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의 고백 태환은 쑨에게 자주 찾아가지 않았다. 싫은 건 아니였다.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쑨같이 높은 사람이 어떻게 나를…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태환은 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평소보다 더 집 안에 오래 있으면서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책을 옮겨 쓰면서 엽전 몇 개를 받으면서 지냈다. 하루는 태환이 밖에 나오지 않자 아는 동생들이 태환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 적도 있었다. 연아는 겁쟁이마냥 숨어있는 태환의 마음을 다 알기라도 하는 듯 저보다 훨씬 큰 그를 다독여줬다.
“다른 사람들이 욕해도 오빠는 평생 오빠 편이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숨어있지 좀 마. 연아는 기운내라며 태환의 어깨를 토닥거려주고는 태환을 보며 수줍어하는 연재와 하품만 하는 자철을 데리고 시장으로 향했다. 혼자 남은 태환은 연아의 말에 잠도 못자고 고민하다가 결국 쑨을 찾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쑨의 오른팔이라고 불리우는 린은 최근 영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는 제 주인을 보며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그 때, 시종을 드는 한 소녀가 허겁지겁 달려와서는 린의 귀에 뭔가를 말해주었다. 린은 다행이라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쑨의 방에 들어갔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니 눈으로 직접 확인해라.”
잘 지낸 것 같으냐, 쑨이 답지 않게 피곤한 건지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태환은 며칠 사이에 핼쓱해진 쑨의 모습에 괜히 미안해져 고개를 푸욱 숙였다. 오랜만에 봤는데 왜 고개를 숙이고 그르냐, 섭섭하구나. 진짜로 섭섭한 티를 팍팍 내며 쑨이 말하자 태환은 서둘러 고개를 들어 쑨을 바라봤다. 저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쑨을 보자 저에게 사랑한다 속삭였던 쑨의 기억은 모조리 다 꿈 같았다. 쑨이 계속 신경쓰이니까 어색하고 부끄럽다.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태환,”
“예?”
멍하니 입술을 깨물고 있는 저를 부르자 태환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쑨을 쳐다봤다. 쑨이 그런 태환을 향해 웃었다. 입술 깨물지 마라. 생채기라도 나면 어쩌냐, 하면서 손을 태환 쪽으로 뻗어 태환의 입술을 엄지로 쓰다듬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태환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췄다. 놀란 태환은 그저 눈을 껌벅일 뿐 제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생각이 정지한 듯한 모습에 쑨이 풉, 하고 웃어버렸다. 그제야 정신차린 태환의 얼굴이 붉어진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뭐 그리 유난이냐.”
“망측합니다. 어찌 사내에게…”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널 좋아한다고.
|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
그냥 이것저것 대충 써봤는데 반응이 좋아서 암호닉을 받을까 생각중이여요.. 이미 하신 분들도 있고 해서.. 금손이라고 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리구요 연재는 이렇게 느릴 꺼에요ㅜㅜ 아무튼 너무 감사합니다(__)♡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피폐주의) 현재 모두가 주작이길 바라는 애인썰..JPG



