 백현이 자신을 달래고 간듯 항상 꿈에서 깨면 울음은 멈춰있었고 배게만이 울음으로 축축해있었다.
꿈이 계속될수록 찬열은 괴로웠다. 백현을 보고싶고 백현의 얼굴을 쓰다듬어주고 백현에게 입맞추고 싶었다.
기를 쓰고 애원해봐도 백현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게 찬열을 더 슬프게 했다.
매일 아침 자신의 눈에 맺힌 눈물이 자신의 슬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잠에 들기 싫었다. 울고만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찬열은 백현에게 보여주기가 싫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오늘 꿈에서는 백현은 달래주지 않았다. 아니 자신은 울고 있지 않았다.
찬열은 한발씩 백현에게 다가가 백현을 꽉 안아줬다. 백현은 찬열의 허리에 손을 둘러 안았다.
"나 먼저 갔다고 다른사람 좋다고하면 여기로 끌고와버린다!" 장난스러운 백현의 목소리이지만 눈가는 촉촉했다.
"내가 니 곁을 먼저 떠나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나 죽었다고 같이 따라죽지 말고 열심히 잘 살다가 오면 그 때 우리 또 사랑하자!"
찬열은 울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간 백현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이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나 살만큼 살고 와서 다시 니 곁으로 갈게. 그때까지만 우리 강아지가 조금만 참아 응? 백현아...우리 강아지..내가 많이 사랑해. 정말정말 사랑해 "
오늘은 결국 백현이 울고야 말았다. 백현도 찬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찬열은 꿈에서 깼다.
배게는 축축하지 않았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난 후에 찬열의 볼에서는 눈물이 계속 타고 흘러내렸다.
찬열의 무릎위로 눈물방울이 소리를 내며 하나둘씩 떨어졌다.
그 날 이후로 백현은 다시 꿈속에 찾아오지 않았다.
찬열은 백현의 사진과 그간했던 문자를 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있었다.
사진과 문자를 보면 볼수록 백현과의 옛생각은 또렷히 기억나고 애써 웃으려 했지만 찬열의 얼굴에는 슬픔만이 가득차있었다.
어느 날 찬열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한점없이 맑고 푸른하늘이 자신을 반겼다. 웃음이 나왔다.
'백현아 보고있어? 매일매일 네가 웃는 모습이 계속 아른거린다. 더이상은 힘들어서 못버틸것같아. 이렇게 너 만나도 화 안낼거지?'
찬열은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곳에서 가장 먼곳으로 추락했다.
떨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찬열은 슬프게 웃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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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ㅓ어어어어유ㅠㅠㅠㅠㅠ슬프긴 하지만 하늘에서 열심히 사랑할 찬백을 위해ㅠㅠ
하늘에선 행복해라 쨔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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